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 이청준 문학전집 중단편소설 8
이청준 지음 / 열림원 / 1998년 10월
평점 :
절판


이청준의 작품은 단행본으로 된 <눈길>, <당신들의 천국>에 이어 세 번째다. 「흐르지 않는 강」을 포함해 6개의 단편이 수록된 이 책은 인간의 운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앞서 읽은 작품에서부터 이번 작품까지 총 세 권의 책은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본질적 물음을 집요하게 탐구하는 작가 이청준을 보여준다. 물론 문학의 본질은 삶의 진실성 탐구이고, 작가는 그것을 위해 고행하는 사람이지만 이청준의 그것은 색다른 면이 있다.

어설프게나마 알 수 있는 이청준 작품은 우선 작품 주제가 인물들의 대화 속에 명확히 드러나고 그것을 통해 강조되는 특징이 있다. 이것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인물들이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으로써, 독자가 전체적인 내용을 조망하며 스스로 느끼게 하는 방법을 택하지 않은 그야말로 '직설적인 방법'이다. 그래서 이청준 작품에는 철학적이고 사변적인 대화를 잘 구사하는 인물들이 자주 등장한다.

또한 이청준은 삶의 현실을 규정하는 관념 혹은 믿음의 탐구에 집중한다. 이는 앞서 말했듯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으로 대신할 수 있다. 삶을 구성하고 그것을 지탱하는 힘은 구체적인 현실 속에 있다기보다는 인간 개개인의 관념의 심연 속, 삶을 통해 형성된 신념, 가상현실에 대한 믿음에 있다고 이청준은 작품을 통해 말하고 있다.

<이어도>는 이런 이청준의 목소리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어도는 가상의 섬이다. 제주도 사람들은 바다에서 죽으면 고통과 아픔이 없는 섬 이어도로 간다고 믿는다. 이런 믿음은 섬 사람들에게 바다로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주고, 현실을 괴로움을 잊게 해준다. 즉 이어도는 제주도 사람들의 소망이자, 현실을 살아가는 근거인 것이다.

이는 제주도 사람들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인간은 저마다 현실에서 괴로움을 느끼고, 그런 현실을 잊기 위해 자신만의 가상공간을 만든다. 그것은 믿음이 되고 삶의 원동력이 된다. 제주도 사람들에게 이어도가 있듯 우리 모두에게도 자기만의 섬이 있다. 이청준은 그것을 집요하게 탐구하며, 우리에게 묻고 있다.

'너는 무엇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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