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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ㅣ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박석무 엮음 / 창비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한국사에 약한 내게(물론 다른 분야의 역사도 약하지만) 정약용은 그저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일 뿐이다. 여기에 얼치기 지식을 총동원해 조금 덧붙이자면, 평생의 대부분을 유배지에서 보냈고 그곳에서 수많은 책을 저술했다는 것. 그의 유배지 강진은 현재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덕분에 유명한 답사지가 되었다는 것이 전부다. 졸업증명서만이 역사를 전공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내 지식의 한계다. 이런 내가 무슨 이유로 정약용의 편지글을 보고자 했는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에 수록된 대부분의 편지들은 정약용이 자식에게 보낸 것이다. 그 글들은 자식을 비롯한 모든 가족을 두고 유배를 온 아버지의 깊은 서글픔과 걱정이 담겨있다. 그리고 멀리에서라도 자식들에게 가르침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정약용의 세심한 노력과 깊은 애정이 담겨있다.
갇힌 자에게 편지는 외부 세상과 통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이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다. 그렇기에 갇힌 자의 편지는 바깥 사람들에게서 발견할 수 없는 간절한 소망을 품고있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에서도 정약용의 소망을 읽을 수 있다.
갇힌 자는 원망, 책망, 분노를 표출하지 않는다. 자유에 대한 갈망이 없지 않겠지만 그런 욕망은 깊은 성찰로 승화한다. 그 성찰 속에서 자신을 단련하고 보살핀다.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으며, 특히 세상에 대한 애정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신념과 믿음을 버리지 않고 더욱 크고 정교하게 다듬는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갇혀있지만 열린 정약용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