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김영랑 詩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진다바람은 넘실 천이랑 만이랑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꾀꼬리는 업태 혼자 날아볼 줄 모르나니암컷이라 쫓길 뿐수놈이라 쫓을 뿐황금빛난 길이 어지럴 뿐얇은 단장 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산봉우리야 오늘 밤 너 어디로 가버리련? - P62
비돌에그늘이 차고,따로 몰리는소소리 바람.앞서거니 하여꼬리 치날리어 세우고,종종 다리 까칠한산새 걸음걸이여울 지어수척한 흰 물살,갈갈이손가락 펴고,멎은 듯새삼 돋는 빗날붉은 잎 잎소란히 밟고 간다. - P23
춘설(春雪) -정지용-문열자 선뜻!먼 산이 이마에 차라.우수(雨水) 들어바로 초하루아침,새삼스레 눈이 덮인 묏부리와서느럽고 빛난 이마받이하다.얼음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흰 옷고름 절로 향기로워라.옹숭거리고 살아난 양이아아 꿈같기에 설어라.미나리 파릇한 새순돋고옴짓 아니 하던 고기입이 오물거리는.꽃 피기 전 철 아닌 눈에핫옷 벗고 도로 춥고 싶어라. - P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