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작으로는 좋은 스타트 - 액스맨의 재즈

액스맨의 재즈 ㅣ 밀리언셀러 클럽 144
레이 셀레스틴 지음, 김은정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2월

먼저 이 작품을 읽는 데 있어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1919년, 흑인 인종차별이 존재하던 시기의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뉴올리언즈라는 지역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 흑인 사회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어야 원활한 독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을 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뉴올리언스라고 하면 재즈와, 카트리나, 흑인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와, 한 때 재밌게 봤던 트레메라는 드라마의 배경외에는 별 다른 사전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읽으면서도 검색엔진들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

1910년대 말, 흑인이 공식적으로 노예에서 해방됐는데도 불구하고, 인종차별이 여전히 존재하고 흑-백 분리 정책이 이뤄지는 미국, 미국의 루이지애나 주의 뉴올리언즈에서 도끼에 의해 이탈리아인이 무참히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사건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도끼에 의해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면서 뉴올리언즈는 불안에 휩싸이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이들이 그대로 담겨진 이야기다. 소설이지만, 당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고, 등장하는 피해자의 이름도 그대로 갔다. 여기에 작가의 상상력이 곁들여져 이야기는 꽤나 흥미롭게 전개된다.

이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마이크 탤벗, 루이스 암스트롱, 아이다 데이비스, 루카 이렇게 넷으로 각각 저마다의 목적을 가지고 살인사건의 전말을 파헤치려 한다. 작중의 시대 배경이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시기이자, 미국으로 이민자들이 몰려오던 시기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흑인 사회가 겪던 차별, 이민자들과의 갈등, 마피아의 활동 또한 언급되기도 한다. 다만 이 작품은 사회파보다는 미스터리에 가깝기 때문에 사건 해결과 그 진상에 다가가는 과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얘기는 작가의 개성을 담기에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히 완벽히 해결되지 않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면 더 좋다. 작가 레이 셀레스틴은 나름 미스터리의 왕도를 차근차근 밟아가며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사건 하나부터 시작해 드러나기 시작하는 이야기의 무게감이나 스케일을 비교적 잘 조절하고 있다고 느꼈다. 특히 루카, 마이클, 아이다-루이스가 각각 등장하는 주요 플롯 세가지는 각각 미스터리 장르의 하위 장르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적당히 튀지 않게 잘 어우려져 있다. 이 작품의 백미는 역시 한가지 사건에서 시작되는 진상의 다양한 얼굴들이 밝혀지는 것이 아닐까. 또한 뉴올리언스의 음울하면서도 어둡고 허리케인이 곧 휘몰아칠 것 같은 축축한 분위기의 묘사 또한 읽는 재미를 더욱더 배가시켜준다.

약간 아쉬운 점을 꼽자면, 존 라일리라는 캐릭터의 존재감, 이렇게 얕게 그려질 것이었다면 굳이 언급되지 않아도 됐을 것 같은 마이크의 가정사(시리즈화를 염두해 두었다면 이상할 것 없긴 하다), 약간 생략 된 듯한 아이다의 진상 파악 부분 정도가 아닐까 한다.

작가 레이 셀레스틴은 이 작품으로 데뷔했는데, 데뷔작이라고 하기에는 구성이 좋을 뿐더러, 꽤 괜찮은 미스테리 작품을 내 놓은 것 같다. 특히 약간 색깔이 다른 스타일의 사건 해결 과정을 하나의 이야기로 잘 꾸려 놓은 점과, 두께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잘 읽혀지게 만든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이 좋다. 특히 마이크와 아이다의 이야기는 조금의 여지를 남겨두면서 이 작품의 시리즈의 첫작이 되진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남겨두는데 조만간 차기작 소식을듣게 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덧붙임) 앙골라 교도소는 앙골라에 있는 교도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