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전하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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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조지오웰은 소설 10개 중 9개는 쓸모없다고 한 적이 있다.

조지오웰은 진정한 알못이다. 한국 소설을 보면 10개 중에 11개가 쓰레기이기 때문이다.

젊작상 20202021을 보면, 앞으로 몇 년간은 한국 문학 앞에 암울한 미래가 기다린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서론이 길었다. 젊작상의 작품들에 대하여 하나씩 분석해보자. 일곱 개 중에 다섯 작품이 이른바, ‘페퀴 (페미니즘 퀴어 장르)에 속해있다는 점이다.

한국 문학의 미래를 이야기하기에 앞서서 해야 할 것은 현재를 돌아보는 일이다. 그리고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작가가 쓴 단편을 보자.

 

전하영, 그녀는 조명등 아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대상을 받은 소설이다. 문장에 공을 들인 것이 보이고, 차분한 어투로 서사를 진행해나간다. 소설에서 17년 전의 대학 시절을 회상한다. ‘연수라는 학생과 그리고 장피에르라는 중년의 강사가 나온다. 여기서 장피에르는 문제적인 인물로 나오는데 존잘우수에 차있고 그 시절에 프랑스까지 갔다 올 정도로 부자에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까지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거기에 예술 영화를 배운 인물이다. 말하자면 모든 것을 다 갖춘 먼치킨인데 하필, 서른일곱 살의 나이다. 그리고 나와 연수는 당시 스물한 살이었다. 그리고 연수예쁘고 젊다는 것을 빼면, 딱히 뭔가를 가진 인물도 아니다. 거기에 는 예쁘지도 않고 연수에게는 열등감을 느끼며 장피에르를 좋아하면서도 연수에게만 관심을 가지는 그를 미워하는 양가적인 감정을 가진다.

모든 문제는 캐릭터의 설정에서 발생한다. 장피에르는 부지런히 연수를 유혹하고, 아마도 그 유혹에 성공했고, 나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때 장피에르가 연수를 허벅지에 손을 대는 등의 일을 생각하며, 그 장피에르가 쓰레기라고 말하면서 나는 절대로 (인성만이라도) 저렇게 추하게 늙지 말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장피에르가 예술가적 아우라로 인해, 우수에 차 있는 모습조차 예술가적 면모를 부각하는 용도로 썼다는 것을 깨우쳤다,는 식으로 생각한다. 문제는 장피에르의 인기는 의 생각처럼 절대 예술적면모'만'으로 생긴 인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돈 많고 잘 생겼으며, 유학파인 인물을 만들어놓고 그가 어린 여자를 꼬실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이미지 메이킹한, 소위, ‘남자 예술가의 분위기였으며, 그런 분위기를 좋은 것으로, ‘예쁜 여자만이 가치있는 것으로, ‘영화의 주인공으로 만든 건, 사회의 잘못이라고 비판하는데 설득조차 되지 않고 되려 기가 찬다. 유학파의 돈 많고 잘생긴 중년은 어디를 가나 인기가 많은데, 화자의 눈에는 꼴같잖으니까 페미니즘적인 관점으로 비판하자! 하려니까 설득이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갑자기 소설의 끝에 이혼녀로 등장하는 연수각성해서 말한다. ‘자기는 (남자가 만든 이 일방적인 사회에서) 기록하는 여자가 될 것이라고.’ 읽다 보면, 팔아먹은 개연성에 절로 뜨악하게 된다. 어떤 친구 사이에 나는 기록하는 여자가 될 거야라고 문자 하겠나. 술 먹다가 이야기하면 이해라도 되지.

 


김멜라 나뭇잎이 마르고

앙헬과 체의 대학 생활을 풀어낸 이야기이다. 체라는 인물은 레즈비언에 아마 발달 장애를 가진 인물이라는 점이고 소설은 시종일관, 그런 인물과 앙헬의 관계와 대학 생활을 재현해내려고 한다. 문제는 소설의 문학적 가치가 재현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누군가가 그래서 뭐? 그걸로 상을 준 거야?’라고 물었을 때, 이 소설은 장애인이면서 레즈비언인 인물의 대학 생활을 재현한 것 자체로 의미가 있죠, 라고 답변할 텐가? 이 소설은 1년 중 젊은 작가들이 쓴 것 중에 가장 훌륭한 단편을 모은 젊작상을 수상할 만큼 타당하지 않다는 말이다.

 


김지연, 사랑하는 일

이 작품은 시종일관 가벼운 톤으로 레즈비언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다. 소설 속 이야기가 사건이 아니라 소동쯤에서 그치고 있다. ‘-이란 표현이 나오는 것은 둘째 문제다. 소설은 가볍고 밀도도 없으며 내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보여주지도 않고 그냥 레즈비언 커플이 아빠를 만나 술을 마시면서 시트콤처럼 수다를 떠는 게 끝이다.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그리고 문제는 그 어느 신춘문예에 내도 당선조차 되지 못할 정도의 퀄리티라는 거다. 작가는 작가라는 자의식이 없는 건지, 자기 영혼을 팔아버린 건지, 아니면 애초에 남혐성향이 있는 건지, 메갈 용어를 가져다 쓴 것도 레전드지만, 이런 작품을 불안을 제거한 성취를 이뤄낸 퀴어 서사라고 평한 소유정 평론가, 네가 더 레전드다.




김혜진, 목화멘션

진지한 자세로 세입자와 임차인 두 사람의 우정과 그 우정이 어긋나는 점을 잘 캐치 해서 그려낸다. 2012년에 동아일보로 등단한 김혜진 작가는 등단 8-9년 차인 만큼 완숙미가 느껴진다. 등단 10년이 되기 전에 문동에서 상 하나 챙겨준 느낌이 없지는 않으나, 당선작으로 선정되어도 충분할 정도로 능숙하게 글을 써냈다.

 


박서련,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제목만 보면, 정말 제목 하나만큼은 잘 뽑아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문제는 그게 끝이라는 점이다. 남편이 벌어온 돈으로 피부과 다니는 5학년 아들을 둔 엄마가 어느 날, 아들이 롤에서 친구에게 지고 돌아와서 과외 선생을 찾아주다가 자신조차 게임에 빠져, 친구와 아들의 게임 대결에서 대리를 뛰어주는 내용이다. (...) 이 소설도 완성도는커녕, 개연성을 팔아먹은 것은 마찬가지인데 처음 과외생으로 구한 K대생이 뒤에서 학부모를 은근히 안으면서 함께 마우스를 잡아주고 팔꿈치로 가슴을 건드리고 능청 떠는 인물로 나오는데 어떤 대학생 과외 선생이 학부모를 상대로 그런 짓을 하는지 웃음이 다 나올 지경이다. 이런 히토미 같은 상황에 얼척이 없으며, 화룡점정으로 마지막 장면에서 게임 내에서 엄마라는 단어가 금지어로 정해져 있어서 xx로 표시되는데, 게임을 그렇게 해서 경쟁전을 돌리는 이가 엄마가 금지어로 정해져 있다는 것을 처음 본다는 듯, ‘이거 왜 이래?’라고 의구심을 가진다. 경쟁전까지 돌릴 정도로 티어를 올렸는데, 그걸 모른다는 것 자체가 얼척이 없을 정도다. 그동안 채팅창을 끄고 플레이를 했나? 차라리 패치되었다는 언질이라도 소설 내에 있다면 이해라도 될 텐데 그런 것조차 없으니 개연성이 붕괴되었다고 할 수밖에.

 


서이제, 0%를 향하여

이 소설집에서 유일하게 젊은참신그리고 완성도까지 갖춘 소설이다. 이게 대상이 되었다면 할 말이 없을 정도로 훌륭하게 잘 썼다. 개연성에 있어서도 문제가 없으며 화자는 매력적이고 영화판의 암울한 현실을, 꼼꼼하면서도 재치 있게 그려내었다는 점이 놀라울 정도다.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인 사운드 클라우드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자신만의 문체가 있을 정도로 작가로서 재능이 있고 하다.

 


한정현, 우리의 소원은 과학 소년

일제강점기 시대 퀴어 커플의 인생을 다룬 소설이다. 단편이라 그런 것이겠지만, 인생 전체를 다루었기에 단편으로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서사였고, 문장은 정돈되어 있지 않으며, 중간중간 소설에서 중요한 부분은 설명으로 처리되어 있고 그래서 화자에 감정이입조차 되지 않았으며, 결론적으로 총체적인 난국의 상태에서 뭉텅 그리고 페미니즘과 퀴어적인 관점으로 마무리된다. 차라리 장편소설로 그들의 삶을 다루었다면, 만남과 헤어짐과 재회를 다루었다면 감정적 이입을 못해서 이렇게 감동도 재미도 없지는 않았을 텐데 안타까운 마음이다.

 


총평

어쩌다 문학동네의 젊작상은 이렇게 망했나. 어디서부터 어떻게 문제가 됐을까? 이 현상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렇다.

 

1. 남자들은 소설 읽는 시간에 게임을 한다.

2. 소설에서 20~40대 여성 독자가 70~80%, 그 독자층은 적극적으로 페미니즘을 선호한다.

3. 신인 평론가들도 페미니즘이 열풍하는 사이 기득권이 되려고 이를 이용한다.

4. 페미니즘만 작품을 쓰면 편협하니 퀴어를 섞는다.

5. 신인 작가가 페퀴 이외의 작품을 쓴다.

6. 기득권이 되려는 평론가 , “이걸 이 시대에 읽을 이유가 없다.”

7. 신인 작가가 묻히지 않고자 퀴페를 쓴다.

8. 전체 작품 중에 퀴페가 늘어난다.

9. 그 와중에 남성 작가는 쓸 게 없다. 써도 퀴페이외에는 상을 주지 않아 상을 받지 못한다. 뜨지도 못하고 묻히며 청탁도 들어오지 않아, 소리도 소문도 없이 사라진다.

10. 그 작품에서 수상집을 뽑는다.

11. 수상집에서 퀴페가 많이 뽑힌다.

12. 신인 작가가 다시 퀴페를 쓴다

13. 1-12를 반복

 


상황이 이러하니 젊은 작가상은 신인의 기상천외하면서도 잘 쓰는작가를 뽑는 게 아니라, 프로파 간다에 충실한 로봇과 당(?)에 충성하는 인물을 문동의 편으로 만들어간다. 그래서 망했다. 완전히 망하지는 않았지만, 3년 내내 퀴어와 페미니즘에 대상을 몰아준 것을 보면 어이가 없어서 욕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차라리 2021, 신춘문예 수상작 모음집이 더 다채롭고 신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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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21-05-29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2021-08-20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까치 2023-03-16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나무야 미안해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