일생일문 - 단 한 번의 삶, 단 하나의 질문
최태성 지음 / 생각정원 / 2021년 11월
평점 :
품절





서평 시작하겠습니다. (서평 작성 편의상 존댓말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최태성 선생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수능 시험을 준비하면서였다. 인터넷 강의 쪽에는 내로라하는 강사들이 정말 많았었는데, 그 중에서 최태성 선생님의 강의를 선택한 것은 EBS에서 강의를 진행하셨기 때문이었다. 접근성과 비용이 모두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선택하였고, 그 결과 다른 과목은 몰라도 한국사만큼은 공부할 때 즐겁게 다음 시간을 기다릴 수 있었다. 이후 최태성 선생님이 학교를 그만두시고 강연 등 외부활동에 집중하시는 것을 보면서, 선생님이 (우리) 역사에 대해서 가지고 계신 열정이나 진심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도 다시금 실감할 수 있었다. (이하부터는 작성 편의상 최태성 선생님대신 저자로 작성하고자 한다.) 저자가 수험서가 아닌 역사를 소재로 책을 내신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여러 책들 중에서도 그 전에 읽은 책으로는 현역으로 군복무하던 시기에 읽었던 역사의 쓸모라는 책이 있었는데, 역시 흥미로웠지만 개인적으로는 짧은 분량과 평이한 편집에 아쉬웠다. 그런데 이 책은 위 책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잘 개선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역사의 쓸모역시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4개의 대주제(‘’(나를 여는 열쇠, 질문), ‘’(마음을 듣고 깨우치다), ‘’(변화로 가는 길을 여다), ‘’(어떤 흔적을 남길 것인가))와 대주제별로 5개씩 소주제가 있어 총 20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셈이다. 그리고 각 소주제마다 도입부에 그래픽 등으로 편집된 일종의 인트로가 있다. 이러한 편집은 마치 지식채널e’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실제로 지식채널e 방송을 책으로 출판한 단행본의 편집도 이와 비슷하다). 그래도 일반 독자라면 곧바로 빽빽한 글자를 접하는 것보다 훨씬 독서를 시작하는데 괜찮을 것이다.

 

첫 번째 대주제()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한번쯤 고민해보아야 하는 질문을 제시하고 있다. “자신의 유언은 무엇인가?”, “나의 때는 언제인가?”, “나는 누구로 살 것인가?”,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무엇이 나의 가슴을 뛰게 하는가?” 두 번째 대주제()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소리(진심이라고 표현하면 좋을 것 같다)듣고이를 실천에 옮긴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다. 세 번째 대주제()는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문제에 직면하여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을 열었던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다. 네 번째 대주제()는 인생을 살아간 후 어떤 것을 남겨야하는지고민했던 사례를 무늬에 빗대어 이야기하고 있다.

 

역사를 업으로 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역사교육 전공) 책을 다 읽는데 반나절도 채 걸리지 않았지만, 이 책은 소주제마다 끝부분에 소재로 다룬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지면을 할애하여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배경 지식이 많이 없더라도 어렵지 않게 감동과 역사 지식 모두를 챙겨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0개의 소주제들이 모두 일종의 화두를 던져준다고 느꼈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1, 2가지 정도 이야기하고 서평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1) 누구를 믿을 것인가 (9번째 소주제)

이 부분에서는 이황과 김정희를 중심으로 신뢰의 조건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저자는 그것을 한결같음으로 표현하고 있다. 나 역시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고 항상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다른 사람의 신뢰를 얻는데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황의 한결같은 모습은 우리가 성리학자라고 해서 이른바 꼰대로 표현되는 보수적인 모습만 가졌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없애준다. 그가 학문의 깊이와 신분의 지위고하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모습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존중’, ‘배려’, ‘예의등이 무엇인지 생각할 시간을 가지게 한다. 이황 뒤의 김정희의 이야기는 짧게 소개되는데, 그가 유배를 떠나게 되었음에도(심지어 그 중에서도 강도가 센 위리안치(圍籬安置)형을 받아 제주도로 가게되었다.) 그의 제자 이상적은 김정희를 외면하지 않고 서책을 가져다주는 등 많은 도움을 주어 그 고마움을 그(김정희)의 역작인 세한도(歲寒圖)’에 남겼다고 한다. “지금 그대가 나를 대하는 것을 보면, 내가 곤경을 겪기 전에 더 잘 대해주지도 않았고 곤경에 처한 후에 더 소홀히 대해주지도 않았다. 그러나 나의 곤경 이전의 그대는 칭찬할 만한 것이 없겠지만, 나의 곤경 이후의 그대는 역시 성인으로부터 칭찬을 들을 만하지 않겠는가?”라는 표현에서 한결같음이 가지는 힘이 작지 않음을 크게 느꼈던 것 같다.

 

(2) 부의 비밀은 무엇인가 (17번째 소주제)

이 부분에서는 실제로 부의 비밀이 무엇인가이라기 보다는 부를 가진 사람이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가 적당하지 않을까 하는 내용이었다. 양란 이후의 유명한 조선 상인으로 제주도 출신의 거상 김만덕을 중심으로 내용이 꾸려져 있는데, 그녀는 자신의 힘든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기생 신분을 벗어났으며, 제주도의 수요 높은 말총 등 특산물을 육지에 팔아 부를 쌓았다. 그리고 18세기 말 제주도에 찾아온 태풍으로 인해 식량 사정이 악화되자 사재를 내어 구휼에 힘쓴 그녀의 모습은 오늘날에도 귀감으로 삼을만한 것 같다. 김만덕은 정조가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상을 내린다고 하였을 때, 상 대신 소원으로 서울에 가보는 것 그리고 금강산 유람만을 원하였다. 당시 제주도에는 출륙(出陸)이 금지되어 있었고, 기생 출신이었기 때문에 벼슬(당시 의녀반수(醫女班首)’ 벼슬을 받았다.)을 받아 왕을 만났는데, 이러한 사례는 조선 왕조에서 전대미문의 일이었다. 전통 사회에서 그녀가 보여준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그 당시보다 많은 차별과 현실적 제한이 사라진 오늘날까지도 살아있다. 진정한 는 그것을 이루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사회에 돌려줄 수 있을지까지 고민해야 그 의미가 완성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가지 이외에도 책에서는 더욱 흥미로운 역사 속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역사를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이는 사람마다 이야기하는 답이 다르고, 이야기하는 시기마다 다를 것이다. 이 책은 그 답안들 속에서 뽑아낼 수 있는 사실들을 딱딱하지 않고 생생하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에 관심이 있는 누구에게나 일독을 권할 수 있는 책이다.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1474)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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