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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넘어지고, 밀려나고, 다시 일어난다.
그리고 최선을 희망하며, 예측할 수 없는 조각들을 모아가며 성장한다.
이토록 아름다운 방식으로 성장한다는 것 하나만으로 우리 모두는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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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힐 듯 아름다운 자연,
그 속에서 펼쳐지는
한 여자의 사랑과 상실,
성장을 담은
가슴 벅찬 삶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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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의 품에 안겨 있을 때만큼은
평생 꿈도 꿔보지 못한 모든 존재가 될 수 있었다.
그의 품에 안긴 나는 아름다운 여자,
매력적인 여자,
심지어 조금은 위험한 여자였다.
농가를 떠나 온 하룻밤 사이에 나는
그전까지의 순종적이고 소심한 소녀가 아니라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위험을 감수하는 여성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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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순응하며 살던 열일곱 소녀 '토리'가 삶에 순응하지 않고
스스로 매순간 선택을 하며 성장하고 전진하는 삶을 사는 여인,
빅토리아가 된... 그 첫 열쇠는 '윌'이었습니다.
인종차별로 인한 범죄, 결국 살가죽이 벗겨진 채로 죽음을 맞이한 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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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한 소년을 포용하지 못할 만큼
이 세상이 잔인하다는 진실을.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가르지 못할 만큼
이 세상이 잔인하다는 진실을.
블랙 캐니언이 윌의 깊고 끔찍한 무덤이 되어버린 것은
그가 나를 사랑하기 위해
이 마을에 머물렀기 때문이라는 진실을."
윌은 죽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죽지 않았기를 바랐지요. 토리가 윌을 찾아 헤맬 때 저도 미친듯이
함께 찾아 헤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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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눈을 피해 산막에서 홀로 출산을 할 때에도,
갖은 고통과 위험을 견디고 태어난 아들의 울음소리 곁에 토리의 환상이 아닌
진짜 윌이 함께 하기를 가슴 깊이 바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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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모든 스토리, 그녀가 겪어낸 이루말할 수 없는 역경과 힘든 선택들을 함께 하는 동안 절대 내 몸을 통과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커다란 자갈을 집어삼킨 것처럼
가슴 속에 딱딱하고 뜨거운 응어리를 품은 채로 울음을 삼켜가며 남은 이야기를 읽어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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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한 권을 읽어내는 하룻밤 사이 저는 그녀가 되어 내 삶이 뿌리째 뽑혀나가는 상실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잃어버렸던 내 아들을 눈 앞에 마주하며
이제 더는 마주할 수 없는 사랑하는 윌과 함께, 우리의 아들을 가슴 가득 안아보는 평안을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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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겐 빅토리아처럼 내 삶의 근간을 흔들어버릴만큼 힘든 고통의 순간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땐 그랬다고 느꼈을지 모르나 돌아보니 그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앞으로도 내 인생에서 마주할 많은 순간들이 부디 빅토리아의 고통과 상처만큼은 깊지 않길 바라며 .. (감당할 수 없어요)
혹여 그만큼의 아픔과 상처가 내게 닥쳐 오더라도, 막다른 길에 서서 힘들다 포기하고 싶더라도 빅토리아처럼 내 앞에 펼쳐진 선택지를 내가 끌리고 내가 바라는 대로 이끌어내어 달콤한 복숭아를 맛보듯 인생의 빛나는 순간을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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