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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지금 꼭 정해야 하나요? - 꿈과 진로에 대해 몰아붙여지는 십 대를 위한 마음다독임
김국태 외 지음 / 팜파스 / 2014년 10월
평점 :
팜파스에서 이번에 펴낸 신간을 만났다.
꿈과 진로에 대해 몰아붙여지는 십대를 위한 마음 다독임
꿈이 너무 어려운 십대들이 묻다!
<꿈, 지금 꼭 정해야 하나요?>
나는 이 책을 받아 들고서 책장을 넘기지도 않고
한참을 들고 있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서도 아직 내 심장은 '꿈'이라는 단어 앞에서 가슴이 먹먹해지기 때문이다.
하물며 우리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을까를 생각하면
얼마나 막막하고 답답할지 공감이 된다.
첫 장을 넘겨보니 깨알같이 아이들의 고민이 들어차 있다.
과학고 입학담당관을 하면서, 그리고 그 이후에 만난 아이들을 통해
이런 고민들을 숱하게 들어왔다.
그 아이들의 목소리, 표정, 흔들리는 눈빛들을 아직 잊지 못하기에
지금 이 책을 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읽으면서 속이 후련해졌다.
가만히 소근소근 혼자 읽어도 될만큼 잘 읽혀진다.
토닥토닥 위로의 말들이 감싸주면서도
'지금 여기서' 해야할 일들에 대한 조언을 잊지 않는다.
몇 년 전 <동아일보>에서 가야금 명인인 황병기 선생님이 첼리스트 장한나에게 들려준 말이지요.
바로 "우물을 깊이 파려면 넓게 파라."입니다.
(중략)
혹시 여러분들은 아리스토텔레스, 레오나르도다빈치, 연암 박지원, 다산 정약용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세요?
이들은 모두 한 분야가 아닌 여러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전천후 학자들이에요.
이렇듯 이제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한 우물을 파라'라는 말은 옛 구호가 되어버렸답니다. 이제 떡잎만 봐서는 몰라요.
떡잎은 커녕 나이 서른이 넘어도 모르지요. 그런데 어떻게 벌써부터 나의 진로와 꿈을 정하겠어요. 그러니 지금 우선 호기심이 가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뭐든 닥치는 대로 덤벼보는 자세가 필요해요.
나의 청소년기 시절, 참 오랫동안 고민했었던 것 같다.
'선택'이라는 단어에 대해...
지금 내가 그 단어를 왜 그렇게 오랫동안 붙잡고 고민했었는지 들여다보면
실패란 단어가 두려웠던 것 같다.
그래서 완벽하고 완전한 하나의 답을 선택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마흔... 이제사 다시 '선택'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보면
내가 쓸 수 있는 비밀병기 중의 하나, 카드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진로나 학과를 선택할 때도 그 선택이라는 것이 참으로 힘들지만
'단 하나'라는 오류에서 조금만 비틀어 여러가지 선택지 중의 하나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김진숙샘이 이렇게 말했다.
'학과 선택도 그 중 하나겠죠? 선택은 늘 아쉬움과 미련, 불안함을 동반할 수 밖에 없어요.
어떤 선택이 더 나을지 가보지 않는한 알 수 없고, 그 선택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찾아 용기를 내라고 말하고 싶어요.'
실패할까 두려운 마음에도 도전을 가져다 준다.
76p
세계적인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농구생활을 통틀어 9000개 이상의 슛을 실패했고,
3000게임에서 패배했습니다. 그 가운데 스물여섯 번은 다 이긴 게임에서 마지막 슛의 실패로 졌지요.
나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실패를 거듭했습니다.
바로 그것이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우리 주변의 많은 이들이 실패하면 마치 다시 일어나지 못할 것처럼 우리 친구들에게 '성공'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반대말이 아니랍니다. 오히려 성공과 가장 맞닿아 있는 말이지요.
또 수긍할만큼 다양한 자료와 정보들도 들어있다.
89p
"미래학자 토모스 프레이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일자리 20억개가 소멸할 것이고 인류이 절반은 일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말이지요. 정리해보면, 지금 우리의 선호 직업 대부분이 10~15년 정도 후에는 사라지거나 가치를 잃을 것이고, 여러분이 직업을 가질 때 쯤에는 직업 판도나 사회 모습이 많이 달라져 있을 확률이 높다는 거죠.
그렇다. 이런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면 진로에 대한 빠른 결정과 무작정 열심이 도무지 통하지 않는 세상이 오는 것이다.
그래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눈과 지속적인 학습(평생교육)을 통해 직업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란 이야기다.
주된 전공분야에 새로운 영역들을 확장해가며 앞서 말했듯이 우물을 넓고 깊게 파 나가자.
조바심나고, 스스로 책임지기 두려운 마음을 가진 친구들에게도 분명히 도움이 될 한마디!
김정운 박사에게서는
"목적(미래)이 아니라 과정(현재)을 산다."라는 말로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그리스인 조르바에게서는
"새 길을 닦으려면 새 계획을 세워야 하지요. 나는 어제 일은 생각 안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아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라는 말을 통해
현재에 집중하고, 현재를 미래 때문에 희생해야 할 시간을 보지 않아야 함을 가르쳐 준다.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많은 직업과 삶이 있다는 것,
그리고 언제 시작하느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내 꿈에 대해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다소 힘겹고 무거운 주제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너무나 설레는 주제. "꿈"
고민많은 우리 청소년들에게, 그리고 꿈에 관해 고민많은 누구나에게
이 책은 고민을 어렵게 말하지 않아도 살며시 다가와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조근조근 이야기해주는 코치같다.

2014년 가을에 만난 가슴 후련하게 만든 책.
오래도록 여운이 남을 것 같다.
2014.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