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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금파리 한 조각 2
린다 수 박 지음, 이상희 옮김, 김세현 그림 / 서울문화사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버려진 아이-목이. 그리고 불구가 된 거름뱅이-두루미아저씨. 이 두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은 특이하다. 아니 생활은 너무 찌들리고 살아갈 공간조차 없지만, 그리고 서로 피를 나눈 사이도 아니지만, 늘 인생에 있어서 동반자역할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식을 기르는 어머니 마음같이. 그리고 그 어머니를 늘 걱정하고 잘해드려야한다는 착한 자식같이. 쓰레기를 뒤지며 늘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인간의 마음은 뭔지. 무엇이 잘못된 판단인지. 그리고 우리네 역사가 어떠했는지. 양심적 가치란 무엇인지를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서 엿볼 수 있다. 아니 사뭇 놀라기까지하다. 힘들고 고난한 생활이지만 이토록 영혼이 순결할 수가 있을까?
늘 민영감을 훔쳐보면서 자기도 언젠가 멋지고 찬란한 빛을 발하는 작품을 만들겠노라 다짐하며 도공이 되리라 마음먹는다. 하지만 나무하기, 진흙실어나르기, 진흙거르기...무척 힘든 일들이 반복되면서 때론 지치고 무료해지고, 나태해지기 쉬웠지만 목이는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한다. 얼마나 억척인지 이런 사람은 진심으로 도공의 자격이 있다는 나의 강한 믿음속에 이야기는 흥미롭게 진행된다.
민영감과의 관계, 그리고 민영감 부인과의 관계(처음으로 엄마의 사랑을 느꼈을 것 같은, 그래서 그 부인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일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음)를 끊임없이 가지면서 한 번이라도 물레를 돌려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물레를 돌릴 기회는 좀처럼 오지않고 또 아들이 아니라서 대물림을 할 수 없다는 애기는 어렵게 살아온 목이에게 청천벽력같은 소리였다.
하지만 그 모든 관습을 이겨내고 당당히 물레앞에 앉게되는 목이를 보면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을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고난이 뭔지, 배고픔이 뭔지, 가족한테 버림받은 것이 뭔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이 뭔지...
짊어지기에 너무나 버거운 짐을 한치의 부끄럼없이 지고가는 목이가 너무나 위대해 보인다. 그리고 그런 목이로 만들어준 두루미아저씨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늘 목이를 바라봐주던 두루미아저씨의 인내가 너무나 돋보인다.
이래서 우리의 고려청자에는 영혼이 깃들어있다는 이유도 알 것 같다. 이런 사람이 만들어낸 작품이 어찌 한낱 항아리에 불과할까? 작가 개인적으로 상을 받아서 좋겠지만 우리 또한 저 멀리 이국땅에서 우리의 것으로 이야기를 만들어서 인정을 받았다는 데에 자부심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