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미술관 - 미술, 영화를 읽다
정준모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미술관'이라는 제목 치고는 표지가 너무 단순해 놀랐다. 책의 내용에서 또한번 놀랐다. 영화 속에 미술 가치를 읽고 예술을 더 잘 이해해보려는 취지로 전문가의 평을 들으려 폈는데, 이런 방식의 감상이 수동적이다고 저자는 말하기 때문이다.

 

이제 그림이나 영화에 대한 지식을 '지혜'로 이끌어 내야 할 시기다. 나만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시도를 통해 자신의 안목과 경험의 체로 걸어내고 나름대로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P7

 

감독의 의도와 작가의 의도에 나의 감상을 뭍어버리지 말라는 의미다. 그래서인지 책의 작품 소개가 다양하고 많이 짧다. 과도하게 파고들기보단 예술적 사실에 근거해서 꼭 필요한 정보를 주는듯해 미술관 안내서를 받은 기분이었다. 안내서는 크게 도취, 은유, 갈등, 사랑, 고뇌란 테마로 나뉘어져있다.

 

소개된 영화들은 대체로 영화 자체가 예술가의 인생을 조명하거나 다른 주제 속에서 예술가의 작품을 조연으로 도구화시켜 의미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유명한 화가들의 삶 속에 나타난 도취, 사랑, 고뇌를 들여다보게끔 하며 그것을 다시 영화의 영상으로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다. 끓어오르는 천재성을 감당하지 못해 젊은 나이에 죽은 많은 예술가들의 삶을 보면서 추방 당한 천사는 아니었나하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이 갔다. 

 

예술가의 작품이 영화의 의미를 전달하는데 활용될 때가 많다. 미술의 주제와 영화의 주제가 어우러지면서 관객에겐 또다른 재미와 감동을 준다. 그래서 이러한 재미를 느끼게끔 한 '은유' 파트가 책의 다른 테마보다도 기억에 남는다. 작품 속에 숨겨진 의미를 읽고자 했던 처음 목적과 가장 부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영화 <바닐라 스카이>에 영원한 순간을 꿈꾸는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자연의 일순간 아름다움을 영원히 간직하고자했던 인상주의 작가들의 관심으로 해석한 부분도 즐거움을 주었다. 또 반 아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마그리트의 <재현되지 않다> 작품을 통해 영화 <거울 속으로>의 구조와 주제를 보여주기도 한다. 거울 안에 비친 나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과 그림 안에도 보이는 것 이상의 것이 숨어있다는 말은 예술을 감상하는 또다른 방법을 배우게 했다.

 

미술관을 다녀온 기분으로 책을 덮었다. 그래서 많은 작품들과 작가들의 인생이 뒤죽박죽 섞여있는듯 하지만 그들의 미술을 다룬 영화를 보면서 또 다르게 감상하고 싶어진다.. 미술을 영화를 나만의 독법으로 내 것으로 만들어봐라라는 조언을 안고서...

 

영화와 미술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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