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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질문 - 흔들리는 순간, 다시 꺼내 보는 판단의 기준
배하연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6년 10월
평점 :
세종의 질문
배하연
나는 세종에게서 답보다 질문하는 법을 배웠다.
『세종의 질문』을 읽으며 한 사람의 삶을 이렇게 오래 따라가 본 적이 있었나 싶었다. 세종이 어떤 왕이었는지를 알아가는 것, 그가 무엇을 고민했고 누구에게 물었으며 어떤 기준으로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았는지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 순간 나도 세종과 함께 걷고 있는 듯했다.
때로는 그의 삶이 안쓰러웠고, 때로는 ‘이래서 세종이었구나’ 싶어 마음이 벅차기도 했다.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세종이 먼저 묻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세종도 처음부터 모든 답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사람에게 묻고, 질문하면서 자신의 기준을 만들어갔다.
나는 그동안 잘 묻지 못했다.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도 질문 하나를 건넸다.
‘나는 왜 이렇게 혼자 답을 찾으려고 했을까?’
이 책에서 가장 설레었던 것은 경복궁을 ‘질문으로 걷는 법’이었다.
광화문, 근정전, 사정전, 집현전, 경회루가 가지는 현판의 뜻을 나는 잘 알지 못했다. 그 장소의 뜻을 알고 그곳을 다시 들여다보니 그곳에 누군가와 함께 해야할지 어떤 의견들을 나누어야할지가 보이는듯했다.
나도 어떤 일들이 있을 때 그 장소의 의미를 먼저 생각하고 사람들과의 모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광화문에서는 광화.‘빛이 사방으로 퍼지고 사람과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킨다.는 뜻을 가진 이름 앞에서 물어야 할 질문을 찾는 것
나는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근정전에서는 근정, 왕이 정사를 부지런히 돌보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 앞에서 물어야 할 질문.
나는 부지런한가, 아니면 그저 분주한가.
사정전에서는 사정, 즉 정사를 생각하는 전각에서 물어야 할 질문
나는 감정을 생각이라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집현전에서는 집현, 어진사람, 좋은 인재가 모인다는 뜻의 이름앞에서 물어야 할 질문
나는 누구와 함께 생각하고 있는가.
경회루에서는 만남의 태도. 경회. 경사스러운 만남이라는 뜻에서 묻게 될 질문
나는 사람을 환대하는가, 아니면 평가하는 데 더 익숙한가.
특히 좋은 현판은 단지 이름을 알려주는 글자가 아니라 그 공간이 붙들어야 할 기준을 걸어둔 문자였다.
그래서 이번 가을에는 세종의 질문을 따라 경복궁을 다시 찾아 걸어보고 싶었다. 광화문을 지나고, 근정전과 사정전 앞에 서서 그곳이 나에게 건네는 질문에 답을 알아가고 싶다.
세종의 말 중 가장 오래 남은 문장이 있다.
“반드시 마음의 공부가 있어야 비로소 유익하다.”
아는 것과 살아내는 것은 다르다.
좋은 문장을 읽는 것과 그 문장 때문에 내 행동 하나가 달라지는 것도 다르다.
저자의 말에서 경복궁의 현판을 올려다본다는 것은 뜻을 해석하는 일이 아니라 내 삶에도 어떤 현판을 걸 것인지 묻는 일이라 하였다.
그래서 나도 이제 내 삶에 하나의 현판을 걸어보려 한다.
‘나눔.’이란 현판이다.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누고, 내가 받은 마음을 다시 건네며 함께 걸어가는 삶, 함께 행복을 나누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앞으로 내가 좋아했던 곳, 가고 싶은 곳, 다시 찾고 싶은 곳마다 나만의 질문과 현판을 하나씩 걸어보고 싶다.
『세종의 질문』은 책을 덮는 순간 끝나는 책이 아니었다.
내가 앞으로 걸어갈 장소마다 함께 하며 다시 시작될 책이다.
그리고 내가 좋아했던 곳, 가고 싶었던 곳, 다시 찾게 될 곳마다 그 장소만의 의미를 찾고 세종의 질문을 받아보고 싶다.
“이 책은 저자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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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yeon.p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