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보낸 편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
안토니오 그람시 지음, 린 로너 엮음, 양희정 옮김 / 민음사 / 2000년 10월
평점 :
절판


감옥과 같이 억압과 감시가 존재하는 공간에 갇히게 되면 어떨까. 작은 간섭에도 불편함을 느끼는 나 같은 자유주의자가는 생각하기만 해도 끔찍하다. 세상과 단절 된 채 24시간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당하고, 한정된 정보와 물자만을 이용해야 하는 건 지독한 형벌 중의 형벌이다.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육체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고 영혼마저 파괴시키는 감옥 생활은 견디기 어려운 것이다. 이런 극한의 어려움 속에서 자유롭고 열린 세상을 향한 편지는 갇힌자의 욕망과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다. 때로 이런 편지글은 문학보다 큰 감동을 주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인 경우가 그람시의 편지가 아닐까 한다.

그람시의 편지글은 기존에 읽었던 서한집,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보다 상당히 솔직하고 사실적인 느낌을 준다. 그람시는 감옥 생활에서 겪는 고통을 가감없이 편지에 적었다. 답답하고, 아프고, 정보가 많이 부족하며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솔직한 심정을 적은 편지는 이전 서한집에서 볼 수 없는 솔직한 모습이다. 물론, 검열을 의식한 우회적 표현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그람시의 의도를 헤치는 것은 아니다.

신영복은 얼마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다시 쓰고 싶은 편지'로 그 제목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이유는 그 편지글들은 자신을 가둔 세력과 검열을 의식해 일정부분 고통을 감추고 강인하게 보이려는 인위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그에 비한다면 그람시의 편지글은, '아 혁명가도 이런 고통을 토로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품게 할 정도로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그람시의 『감옥에서 보낸 편지』가 문학적으로도 위대하게 평가받는 이유는 바로 그런 진솔함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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