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우체통과 의사 선생님 웅진 세계그림책 138
군 구미코 글, 구로이 켄 그림, 고향옥 옮김 / 웅진주니어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이번에 함께 읽은 책은 웅진주니에서 나온 <빨간 우체통과 의사선생님>이다.
눈이 내리는 겨울이지만 의사선생님의 눈빛이 너무 따뜻해보여서 전혀 춥지가 않다.
난로가 아닌 우체통이 저렇게 따스한 느낌이 날까 싶다.
그게 그림의 매력이 아닐까 싶지만...
다람쥐들을 살짝 엿보고 있는 의사선생님의 따스한 표정, 과연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빨간 우체통...과연 무슨 사연일까?
그림이 좋아서인지 책이 배달되자마자 포장을 벗기고 그림을 쭈욱~ 보더니 읽어달라고 한다.
9살 큰아이, 5살 작은 아이 모두 도란도란 내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그것만으로도 아무런 설명없이 좋은 책임이 분명하다.
그림이 조금 익숙해서 살펴봤더니 '구로이 켄'이다. <아기여우와 털장갑>을 읽은 기억이 난다. 그 따스한 삽화~
  

산기슭 조그만 마을, 사람으로 북적이는 치과가 있다. 의사 선생님의 솜씨와 친절한 마음씨의 소문이 바람을 탄 것이다.
병원 이름도 '산기슭 병원'이다. 너무 잘 어울린다. 그런 치과라면 나도 꼭 한번가서 치료를 받고 싶다.

모두 소개를 못하지만 글도 너무 이쁘다. 읽어주는 내내 행복한 미소가 나에게도 번졌다.

엄마를 기다리는 꼬마 손님에게 편지를 쓰자는 선생님, 이렇게 따뜻해보이지만 엄마에게 편지를 쓰지 못하셨단다. 무슨 사연인지...

아이가 먼저 용기를 낸다. 글과 그림과 함께...

할머니댁에 갈때마다 편지를 한아름 안고 가는 울딸 눈이 반짝한다.  

표지 장면이 또 나오니 아이들이 반가워한다. 아기 다람쥐가 우체통을 갉아먹다가 이빨이 다쳤다.

엄마 다람쥐의 말이 너무 웃기다. "빨갛다고 다 사과는 아니잖아."
치료 받은 다람쥐는 선생님의 바램대로 선생님 어머니에게 조그만 발자국이 찍힌 귀여운 편지를 보낸다. 
그 소문을 듣고 산속 동물이 몰려온다. 개구쟁이 맷돼지, 볼이 부은 여우 아줌마, 곰 쌍둥이까지...치료를 받으면 또 다시 정성스레 편지를 보내는 동물들...
"편지는 사람을 기분좋게 만들어준다." 그렇게 따스한 정이 동물들과 선생님, 그리고 선생님의 어머니께 전해진다. 

 

 

그런데 선생님은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용기를 내어 편지를 쓴다. 그런 사연이 있었나보다. 어느날 빨간 우체통은 마지막이라며 멋진 편지를 선생님께 건넨다. 그건 바로 아버지와 선생님의 산책길이다. 그리움에 목이 메이는 선생님...

그런데 우체통에게 큰 일이 생겼다. 정작 큰 일이 생긴 부분은 설명이 아닌 그림으로 보여준다. 아이들의 눈은 그림을 따라간다.
나도 책에 동화되었는지 가만히 그림을 따라보며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우체통은 어떻게 되었을까?  책의 마지막에 그 보물같은 장면이 나온다.

역시나 나는 비공개로 놔두고... 

참 따스한 책이다. 내용도 그림도...이런 동화를 아이와 읽으면 괜시리 내 마음도 착해지는 기분이랄까? 아이들도 가만가만 책을 다시금 펴든다.
그 여운을 주고 싶어 나도 잠시 눈을 감았다.

이 책은 소개글과 표지를 봤을 때부터 다른 한권의 책이 떠올랐다. 출판사도 작가도 다르지만 <여우의 전화박스>였다.
같은 일본작가에 따스한 글과 그림, 그리고 감동을 주는 공통점이 있다.
이 책은 편지에 <여우의 전화박스>는 전화를 매개로 한다. 기회가 되면 함께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서평을 쓰는 내내 오랜만에 행복했다. 그 감동을 많은 사람들이 느끼길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