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그림에 답할게요 - 8인의 시인, 8인의 화가 : 천진하게 들끓는 시절을 추억하며
김연덕 외 지음 / 미술문화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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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의 이름만으로도 빛나는 책. 올겨울 이 책과 함께하면 든든하고 포근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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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 좀 빌려줘 사계절 1318 문고 136
이필원 지음 / 사계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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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좀빌려줘 #서평단

“지우개 좀 빌려줘.”

흔히 교실에서 자주 듣는 말이고, 저 역시 한 번씩 교탁 근처 자리에 앉은 학생에게 하기도 하는 말입니다. 그러면 누구든 학생들이 선뜻 지우개를 빌려줬어요. 그 말을 건네는 사람도 상대가 곧잘 빌려줄 거라는 믿음이 있고, 그 말을 듣는 사람도 부담 없이 상대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는 말. 관계를 열어갈 수 있는 말.

그런데 이 말을 교실이 아닌, 교문 근처에서 듣는다면 약간 당황스럽지 않을까요? 그것도 글을 쓰거나 지우개가 필요한 상황이 전혀 아닌데도 말이죠. 그리고 그 말을 하는 사람과 아직 낯설고 서먹한 사이라면 더더욱.

이 책에는 ‘지우개 좀 빌려줘’를 포함해 여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어요. 이야기들을 읽어나가면서 이 책은 부쩍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청소년들에게 건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관계에 잇닿아 있어서 이 책을 읽으며 책 속 인물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면서 자기 자신에게 더 다정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 「지우개 좀 빌려줘」 (표제작)
난생 처음 겪는 짝사랑, 혹등고래를 생각하는 고3 우성이의 이야기

* 「안녕히 오세요」
우주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순서를 거절하는 용기와 여유라니! 반전이 심장을 오소소하게 만들어준 청소년 SF소설

* 「호랑님의 생일날이 되어」
유서를 쓰는 순간은 얼마나 외로울까. 온몸을 눈물 속에 잠근 날, 내 손목을 잡아줄 존재가 있다면!

* 「우는 용」
"시간이 너무 지나면 어느 순간 미안하다는 말을 잃어버릴 수도 있어."(p.104)
범종 위의 작은 용과 대화하는 수완, 죽음이라는 이별 앞에서 가족과의 관계를 돌아보는 슬프고 따뜻한 시간.

* 「호박마차」
“네 외로움은 근래 먹은 것 중에 제일 별미더구나.”(p.147)
도깨비로부터 이런 서늘한 말을 듣는다면?

* 「우주장」
할머니의 시간을 더 넓은 우주로 확장시키고 싶은 마음.
이 책의 맨 마지막에서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단편.

책을 넘기며 판타지처럼 신비로우면서도 뭔가 모르게 엉뚱하고 귀여운 존재들을 마주할 수 있었답니다. 최근 읽었던 다른 청소년 소설들과 다르게, 뭔가 더 동화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인물들과 스토리가 펼쳐진다고 느꼈어요. 이별과 슬픔, 소소한 고민들이 다루어지지만 SF적 상상력과 판타지가 가미되어 감성적이고 다정한 동화를 읽은 느낌이 들어요.

얼마 전엔 사계절 출판사에서 ‘책이 나온 후에야 처음 만난’ 편집자님과 작가님의 온라인 북토크가 있었는데, 책에서 느낀 이미지 그대로 귀여우신 작가님과 편집자님의 호흡이 밝고 신나서 좋았어요.

사계절 이필원 작가님 온라인 북토크 신청 질문 :)

“지우개 좀 빌려줘.”라는 문장에 대해 돌아보고 관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생길 때 처음 건넬 수 있는 말, 사소하지만 조금씩 관계를 열어갈 수 있는 말이라는 생각에 그 표현이 다정하게 다가왔어요.

작가님께도 “지우개 좀 빌려줘.”라고 말을 건네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 같은데요. 과거 어린 시절의 작가님께 그런 대상이 있었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또한 현재의 작가님께 그런 대상은 과거와 어떻게 비슷하고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과거와 현재를 이어 작가님께서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

이 질문은 인스타그램 친구분들께 드리는 질문으로 빈 칸을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뭔가 모르게 이 질문을 쓰면서 마음이 따뜻해졌거든요. 아마도 그건 이 책이 지닌 다정함 덕분이겠죠? 소중하고 따뜻한 관계를 떠올리며 행복한 밤 보내시길 바라요.

* 사계절 교사 북클럽 멤버로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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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의 괴물 과학 수사대 - 과학×상상력 충전 프로젝트 곽재식의 괴물 과학 수사대 1
곽재식.강민정 지음, 박그림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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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의괴물과학수사대 #서평단

* 놀라운 속도로 책을 내시는 괴물 박사님
곽재식 작가님의 어린이책, 『괴물 과학 수사대』를 읽다

몇 달 전, 어크로스에서 출간하신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를 잘 읽었는데, 어느 날 보니 위즈덤하우스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고 계셨다. 클릭해서 들어갔다가 작가님의 신나는 입담에 빠져들었다. 온갖 괴물들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과학과의 연결까지. “어떤 어린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시나요?”라는 질문에 “모든 어린이들에게 추천합니다!”라 답변하셨다.

평소 전문 분야의 어려운 내용에 대해 일반 사람들이 쉽고 친숙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써주시는 분들을 좋아한다. 이번엔 곽재식 작가님께서 어린이들을 위해 그 역할을 해주셨다. 갑자기 흔적을 감춘 특수능력자 엄마 대신 특별수사팀에 합류하게 된 다희, 특별수사관 괴물 팀 수사관 아영이 이야기를 이끄는 중심인물이다. 두 사람은 나이도 다르고, 성향과 가치관도 다르다. 다희가 철저히 과학 기반의 논리적 수사를 하고자 한다면, 아영은 신비롭고 기이한 현상의 저변에 인간의 힘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비밀이 존재하리라 생각한다.

사건 파일 1부터 6까지, 사람들이 괴물이라 여기고 두려워하거나 신비롭게 생각하는 여러 현상들을 파헤치고 탐구하는 모험들이 이어진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과학적 현상에 대한 탐구가 연결된다. 괴물로 시작해서 과학으로 방점을 찍는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어, 과학이 다소 어렵고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흥미롭게 읽힐 수 있을 것 같다.

초등 어린이 또한 책을 보며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오로라를 함께 상상할 수 있었고, 유전성 질환이나 바이러스의 특징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좋았던 점은 과학적 원리뿐만 아니라, 시대적 흐름과 역사적 상황까지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었다.당시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던 신이한 현상에 대해 과거 역사서에는 어떻게 기록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재미도 있었다.

또한 스토리의 흐름이 매끄러워서 좋았다. 강민정 동화작가님의 협업이 빛을 발한 것일까? 물론 곽재식 작가님 또한 소설을 쓰시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글쓰기는 다른 측면이 있을 것 같다. 두 사람의 모험을 중심축으로 흘러가는 사건별 스토리가 착착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앞으로 추가 스토리가 얼마든지 이어질 수 있는 형식이라 2, 3, 4… 가 꾸준히 기획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위즈덤하우스 어린이 서평단 활동을 하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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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펭귄이란 파란 이야기 9
류재향 지음, 김성라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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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펭귄이란 #서평단

* 『욕 좀 하는 이유나』 류재향 작가님 신작 동화

“나는 알아서 자라기 정말 싫어.”

이 표현은 책에 실린 하나의 대표 문장이면서 동시에 마음을 후벼파는 느낌을 주었다. ‘싫다, 싫다. 알아서 자라기 싫다.’ 나는 한 번씩 몇 년 전 어느 날, TV 프로그램에서 자녀의 눈을 한참 들여다보며 많이 감탄하며 육아를 하시던 어느 농인 어머니의 따뜻한 눈동자를 떠올린다. 나는 과연 얼마나 아이의 눈을 바라보았는가, 나는 얼마나 감탄하며 귀 기울이고 있는가? 그 어머니의 눈빛이, 다정하면서도 따뜻한 눈길이 내내 마음에 남았다. 그런 표정과 마음을 받고 자라는 사람은 얼마나 다정한 사람으로 자라게 될까?

충분한 돌봄과 관심, 사랑이 아닌 그저 알아서 잘 자라라고 요구하는 어른들에게 전하는 봄이의 당찬 한 마디, “알아서 자라기 싫다”는 말.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봄이가 좋았다. 당당하게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봄이의 태도, 봄이의 마음, 봄이의 삶. 책에는 어린이들이 저마다 자기 삶을 있는 힘껏 펼치며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어른으로서의 내 모습을 뜨끔하게 돌아보게 만드는 어린이의 말들 또한 성찰의 시간을 선사한다.

“적당히 꾸며내면 우리가 다 믿을 것 같아요?”

아이들 또한 빤히 안다. 어떤 어른이 진짜 자신을 존중하는지, 누가 나를 사랑하는지. 적당히 꾸민 말, 적당히 얼버무리는 태도는 결국 어른의 위선일 때도 많으니까.

*우리에게 펭귄이란
*고양이를 안아 보자
*아람이의 편지
*달팽이가 간다
*네모에게

다섯 개의 단편은 저마다 다른 빛깔로 반짝이는 성장을 담고 있다. 초등학생 어린이와 함께 이 책을 번갈아 읽었다. 어린이는 예쁜 색감의 표지 일러스트부터 어린이들이 자기 표현을 드러내는 내용까지 모두 ‘내 스타일’이라 이야기했다. 예전에 무척 좋아하며 읽은 『봄날의 곰』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좋다고 했다.

“응, 기다리다 네가 오면 눈에 띌게.”

책에는 누구보다 다정한 마음을 지닌 어린이들의 모습도 투명하게 빛난다. 펭귄을 만나고 싶은 마음, 달팽이를 걱정하는 마음, 고양이와 거북이 등 동물들을 생각하고 챙겨주는 작은 손과 그 손 안에 담긴 큰 마음을 떠올린다.

요즘 어린이와 함께 어린이책을 자주 읽고 있는데, ‘함께 읽는다’는 행위가 주는 기쁨이 매우 크다. 이미 세대가 매우 다른 우리 둘, 내 생각과 아이의 생각의 차이와 그 차이 안에서도 이어지는 교차점을 발견하는 순간들이 즐겁다. 이런 우리의 책 대화가 우리를 더욱 다정하게 이어줄 것만 같다. 오늘 밤엔 곽재식 작가님의 『괴물 과학 수사대』를 함께 읽어봐야지! 이 책은 또 다른 결로 매우 새롭고 재밌을 듯🙃✨

*위즈덤하우스(@wisdomkids_official) 어린이 서평단 활동을 하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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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가게 1 (리커버 에디션) - 시간의 마법, 이용하시겠습니까? 십 년 가게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사다케 미호 그림,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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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가게 1 20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도서지원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의 히로시마 레이코 소설『십 년 가게』 시리즈 1권:)

 

 

 

결코 버릴 수 없는 소중한 애착 물건이 있을까? 큰아이는 어릴 때 쓰던 좁쌀 베개를 정말 좋아했다. 베고 자는 것 하나 두드리며 안고 자는 것 하나. 하도 좋아해서 천이 금방 낡았고 몇 번 커버를 새로 사주거나 할머니께서 예쁜 천을 덧대어 퀼트 베개 커버를 입혀주시기도 했다. 그 작은 베개는 아직도 아이 침대에 있다.

 

작은아이는 경주 여행에서 샀던 하얗고 귀여운 고양이 인형 코코를 늘 안고 잤다. 하도 안고 자고 들고 다녀서 털이 뭉치고 꼬질꼬질해져도 그 아이가 그렇게 좋단다. 털을 회생시키려 깨끗이 씻고 빗질도 해주면서 눈동자가 에메랄드 색으로 빛나는 귀여운 고양이 인형은 여전히 아이 곁에 있다. 똑같은 인형을 찾아보려 했지만, 비슷하게 생긴 고양이 인형은 많아도 결국 같은 걸 찾을 수는 없었다. 그러니 아무리 새로운 인형이 생겨도 코코는 아이에게 유일한 고양이 인형.

 

이 예쁜 이야기책은 절대 버릴 수 없고 지키고 싶은 반려 물건을 10년간 대신 보관해주는 ‘십 년 가게’를 중심으로 다양한 의뢰인들의 이야기가 연작 단편으로 실려 있다. 어떤 책일까 하고 펼쳤다가 엄마가 그리운 아이가 성장해 본인 스스로 엄마가 되는 순간까지의 스토리에 마음이 핑그르르 흘러내렸다. 사랑하는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 채 자기중심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의뢰인에게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고,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더 깊어지고 성숙해지는 사랑 또는 우정,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 다양한 성장을 보여주기도 한다. 십 년 가게는 다양한 손님들의 스토리를 낡은 물건과 함께 차곡차곡 쌓아나간다.

 

10년이라는 시간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킬까? 10년 전의 나는 현재의 나를 얼마만큼 상상할 수 있었을까. 현재의 나는 10년 전의 내가 소중히 여기던 무엇을 완전히 망각하진 않았을까. 그렇게 귀했던 약속이나 절대 잃거나 잊고 싶지 않았던 소중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아련하면서도 애틋한 감정.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과연 무엇을 귀하게 여기며 하루를 살아가야 할까?

 

매력적인 외양의 마법사와 귀엽고 사람 같은 고양이 집사 카라시의 모습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재미. 어린이와 함께 읽고 함께 감동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책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정말 인기가 많은 책이라는데, 이번 리커버를 통해 처음 접한 책. 뭉클했다가 귀여웠다가 웃음이 났다가 함께 걱정하거나 감동 받기도 하면서 십 년 가게 손님들의 성장을 바라보는 게 즐거웠다. 마법사 ‘십 년 가게’의 시선과 마음이란 어떤 걸까 상상해보기도 하면서. 이어지는 후편 시리즈들도 읽어보고 싶다.

 

 

* 위즈덤하우스에서 귀여운 어린이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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