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작은 테이블이여
김이듬 지음 / 열림원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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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동네 책방을 많이 드나들었습니다. 책방에서 작가와의 만남 혹은 북토크 등의 행사가 많이 열려 찾아갔던 것이 계기였습니다. 평소 동네 책방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행사를 계기로 동네 책방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행사가 없더라도 종종 찾아가 책을 구입하기도 하네요. 동네 책방이 단순히 책만 파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문화를 연결해 주는 다리와 같은 역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년 말에는 도서 정가제로 출판계에 논란이 있기도 했는데 동네 책방이 있어야 더 많은 문화적 혜택이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간혹 작가나 시인들이 동네 책방을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부산 영도에 있는 손목서가라는 곳을 들었는데 김이듬 시인님께서도 운영하는 책방이 있었군요.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시인의 책방 이야기가 궁금해 이 책을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 시인이 책방을 열게 된 이유가 가장 궁금했습니다. 주변의 만류도 많았지만 그저 자신의 마음이 가는 대로 책방을 열었다는 시인의 용기와 결단이 대단합니다. 그리고 책방을 열게 된 많은 분들이 큰 수입을 목적으로 책방을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책을 사랑하는 마음이 책방을 열게 된 첫 번째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시인도 그런 마음으로 <책방이듬>을 탄생케 한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는 책방을 열게 되어 시인이 겪게 되는 에피소드들과 시인의 생각들을 담겨 있습니다. 시인의 산문집이라 그런지 좋은 시들도 소개되어 더욱 즐겁게 읽었습니다. 책을 읽고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시인의 고뇌였습니다. 책방에 많은 시간을 써야 하기에 시를 쓰는 시간이 점점 없어지거나 줄어드는 것에 대한 생각과 고민이 이 책에서 나오게 되는데 그런 고민이 저에게는 크게 다가왔습니다. 헤세의 이야기를 하며 헤세와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네요. 점원과 사장의 차이도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책방의 운영이 쉽지 않음을 책을 보며 짐작해봅니다.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강의나 행사에서 번 돈으로 책방 운영에 보태기도 한다는데 참 안타까웠습니다. 덕분에 책을 살 때는 동네 책방에서 책을 사야겠다 다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책방이듬에서는 낭독회, 초대전과 같은 행사를 많이 한다고 하는데 주변에 계신 분들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멀리 가지 않아도 좋은 문학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기도 합니다. 시인의 노력 덕분에 많은 분들이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네요. 책을 읽으며 하나 더 기억나는 것들은 시인과 좋은 이웃들과의 관계입니다. 시인은 책방을 열게 되면서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유명한 작가들이 아닌 평범한 이웃들 말입니다. 책방 옆 세탁소 아주머니를 필두로 일부로 책방을 찾아와 책을 사는 손님들을 말이죠. 그들의 응원과 관심이 있기에 책방이듬과 시인은 힘들지만 아름답게 책방을 운영해나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 가보고 싶은 곳으로 책방이듬을 메모해둡니다. 시인이 추천하는 시집을 한 권 사 오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책방이듬이 오래도록 자리하길 바라겠습니다.

 

 

청년이 입을 떨며 말했다. 그는 자신을 떠난 이를 잊지 못해서 괴롭다고 했다. 나는 이따금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구구절절하며 곡진한 얘기를 세 시간 가까이 들었다. 그는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며 일어섰다. 가만히 그의 손에 종이꽃 같은 시 한 편을 쥐어주었다.

 

나는 피곤하여 쓸쓸히 침대에 누워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아침에 깨어보니

정원은 꽃들의 기적으로 가득하였습니다.​

-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시간은 잃어버린 것이 아니다] 부분

(p. 137)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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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책은 아닙니다만 - 서른 개의 밤과 서른 개의 낮으로 기억하는 '그곳'의 사람, 풍경
남기형 지음 / 도서출판 11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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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여행을 가지 못해 가끔씩 여행책을 찾아 읽습니다. 여행에 대한 그리움을 여행책을 통해 조금 위로받고는 하기 위함입니다. 책을 읽으며 다음의 여행을 꿈꾸기도 하고 옛 여행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며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에 빠지기도 하는 요즘이네요. 이 책도 그런 사정으로 읽게 된 책입니다. 그리고 책의 제목이 호기심을 끌기도 했기에 읽어보았던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남기형이란 배우가 쓴 책입니다. 배우이자 프리랜서 그리고 여행자인 남기형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작가 소개란 글에서는 '틈나는 대로 책을 읽으며 여행을 떠나는 것이 삶의 낙이다'라는 글이 있는데 이 부분은 저와 조금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친밀감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작가가 여행을 떠났던 이야기들을 시간의 순서 없이 낮과 밤으로 각 30개씩, 총 60개의 이야기들을 적어놓은 책입니다. 많지는 않지만 중간중간 사진들도 함께 있어 이야기의 풍미를 높여주기도 했네요. 여행의 이야기들은 다양한 주제와 여러 에피소드들로 구축되어 있지만 큰 주제는 여행에 대한 낭만과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중심적으로 나오는 여행 장소는 뉴질랜드, 아이슬란드, 네팔, 남미입니다. 저는 네팔만 가보았는데 이 책을 읽으니 아이슬란드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책의 이야기 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저자의 여행 방식 붕 하나였습니다. 차를 렌트해 여행을 하다가 근사한 장소에서 커피를 내려 먹으며 여행의 순간을 즐기는 바로 그 방식이었습니다. '와, 정말 멋지고 근사하구나' 저절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저 또한 그런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잠시 생각해 보기도 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책은 어렵지 않은 문장으로 짧게 짧게 이어져 가독성이 좋아 금방 읽어볼 수 있었네요.

책을 읽고 이 책의 저자인 남기형은 참 멋진 여행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멋진 여행자의 다양한 이야기를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잠시나마 여행에 대한 그리움과 생각을 달래보았네요. 다시 얼마간은 잘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잘 살아야겠습니다. 여행은 언제가 되었든 다시 시작될 겁니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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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시민들
백민석 지음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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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해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가 많다. 몇 년 전이었을까. 러시아를 다녀온 여행자에게 러시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참 좋았다고 해서 언젠가 가봐야지 막연히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작년, 우연히 러시아 시베리아 횡당 열차에 관한 북토크에 참석을 한 일이 있고 러시아 여행을 가야겠다 생각을 했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러시아라고 하면 무표정하고 왠지 무서울 것만 같은 사람들이 살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고 막연히 차갑고 쌀쌀한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붉은 광장, 크렘린 궁전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러시아의 작가들, 문학들, 소설들이 있으니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곳. 그렇게 이 책을 만났다. 이제니 시인의 책 추천사를 우연히 본 것도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다.

 

백민석 소설가의 여행 에세이이다. 산문집이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릴 것 같기도 하다. 여행한 지역이나 일들을 짧게 짧게 적어놓은 형식이고 사진이 많이 들어있다. 아마도 작가는 사진에도 애착이 큰 것이 아닐까 유추해본다. 사진에는 요즘 에세이 책에서 유행하는 파스텔 톤의 풍경 사진 같은 것들이 아니라 사람들의 모습이 많아 좋았고 풍경 또한 또렷해 책의 전체 분위기와 어울렸다. 책은 혼자 여행하는 여행자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러시아의 풍경, 사람들의 모습, 역사와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간결하고도 담백한 문장으로 나타내어 읽기가 좋았다. 막연히 생각한 러시아에 대한 고정관념이 이 책을 통해 상당히 바뀌게 되었다. 사진을 흔쾌히 응해주는 시민들의 모습, 친절하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 치안과 여행의 편리성 같은 것들이 그랬다. 소설가의 여행이야기라서 문학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동상이 푸시킨이라니 그 점이 놀랍기도 했다. 문화 같은 것들도 책을 통해 엿볼 수 있었는데 작가가 사진을 찍을 때 무릎을 꿇으면 러시아 사람들도 작가에 맞춰 몸을 낮추거나 앉아서 사진을 찍는 것에서 보여지는 문화와 인식에 차이는 신기하지만 좋기도 하였다.

 

여행 에세이지만 즐겁고 신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담담히 여행의 이야기를 알려주는 에세이이다. 전자의 이야기도 재밌지만 나는 후자의 이야기를 좀 더 선호하기에 이 책 또한 좋았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게 될 날이 있을까 책을 읽다 잠깐 생각해 보았다. 나의 많은 여행들이 그런 생각을 하다 다녀오기도 했던 것을 보면 언제인지 알 수 없지만 타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날이 오기 전 나는 다시 한번 이 책을 천천히 다시 읽을 것이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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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이은정 지음 / 마음서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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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한국 단편 소설집을 좋아해 꾸준히 찾아 읽고는 합니다. 예전에는 외국의 장편 소설들을 많이 읽었는데 어떤 책을 계기로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어쩌면 나이를 먹고 작은 일들에 관심을 더 가지기 시작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 단편 소설집은 한국 사람이라면 느낄 수 있는 정서들이 깊거나 혹은 잔잔하게 숨겨져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그 느낌들이 어떨 때에는 감동을 주기도 하고 어떨 때에는 슬픔을 주기도 하지만 그 이야기들이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이 그 소설들이 소설로만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더욱 소설을 흥미롭고 재밌게 만들어 주네요.

[완벽하게 헤어지는 방법]

이은정 작가의 첫 소설집입니다. 저는 예전에 아는 분의 추천으로 이은정 작가의 산문집인 <눈물이 마르는 시간>이라는 책을 읽어보았는데 책의 내용에 공감이 많이 갔기에 좋은 느낌을 가졌던 기억이 있어 이 책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증을 가지고 소설을 읽어보았습니다. 책에는 8개의 단편 소설들이 있습니다. 목차의 맨 마지막에 있는 <개들이 짖는 동안>이라는 소설로 2018 동서문학상 대상을 받았다고 하여 그 소설부터 읽어보았습니다. 시대의 쓸쓸한 단면을 잘 이용한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년과 취업, 그리고 커피와 밤의 조화 속에 소설 자체는 쓸쓸한 느낌이 아니지만 읽고 나면 쓸쓸해지는 소설이었네요. 주인공이 개들을 보며 하는 생각이 재밌기도 한 소설이었습니다.

다른 이야기들 속에서도 사회의 어두운 구석, 혹은 슬픈 틈새를 주제로 이야기는 이어졌습니다. 그 이야기들 속에서는 어김없이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는 악역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고는 했는데 그런 인물들이 우리의 주변에서 한 번쯤은 봤을 만한 인물들이라 더욱 질색을 하게 되네요. 책의 첫 이야기인 <잘못한 사람들>이란 소설은 끝이 너무 찝찝했습니다. 평범하지만 착한 주인공의 마지막이 너무 안타깝고 애처로워 역시 우리 사회는 이런 인물들에게 오는 결론이란 이런 것일까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드는 이야기였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이야기는 <그믐 밤 세 남자>란 소설이 가장 좋았습니다. 아버지를 잃고 아버지가 계셨던 고향에서 낚시로 시간을 보내는 주인공. 그 옆에는 아버지의 친구인 태수 아버지가 꼭 나와 뭐라고 말을 붙입니다. 자신 때문에 아버지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은 고향에 붙잡혀버렸습니다. 어두운 밤 주인공과 태수 아버지가 낚시를 하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며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구해준 사람은 옆 동네에 살고 있다는 시인. 시인과 함께 라면과 소주를 마시다 알게 된 태수 아버지의 사연. 시인의 그믐 달에 대한 이야기로 인해 태수 아버지, 주인공은 각자 아버지의 죽음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낚시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 잡은 물고기가 없어 가벼운 가방만큼 마음 또한 가벼워졌습니다. 그믐달처럼 점점 사라질 마음을 바라보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한국 단편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삶의 어둡고 쓸쓸한 이야기가 이 책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은 작가에 따라 조금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고 다르게 표현되기도 합니다. 이 책 또한 즐겁고 재밌는 이야기가 아니지만 단편 소설의 재미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고 작가의 첫 소설집인 만큼 다음 소설들을 기대해보게 되네요. 겨울로 계절이 넘어가던 길목에서 읽기 좋았던 책이었습니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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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현관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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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야마 히데오의 <64>라는 작품을 본 적이 있습니다. 미스터리나 추리 소설과 가까운 장르소설이지만 아주 빠르고 숨 막히는 전개가 아닌 느리고 세부적인 설명도 많은 독특한 느낌의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책의 뒷부분 약 100페이지를 통해 하나의 이야기는 완성되었고 저는 그때 가벼운 충격을 받았던 사실을 기억합니다. 한 사람의 집념이 만들어낸 놀라운 이야기였습니다.

그 책을 쓴 요코야마 히데오의 새로운 소설이라 관심이 갔고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거기에 더불어 <2020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위>, <2020년 미스터리가 읽고 싶다 2위>라는 타이틀까지 붙어 있어 궁금하기도 했던 소설이었네요.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강한 장르소설입니다. 예전에 일본의 장르소설을 한참 자주 읽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다양한 작가들의 책들이 각자의 매력을 지니고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고 일본은 이런 장르소설이 참 좋구나 혹은 유행하구나 생각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요코야마 히데오도 그런 작가들 중 하나지만 위에서도 이야기했듯 그의 소설은 조금은 다른 결은 지니고 있는 듯 보입니다.

책의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은 아오세라는 인물입니다. 건축가이고 거품 경제가 꺼지며 자신의 화려한 경력도 가정도 파괴되었고 옛 친구가 내민 손길로 인해 그의 건축 사무실에서 일을 합니다. 이혼한 아내는 인테리어를 하고 딸이 하나 있습니다. 그에게 다시 건축가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손을 내민 인물은 오카지마라는 인물입니다. 상당히 호쾌하고 수완 인물로 그려지는데 그의 결말은 안타깝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그의 아내와의 아들과의 일은 그의 나약하고 따뜻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네요.

주인공이 건축가이기 때문에 책의 내용은 건축이라는 또 하나의 축으로 이어집니다. 주인공 아오세는 건축을 의뢰하는 요시노라는 인물이 찾아와 아오세가 살고 싶은 집을 지어달라는 다소 황당한 의뢰를 하게 되고 아오세는 그 집을 짓는 과정에서 한때 잃었던 건축가의 열정과 창의성을 되찾고 그 집은 향후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지어진 Y 주택에 요시노가 살지 않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아오세는 자신의 주택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어찌 된 일인가 호기심과 의심으로 요시노를 찾습니다. 그런 과정이 이야기의 큰 틀이 되었고 그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어졌습니다.

책에는 의자가 하나 발견되면서 브루노 타우르라는 건축가가 등장합니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건축의 예술성과 미학에 대해 이야기를 하여 책의 감상 포인트를 넓혀놓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건축에 대해 잘 몰라 커다란 느낌은 없었지만 건축에 관심이 있거나 잘 아는 사람이라면 좀 더 풍부한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책의 마지막에 엄청난 반전이 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결말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건축. 가족, 정치, 사랑, 미스터리 등 다양한 요소가 책 속에 들어있고 그 이야기들을 어색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배치하고 묶은 작가의 역량이 놀랍시도 했습니다. 오랜만에 읽어본 일본의 장르 소설인데 예전 느낌이 나기도 해서 좋았습니다. 일본 장르소설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 감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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