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교사북클럽 #너만모르는엔딩 #최영희 전성현의 ‘데스 타이머’와는 또 다른 결을 지닌, 유쾌하고 귀여운 청소년 SF 단편소설집. 사계절 교사 북클럽 겨울의 책은 SF 단편소설집이었다. 두 권의 책이 서로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어 두 권 모두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앞서 읽은 ‘데스 타이머’가 ‘만약’이라는 가정을 기반으로 서늘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차분하게 고민하며 상상하게 한다면 이 책은 솔직하고 유쾌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페이지를 터닝시킨다. ‘모로의 내일’ 표제작 최영희 작가님의 2018년 소설집이다. ‘모로의 내일’을 읽으면서 꼰대들의 목소리에 대해 생각하고, 내 안에 내재된 구태의연함이나 권위성을 돌아보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책을 펼쳤다. 귀여운 표지부터 시작해 다소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책이라 웃으면서 재밌게 읽었다. 외계인의 지구 습격 사유는 “요즘 중2들 무서워서 외계인도 안 쳐들어온다”는 학부모들의 푸념을 오해한 것 때문이라니. 현실 중학교 2학년 담임이자, 작년 한 해 중2 전담 수업을 한 내게 지구의 비밀병기가 ‘중2’라는 설정은 피식 입꼬리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었다. 중2에 대한 여러 다양한 말들이 있지만 내가 함께하는 열다섯 살 08년생들은 무섭지도 거칠지도 않고, 자기 삶을 소중히 여기며 힘껏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이다. 멀리서 대충 바라보고 한 줄의 문구로 단순화하기에 우리 아이들은 한 명 한 명 다르고 저마다 입체적인 자기만의 삶을 이끌어가고 있다. 그런 우리 아이들을 외계인에게 소개한다면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다섯 편의 단편소설들은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아이들이 경험하고 고민할 수 있는 소재를 바탕으로 서술된다. 삼디다스 슬리퍼와 외계인의 교신을 이야기하면서 천편일률적으로 개성을 잃어가는 상황을 생각하게 하거나, 외계인에게 의뢰해 미래를 설계하고 민아와의 결혼 확률을 제로로 만든 이후에야 민아를 사랑하게 되는 호재를 통해 시간 개념과 연결한 삶의 선택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특히 정상과 비정상, 다수와 소수에 대한 문장에 담긴 작가의 생각이 마음을 울린다. 유쾌하게 웃으면서 재미와 상상력, 현실에 기반한 청소년들의 삶에 공감하며 입체적으로 펼쳐지는 여러 측면을 감상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정상이란 다수의 개념이자 다수를 위한 개념이다. 단 하나의 존재를 위한 개념이 될 수 없다." _ p.49* 사계절 교사 북클럽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