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디아블로 공식 요리책
앤디 루니크.릭 바바 지음, 최경남 옮김, 황의형 감수 / 아르누보 / 2024년 5월
평점 :
디아블로는 국내 많은 게이머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게임이다. 나 또한 디아블로3를 제외한 모든 시리즈를 플레이할 정도로 디아블로를 좋아하는 게이머이다. 게임이 출시되고 게임 원화가 실린 아트북이 출간되는 경우는 봐왔어도 요리책이 나오는 경우는 처음이다. 디아블로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집에서 요리를 자주 하는 사람으로 궁금증이 생겨서 읽어보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을 고를 때 여기 있는 레시피를 모두 해볼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브론의 비프 부르기뇽, 속삭임의 바짝 구운 오크라와 같이 이름도 특이하고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요리 제목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실제 레시피는 먹을 수 있는 음식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는 총 63개의 레시피가 실려 있고 각 레시피에는 난이도가 표시되어 있다. 요리 초보자인 견습생부터 숙련가, 장인, 마스터의 4단계로 표시된다. 전체 레시피 중에 견습생 난이도는 16개이다. 하지만 난이도는 견습생이지만 처음 보거나 한식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향신료들이 포함되어 있어 체감 난이도는 훨씬 높은 편이다. 로즈메리, 타임, 오레가노 등 이탈리아 요리에 관심 있으면 알법한 비교적 익숙한 재료들도 있는 반면, 샬롯, 너트메그, 하리사와 같은 생전 처음 듣는 재료들도 있다.
책의 원작 작가는 게임 업계에서 일하는 앤디 루니크와 릭 바바라는 외국 작가이다. 서양에서 비건 문화가 발달한 탓인지 책에 실린 요리 목록에는 식이 고려 사항도 포함되어 있다. 글루텐, 유제품 등을 사용하지 않았는지, 비건과 채식주의자를 위해 육류가 포함되었는지 표시가 되어 있다.
레시피가 다소 어렵지만 이 책을 단지 요리책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책에 소개된 레시피들은 디아블로 세계관에 등장하는 지역의 여관과 선술집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들로써 저마다 스토리가 담겨 있다. 악마들과 싸운 용사들이 마을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며 즐길 수 있는 음식들로 디아블로의 세계관을 일상으로 가져오는 하나의 경험과 같다. 디아블로를 좋아하는 게이머로써 게임 스토리 외의 다른 주제로 세계관을 즐기거나 평소 접하기 힘든 서양 요리들을 만들어보길 원하는 숙련된 요리사라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