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슬퍼할 것 - 그만 잊으라는 말 대신 꼭 듣고 싶은 한마디
하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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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한 시간은 없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책을 읽는 내내 엄마가 떠올라 글을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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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9시,
나는 친정 근처의 도서관,
같이 사는 남자 둘은 그 근처의 수영장에 들른다.
책을 읽고 수영을 끝낸 우리는 농장으로 향한다.

농장에 도착하자 밭 너머에서 환하게 웃으시며
손을 흔드는 아빠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농막 안으로 들어가니
엄마는 늘 서 계시는 자리에서 채소를 다듬고 계신다.

"엄마~" 하고 뒤에서 꼭 껴안아본다. 엄마 냄새.
엄마는 돌아보며 물기있는 손으로 내 볼을 감싸고 뽀뽀를 해주신다.

마흔 중반을 넘긴 딸에게 엄마는 '우리 새끼 왔나? 살이 빠짓나?'
하시며 웃어주신다. 

집 앞에도 도서관과 수영장이 있지만
토요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서 멀리까지 오는 이유이다.
가끔 귀찮기도 하지만 엄마 냄새를 맡으면 기분이 좋아지니
절로 향한다,

엄마는,,
늘 사랑이 많고 표현이 많은 사람.
어디를 가나 풀과 꽃들을 보면 감격하고 꽃이름을 알려주는 사람.
지나가는 고양이, 날아가는 새,
길가에 핀 꽃 한송이에게도 말을 건네는 사람.
농장일을 하면서 짬짬이
좋아하는 빨강머리앤 전집을 읽는 사람.
자주 기쁘고 웃음이 많고 귀여운 사람.
.. .. 나를 지켜주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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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엄마의 부재를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책을 읽으면서도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니
지금 글을 쓰면서도 계속 눈물이 뚝뚝 떨어지네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고
어떤 위로의 말도 함부로 건넬 수 없지요.

하지만 책장을 넘기며
슬픔에 젖은 한 사람을 향해
계속해서 위로와 응원을 보내보았어요.

'슬퍼해도 된다고.'

📖 위로에 정답은 없다.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마음을 전한다.

📖 눈물은 연약한 게 아니고 솔직함과 용기이며 자연스러운 것이다.

📖 어느 날 갑자기 마음에 생긴 구멍. 그렇게 뻥 뚫린 구멍이었다.
배가 아플 때는 약을 먹으면 낫는데 마음은 형태가 없어서 약이 없다.
형태는 없는데 통증은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슬픔 앞에 마주 서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작가님의 노력을 보면서,

언젠가 다가올 시간과 결코 무의미하지 않은 지금을
'사랑의 기억'으로 채워나가리라 다짐해봅니다.


공감과 위로의 힐링에세이!

도서제공,알에이치코리아,하리그림에세이,헤스티아서평단,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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