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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샷 :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화이자의 대담한 전략
앨버트 불라 지음, 이진원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3월
평점 :
굉장히 흡입력 있는 책이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있다. 왜냐면 여느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부부처럼 금요일 밤의 알딸딸한 음주 상태에서 미룬 리뷰에 대한 의무감으로 이 책을 펼쳤기 때문이고, 홀린듯이 단숨에 읽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펼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이제는 희미해진 팬데믹 초기의 기억이 쏟아져 나왔다. 백신이 이렇게나 처절하고 급박한 상황에서 만들어졌다니. 이 책은 우리가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그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 사명감으로 맞써 싸운 사람들의 ‘숨은’ 이야기다.
백신을 만든 사람들도 ‘누군가의 00’ 이었을 것이다. 백신을 위해 기꺼이 임상에 임해준 사람들도 ‘누군가의 00’ 이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죽어간 사람들도 ‘누군가의 00’이었을 것이다. 그들이 지켜낸 ‘누군가의 00’들이 그 모든 ‘누군가의 00’들의 노력 덕분이었음을.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새삼 깨달았다.
의약품은 많은 질병을 근절하는 핵심이다. 백신 도입에만 관심을 가졌을 뿐, 그들의 급박한 과정은 모르고 있었다. 임상 실험이 예전보다 적다는데.. 안전할까 걱정했을 뿐 그 실험에 기꺼이 참여해 준 사람들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표면으로만 받아들인 이야기의 뒷면에 담긴 사람들의 목소리와 노력의 절규가 느껴졌다.
책의 1장 첫 페이지에는 “우리가 아니면 누가 개발하겠는가” 라는 문장이 나온다. 어쩌면 그들의 최선의 문장이자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케네디 대통령의 ‘문샷’처럼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새로운 백신 개발은 문제 해결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그것은 화이자가 지난 10년간 축적해온 과학적 지식을 단 9개월 만에 통합하고, 다른 많은 과학 분야에서 ‘파급 효과’를 내면서 지구상의 생명체에 예상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쳤다.
책에서 화이자 CEO는 ‘시간은 생명’이라는 조바심과 불안함에 임직원들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표출한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도박과도 같은 프로젝트를 이끌어나가면서도 ‘사람들이 죽어간다’는 사실은 더욱 스스로와 주변을 채근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런 압박 속에서 그들이 모두 하나의 신념으로 뭉쳐서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가며 환호하는 모습은 나를 뭉클하게 했다. 이런 과정이 있었구나. 내가 너무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에 이 속에 담긴 마음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었구나.
백신의 안전성을 두고 여러가지 의견과 실제 상황이 있다는 것은 알기에 백신을 개발했던 화이자에 대한 책을 리뷰하는 것은 조금은 조심스럽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긴박했던 백신 개발의 과정, 특히 위기 상황에서의 혁신을 추진해야했던 기업의 이야기가 굉장히 구체적으로 자세히 소개되어 있어서 배울 점이 많았다.
확진자가 60만명에 달한다는 요즘. 코로나19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희망의 불씨가 점점 작아지는 요즘, 지금보다 훨씬 무섭고 긴박했던 상황들을 이렇게 이겨냈었지 생각하면서 읽으면 좋겠다. 또한 지금은 너무 경황이 없지만, 우리의 방역체계의 최전선에 있었던 사람들의 속깊은 이야기가 정말 궁금해졌다. 내가 전염병을 탓하며 보낸 시간들은 모두 그분들의 노력 덕분이었으니까. 꼭 한 번 듣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