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와 금융위기를 말하다
벤 버냉키 지음, 김홍범.나원준 옮김 / 미지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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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년 미국 금융위기는 처참했으나, 중앙은행가들은 여러 사람들의 관심대상이 되었다.

그들은 과도한 저금리 정책으로 위기를 자초했으면서 부도덕한 금융회사에 구제금융을 제공했다고 비판받는다. 한편으로 적절하고 과감한 조치로 대공황을 막았다고 칭송받는다.

금융위기의 가장 중심에 있었던 인물인 버냉키 의장이 직접 연준, 중앙은행의 역할과 역사 등에 대하여 대학에서 4회 강연한 것을 모은 책이다. 얇고 간단하지만 중언부언하지 않고 쉽고도 핵심을 잘 담고 있어 아주 훌륭하다.

버냉키는 학자로서 대공황을 연구한 것으로 유명했고, 실전에서 금융위기를 다루어봤기 때문에 이런 강의를 하기에는 적임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앙은행은 대표적으로 금리를 결정하는 역할로 알려져 있지만, 위기시에는 은행에 대출을 대주는 '최종대부자'역할을 해왔다. 자산과 부채의 만기가 다른 은행은 구조적으로 뱅크런에 취약하고, 역사적으로 금융위기는 종종 있었다. 

왜 1920년대 대공황을 막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이른바 '청산 이론'이 많은 지지를 받아 20년대의 과잉을 짜내는 시기라는 도덕론적 생각이 퍼져 있었다. 연준도 금본위제도 유지를 위해 금리를 올렸고, 뱅크런에 대처하는 최종대부자의 역할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08년도 금융위기는 전통적인 뱅크런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고전적 은행이 아니여서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던 CP, MMF, 레포시장 같은 셰도우 뱅킹에서 런이 발생한 것이다. 연준은 재빨리 자신의 역할에 대해 재정의했고 이러한 시장에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며 패닉을 통제했다.

그밖에도 연준의 탄생과 2차 대전이후 연준의 역사(폴 볼커의 고금리 정책과 대안정Great Moderation의 시기 등), 금융위기 전 주택시장 버블의 원인과 문제점, 양적완화(QE)의 목적 및 통화정책의 한계 등도 다루고 있다.

최근 버냉키가 자서전 <행동하는 용기>를 펴냈는데, 그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을 한번 읽으며 개념적인 틀을 잡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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