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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임 - 서른이라는 단어에 발길이 멈춰선 당신에게
신성원 글 사진 / 시공사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하루하루 바쁘게 일을 하며 지내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곤 한다. 계절이 변하는 것에도 반응할 여유없이 지내다 문득 고개를 들어 일주일쯤 아니 한달쯤 어디론가 떠나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곳은 구체적인 장소가 될수도 있고 막연히 지금 이곳이 아닌 다른곳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바램일뿐 선뜻 지금 내가 처한 모든 상황을 뒤로하고 어딘가로 떠날 수 있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나도 서른 즈음이 가장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20대의 여자와 30대의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사뭇 다르기 때문이었을까? 아닐것이다. 단지 그러한 이유때문만은. 서른을 앞두고도 서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현실을 고민하고 이루어진 것이 없는 것 같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혼란때문이지 않았을까?
아나운서인 신성원은 뉴욕으로 훌쩍 떠난다. 떠나야지 마음먹고도 몇년을 흘려보내고서야 뉴욕으로 출발할 수 있었고 그곳에서 1년을 지내게 된다.떠났다는 것만으로 무언가 달라졌을까? 아무도 날 모르는곳. 내가 외로울때 갑자기 얘기하고플때 달려와줄 이 하나없이 오롯이 혼자인 곳. 아침에 눈을 떠 혼자 식사 준비를 해야하고 청소를 하고 모든것을 혼자서 해야하는 상황이 되어서야 멀리 떠나왔단 인식이 되어질까? 그런곳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나 자신과의 대화가 아닐까? 외롭고 울적하고 화날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었기에 피해왔던 나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좀더 날 객관적으로 바라볼 여유를 갖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모든일에 완벽해야 하고 누군가에게 의지한다는건 상상조차할수 없는 강해보이는 내가 사실은 조그마한 상처라도 받을까 두려워 하는 나인것을 멀리 뉴욕에 가서 깨닫게 된다.
이 책에는 뉴욕 곳곳의 사진이 실려있다. 멋지고 특별한 곳도 찍혀있지만 뉴욕의 골목,도로, 사람들,가을모습들이 드러나 있다.
그녀는 어찌보면 잊고 싶어 떠난것인지도 모른다. 잊고 싶은 기억,사람. 우리는 그런것들을 잊기위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한다. 떠나간 그곳에 잊고싶은 것들ㅇ르 남겨놓고 고기라도 하는것처럼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내 서른 즈음이 오버랩되었다.
이미 서른을 한참 넘어버렸다. 서른즈음으 난 참 고민이 많았는데 그래서 그렇게 여기저기 여행을 다녔었나보다. 우리나라 곳곳에 나의 고민들이 버려져 있을것 같다.
훌쩍 떠날 수 있는 사람은 참 행복한 것이다.
난 아직까지 어디론가 한달여쯤 훌쩍 떠나보지 못했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힘들어 질테지만 시도해보고 싶은 작은 꿈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