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선
이병순 지음 / 문이당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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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충남 태안의 안흥항근처에서 어부가 조업을 하던중에 청자를 하나 발견한다. 소라껍데기 안의 쭈꾸미가 청자접시로 입구를 막은채 그물에 잡힌것이다. 태안선은 이 사건을 모티브로 탄생한 책이다.

이 소설은 바다와의 삶이 숙명인 3대의 이야기일수도 있고 용기있는 자들의 끈끈한 삶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송기주는 고고학을 전공한 수중유물 탐사대원이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태어나기전에 원양어선를 타고 라스팔마스로 갔다가 대서양에서 뼈를 묻었다. 할아버지도 강진의 선단에 들어가 돛배선원으로 43년동안 뱃길에 있었다.

어머니의 말씀대로 뱃놈집안인 셈이다. 사촌누나를 통해 수중고고학을 알게된 기주는 신안 앞바다에 침몰된 신안선과 유물을 해군이 인양했다는 말을 듣고 수중고고학도로서의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간다.

그러던 어느날 태안에서 쭈꾸미를 잡는 그물에 청자가 같이 딸려왔다는 어부의 제보가 있었다. 해양유물전시관에 근무한지 몇년지나지 않을때였다. 군산 야미도에서 발굴마무리작업을 하고 있던 기주는 팀장의 지시에 따라 긴급탐사에 필요한 대원들과 태안으로 간다. 긴급탐사중에 뉴스에 나온 청자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많은 청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기주는 대섬에 고급청자 운반선이 침몰했을거라 추정하고 이 배를 인양할 꿈에 부풀기도 한다. 3일간의 휴가가 생겼지만 집에도 가지않고 사자향로를 인양하기 입수를 한다.

많은 유물을 소쿠리에 담아 암초사이에 숨겨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들어간 바다에는 사자향로가 깜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 아마도 평소에 돈에 쪼들려 하던 동료 신원표의 짓이었으리라. 이 대목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의 생활이 위험한 일의 강도에 비해 결코 그 댓가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마음 한켠을 저리게 한다.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내 안전하고 윤택한 삶의 부채를 지고 있는 마음이랄까.

여러가지 우여곡절 끝에 어느 늦은 여름날 고고학사에 남을 청자 운반선인 태안선을 인양한다.

소설을 읽는동안 마치 생생한 다큐멘터리를 보는듯한 생동감을 느꼈다.

기주를 포함한 등장인물은 역사를 지키는 용감한 잠수부들이다. 태안선은 과거를 지키고 현재를 살아가야하는 우리네 삶의 요약본일지도 모른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솔직하게 쓴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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