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읽기 / 문학 단평 모음 김현 문학전집 15
김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5년 5월
평점 :
일시품절


『행복한 책 읽기』는 생활일기이자, 독서일기이고, 낙서이면서, 자서전적 삶의 기록이다. 문학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말의 아름다움을 한 층 업그래이드 시킨 인물로 높게 평가받는 인물 김현의 기록이다.

'김현의 일기 1986-1989'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의 주 내용은 물론 '행복한 책 읽기'의 기록이지만 그것에만 머물지 않고, 죽음을 앞둔 김현의 생각과 일상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는 책을 읽고, 생각을 써내려가면서 죽음을 준비했던 것 같다.

1990년 죽음에 이르기 전까지 평론가로 활동했던 그 답게 독서일기는 감상에만 머물지 않고, 예리한 평가와 비판에까지 나아가고 있다. 모든 글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전제되어 있다 하더라도 일기는 나름대로 비밀스러운 법. 그런 비밀스러움을 빌어 김현은 자신의 일기에 여러 작가들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많이 적어놓았는데 그것을 읽는 재미가 솔솔찮다.

김현. 그는 여러 가지 면에서 참 매력적인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전에 얼굴 한 번 본적 없고, 그의 글 한 번 읽은 적 없는 나인데도 그의 죽음이 안타깝고, 그가 많이 그립다. 죽음으로 인한 그의 부재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불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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