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몸 ㅣ 은행나무 시리즈 N° 22
장희원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고통을 초과해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
⠀

⠀
아이가 4학년 때였다.⠀
아이 생일이라 저녁에 생일 파티를 하고 ⠀
함께 영화를 보고 수다를 떨었던 ⠀
지극히 평범하고도 소중한 날이었다.⠀
⠀
그날 밤 지인들의 연락을 받고 TV를 켰다.⠀
⠀
그 시간 이태원에서는 ⠀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고 ⠀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
가슴에서 ⠀
뭉터기진 뜨거운 덩어리가 솟구쳐 올라⠀
현기증이 날 때까지 울다가 잠이 들었던 걸 기억한다.⠀
⠀
⠀
⠀

⠀
⠀
⠀
⠀
⠀
아침이면 일어나 ⠀
일을 하고 살림을 하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와 함께 ⠀
책을 읽고 숙제를 하고⠀
⠀
밤이 되면 홀로 거실에 앉아 울었다.⠀
몇 날 며칠을 그렇게 같은 모습으로 지냈다.⠀
⠀
아무리 지우려 해도 ⠀
화면으로 목격한 그 참사의 이미지는⠀
머리 속에서 잘 지워지지 않았다.⠀
⠀
⠀
⠀

⠀
⠀
⠀
⠀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다시 그때가 떠올라
눈이 퉁퉁 부은 채로 있었다.⠀
⠀
벌써 다 읽었지만 ⠀
리뷰도 쓰지 못하고 있었다.⠀
⠀
다섯 편의 연작소설은 ⠀
참사의 현장을 생생히 묘사하는 소설이 아니다.⠀
⠀
참사 이후의 세계,⠀
각각 다른 상실을 경험한 화자들이 ⠀
그들의 고통 속으로 나를 끌어들였다.⠀


⠀
⠀
⠀

⠀
⠀
⠀
⠀
📖⠀
"누구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고,⠀
누구는 그러지 못했다.⠀
거기에는 필연적인 이유도, 무엇도 없다.⠀
아무리 벽에 자신의 몸을 부딪혀봐도⠀
자신이 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
"세상은 정말 알 수 없고,⠀
우리는 엉망진창이고 ... ...⠀
그럼에도 누구든지 ⠀
내 앞에 있는 몸을 안아야겠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
📖⠀
"이게 내 몸. 내 팔과 다리.⠀
누군가가 나를 붙들고 있었다.⠀
이 세상으로부터. 필사적으로."⠀
⠀
⠀
⠀
⠀

⠀
⠀
⠀
⠀
관계자도 아니면서⠀
그 잔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를.⠀
밤마다 눈물이 났던 나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
다섯 편의 소설에서 만난 인물들을 통해⠀
이제야 내 눈물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
분노, 죄책감, 두려움, 억울함⠀
⠀
섣불리 건넬 수 없는 위로,⠀
안전한 곳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의 죄책감이⠀
나를 가장 힘들게 했다는 것을.⠀
⠀
⠀
⠀

⠀
⠀
⠀
⠀
하루에도 ⠀
수없이 많은 사건, 사고가 ⠀
어디서든 일어나고⠀
무수한 사람들이 죽음에 이른다.⠀
⠀
"다녀왔습니다" 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언제나 허락되는 말이 아님을 안다.⠀
⠀
하지만 우리는⠀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쉽게 잊는다. ⠀

📖⠀
"쓰는 동안 감히 써도 될까, 라는 마음 때문에 괴로웠지만,⠀
누군가에게 위로를, ⠀
직접 끌어안고 위로를 건네고 싶다는 바람을 ⠀
조심스럽게 담고 싶었다."⠀

_ 작가의 말 중에서⠀

⠀
10월 ⠀
상실의 아픔을 견뎌내고 있을 누군가를⠀
마음 속으로나마 조심스레 팔을 뻗어
껴안아본다.⠀
⠀
나의 위로와
애도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가닿기를 바라며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