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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민트 (양장)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평점 :
시원쌉쌉한 여름의 만, 페퍼민트
창비청소년문학상 / 오늘의작가상
"준비할 시간이 있다면, 분명 사랑을 말했을 것이다"

[페퍼민트]
저자 : 백온유
출판 : 창비
출간 : 2022.07.25
장르 : 청소년문학, 마음을 위로 받고 싶은 성인, 성장소설, 한국장편소설
키워드 : 마음의준비, 전염병, 가족돌봄, 병간호, 돌봄노동, 가족희생, 사랑,


백온유 작가의 [유언] 다음으로 나온 [페퍼민트].
유언 때는 불난 집에서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과, 자기혐오, 증오, 자신을 살린 은인 아저씨와의 부녀관계 속 묵직한 내용이었다면, 페퍼민트는 전염병 후유증으로 인한 식물인간의 엄마와 엄마를 돌보는 가족 이야기이다.
전염병의 시초 N번의 해일의 가족이 슈퍼 전파자여서 야반도주를 하며 친했던 친구 사이에도 멀어지고, 식물인간 된 엄마를 돌보는 일은 고스란히 시안이의 몫이 되었다. 식물인간인 엄마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며, 야간에는 아빠와 교대를 하며 지낸 6년이 너무나 힘들다.
P.10 식물적인 인간을 돌보는 일과 식물을 기르는 일은 어느 정도 닮아 있다. 하지만 텅 빈 눈으로 바라보는 하늘에도 구름이 차오르는지, 엄마가 바라보는 나무에 과연 새가 앉고 바람이 드는지, 그런 것들이 의문이다. 엄마의 세상은 멈춘 지 오래인 듯했으니까.....
P.11 엄마는 산소 호흡기가 필요하지만 미약하게 숨을 쉴 수 있고, 음식을 씹거나 빨 수 있다. 음식을 스스로 삼키는 건 무리지만 기침과 하품을 하기도 하고 이렇게 헛구역질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아주 가끔은 소리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대체로 않는 소리이거나 '우우' 하는 의미 없는 소리가 전부다.



책의 내용이 코로나19와 닮아있다.
코로나 시작 때 도 마찬가지로 처음 발병했을 때의 어수선함과, 누구일지에 대한 궁금증, 왜 전화되었는지에 대한 상황들이 어지럽게 나열되어 있다.
누군가는 숨어 조용히 살고, 알아보지 못하게 개명까지 하며 살아야 하는 삶과
누군가는 아픈 사람을 케어하느라 학생 신분임에도 병간호를 해야 하는 삶.
우리는 누군가의 간병을 받게 되거나, 간병을 하게 될 것이다.
사람은 다 늙고, 늙으면 아프니까. 스스로 자기를 지키지 못하게 되니깐.
혼자 살아갈 수 없는 환경과, 어쩔 수 없는 현실 앞에 많은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이번 페퍼민트 도서도 마찬가지로 결코 가볍지 않은 쉽고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내용인 것이다.
2년전 아빠와의 이별.
7년 전부터 간암으로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2년 전 돌아가시기 전의 기억이 생생하다.
간암으로 소화기관이 말썽을 부려, 잘 드시지 못해 점점 살은 빠져가고, 기운도 없어하시고, 배에 복수가 차는 날이 많아졌으며, 약으로 복수를 처리하는 날들이 늘어갔다. 마른 몸에 복수가 가득 찬 날이면 너무 힘들어 병원에 가서 복수를 빼내기도 하고, 안쓰러울 때가 많았다.
긴 투병을 혼자 묵묵히 겪어오셨을 시간들을 생각하면 죄송하기도 하고, 마음이 많이 아프다. 만약 병원에 계셨다면 나는 페퍼민트 주인공인 시안이 처럼 했을 수 있을까... 아니다...
복수를 빼러 입원을 하시던 며칠 병원에서도, 일과 병원 그리고 아이를 키우며 집을 오가며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누군가 장기 입원을 하거나, 아프게 되면 누군가는 돌봐야 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이어가기란 힘들 것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은 말해 뭐 할까...
아프지 않고 살아감에 감사하고, 건강하신 양가 어머님들에 감사한다.
아픈 사람을 가까이에서 지켜야 하는 어려움을 담은 이 책은
나의 아픈 기억까지 꺼내보게 하며, 한편으로는 주인공의 심정이 공감이 간다.

책의 표지가 너무 이쁘다.
그러나 책의 표지와 여름의 맛이라는 문구 속에는 엄청난 묵직함이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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