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타이머 사계절 1318 문고 138
전성현 지음 / 사계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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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교사북클럽 #데스타이머 #전성현

“만약 소원을 이루어주는 포춘쿠키 자판기가 있다면?”
“만약 내가 인터넷 속에 갇힌다면?”
“만약 신종 변이 바이러스에 걸린 학생들을 따로 격리하는 학교가 있다면?”

일곱 편의 단편에 담긴 일곱 가지의 가정들이 손길을 붙잡는 책. 짧은 이야기마다 상상할 수 있는 현실적 가정들이 담겨 있어 질문을 던지며 혹은 질문에 답하며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었다. 표지에 담긴 타이머를 바라보며 죽음의 시간이 다가오는 타이머 앞에서 어떤 삶의 시간을 보내야 할까 상상해보기도 하며.

작품들은 피부에 와닿을 만큼 현실적인 시간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생태 오염으로 인한 고통, 신종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 인터넷 속에 갇힌 현실적으로 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실제와 가상, 현실과 환상 사이의 연결 또는 해제 등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10대 청소년들이 경험할 수밖에 없었던 어려움들이 그려진다. 몇 년째 감염병은 우리의 생활과 생각을 매우 많이 변화시키고 있고, 일상적 소셜 미디어 사용에서 겪을 수 있는 해킹 상황이나 줌 수업에서 경험하는 비대면 상황, 감염병으로 인한 격리 조치와 이로 인한 두려움 등 청소년들의 삶이 고스란히 소설의 상황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희망일까, 절망일까. 과연 우리에겐 선택의 기회가 남아 있을까.

책은 초등 고학년부터 청소년들의 시선에서 상상하고 고민할 수 있는 주제와 질문으로 시작한다. SF소설이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인 현상 또는 상황을 바탕으로 시작하기에 각각의 스토리에 쉽게 몰입할 수 있다. 가정은 결코 쉽게 입증해낼 수 없다. 입증해내기 어렵고 풀어가기 어려운 가설들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까 계속 손을 꼭 쥔 채 읽어나갔다. 짧고 인상적인 제목들도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했다.

*포춘 쿠키
소원을 이뤄주는 포춘 쿠키 자판기, 우리는 과연 삶에서 행운을 발견하는 눈을 지니고 있는가.

*가설의 입증
가설을 입증할 다수의 표본, 그 안에서 인간은 존엄할 수 있을까.

*유진의 계정
계정을 해킹 당한 적이 있는가, 가상 공간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가.

*패러데이 상자
실시간 온라인 수업, 우리가 그 상자 안에 갇힌다면?

*데스타이머
시시각각 줄어드는 데스타이머, 예측수명 D-1. 만약 내가 내일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내 선택은?

*드림캐쳐
진실은 무엇일까. 우리가 보는 것은 꿈인가, 현실인가. 우리가 보는 진실이 과연 참인가. 눈앞의 상황이 진실이라면 우리는 이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감당할 용기가 있는가.

*포틀랜드
죽음의 순간, 우리는 이를 어떤 태도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책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계절 출판사 인스타그램을 통해 작가와의 만남 온라인 북토크가 열렸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작가님들의 SF를 꽤 여러 편 접했지만, 전성현 작가님의 SF소설들은 또 다른 새로운 개성이 느껴져서 온라인 북토크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기대했다. 일단 첫 감정은 놀라움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이 남성일 거라 생각했다. 중성적인 느낌의 작가님 성함 때문이었을까? 일곱 편의 단편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 남성이 제법 등장하기도 했고, 문학 작품이면서도 상황 설정과 전개를 마주하며 나도 모르게 그리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 내 편견을 돌아봄과 동시에 단편 하나하나마다 들어있는 현실적 묘사와 반전 또는 냉혹한 현재를 생각하게 하는 결말들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생각하게 되는 북토크였다. 아직 SF소설을 크게 접해보지 않았거나 SF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또한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이 중 한 편을 선택해 함께 읽고 독서토론하는 수업을 기획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긍정을 그려보며.

*사계절 교사 북클럽에서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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