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되는 순간들 - 이제야 산문집
이제야 지음 / 샘터사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모두는 ⠀
시가 되는 순간들 속에서 살고 있다.'⠀



어린 시절⠀

매일매일 시를 쓰던 밤이 있었어요.⠀

좋아하는 소년을 향한 제 마음은⠀
시인지 편지인지 일기인지 모를 글들로⠀
밤마다 종이 위에 쓰여지고⠀
자물쇠로 채워졌죠.⠀

공중전화 부스 안에서⠀
떨리는 손으로 ⠀
소년의 집 전화번호를 눌렀던 일.⠀

알록달록 종이학 천마리를 접어 넣은⠀
유리병을 가방에 넣어 다녔던 일.⠀

어렵게 구한 ⠀
<Dying young> 카세트 테이프를⠀
예쁘게 포장했던 일.⠀

나의 목소리도⠀
천마리의 종이학도⠀
카세트 테이프도 모두 전해지지 않은 채⠀

종이 위에 ⠀
수줍고 슬픈 시가 되어⠀
서랍 속 깊숙히 묻혀버렸지만요.⠀





중학교때까지만 해도⠀
가슴 떨리는 낭만이었던 시는⠀

고등학생이 되면서⠀
외워야 하는 공부가 되었고⠀

대학에 가면서는⠀
쥐어 짜야 하는 ⠀
리포트의 주제가 되었어요.⠀

안타깝게도 지금의 저는⠀
시를 즐기지 못하는 어른으로 자라버렸네요.⠀

시는 ⠀
그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시가 되는 순간들》⠀

'시가 되는 마법 같은 순간들이 건네는⠀
따뜻하고 다정한 위로'⠀


📖⠀
"시는 아름답지 않은 것들이 아름다워지는 일."⠀

📖⠀
"시는 수많은 얼굴을 기억하고, 베어내고, 다시 기억하는 일."⠀

📖⠀
"시는 끝을 모르는 편지이거나 다시 쓰고 싶은 일기."⠀

📖⠀
"시는 나의 세계에서 자라난 눅진한 손을 뻗어
우리의 심장에 닿는 일."⠀

📖⠀
"시를 쓰는 일은 ⠀
흘러가는 것들을 잘 모아,⠀
잘 잊기 위해 쓰는 이야기가 아닐까."⠀




시를 쓰는 일과⠀
시가 되는 순간들의 의미,⠀
시의 쓸모를⠀

마치 고백하듯 들려주는 시인의 글은⠀
저에게 위로로 다가왔어요.⠀

닿지 못할 마음도⠀
끝나지 않을 외로움도⠀
돌이킬 수 없는 후회도⠀

잘 지니고 있다가 ⠀
글로 쓰며 ⠀
잘 놓아줄 수도 있겠다는 ⠀
용기를 얻었습니다.⠀




"누구도 해주지 않는⠀
쓸모없는 이야기를 건네는 우리이면 좋겠습니다. ⠀
누군가는 그 이야기 하나에 ⠀
동화의 나라로, 환상의 섬에도 ⠀
다녀올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점토 인형 하나를 쥐고'⠀
울먹이는 긴긴 밤이 될지도 모르겠으나⠀

'입안에서 ⠀
수백 번의 첫눈과 수만 송이 꽃'을 ⠀
피우고 싶어졌어요.⠀


너무 먼 당신을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준 감사한 책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