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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의 힘 - 조직심리학이 밝혀낸 현명한 선택과 협력을 이끄는 핵심 도구
박귀현 지음 / 심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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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책을 읽을 때마다 인간의 배타성에 대한 외국과 우리나라의 관점에서는 해상도 차이가 난다. 좋은 책,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고 그에 따르는 설득력이 있는 책이라 더더욱 그렇게 생각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조그마한 땅덩이에서 양옆으로 두들겨 맞고 살아남기에 너무 바빴던 모양이다. 그러는 사이 서양에서는 대륙을 넘어 피부색이 다른 두 집단이 만나지 않았는가? 만났을 뿐더러 한 쪽이 다른 쪽을 속이고, 등쳐먹고, 폭력으로 굴복시키고, 여타 많은 일이 일어난 모양이다. 그에 따라 어떤 차이들이 인간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훨씬 더 많은 연구와 논의가 이뤄진 느낌이랄까. 다음에 한국에서 나온 집단 심리학이나 행동 경제학 책이 있으면 인간 심리를 다루는 방식에 대해 비교해 보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며 얼마 전 한창 핫했던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책 생각이 많이 났다. 집단의 배타성과 그에 따르는 이익, 그 원인을 살피는 등 두 책에는 겹치는 부분들이 있다. 차이라면 역시 분류번호겠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가 순수 학문이라면 <집단의 힘>은 공학에 비유할 수 있다. (<다정~ >이 당연히 400번대 분류일 줄 알고 찾아보았는데, 알고 보니 사회 과학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순수 과학이라기엔 근거가 조금 빈약하고 작가의 인간찬가적 주장이 많은 것에 따른 분류로 보인다.) 생산성과 문제 해결이 목표라면 <집단의 힘>을 더 추천하고 싶다!

재미있게 쓰여진 책이다. 읽으면서 기시감이 느껴져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더니,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마이클 샌델 교수와 닮았다. 한국에서는 (사실 전 세계적으로)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하다. 그 외에는 <정치와 도덕을 말하다>, <공정하다는 착각> 등도 재미있다. 다양한 사례들을 흥미롭게 제시하고 그 사례들을 말하고자 하는 바와 밀도 있게 엮어 나가는 능력이 뛰어나다. 대단히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책으로, 심리학 책을 찾는 분들은 물론이고 흥미진진한 책을 찾는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에게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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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이 라이카 토마토 청소년문학
김연미 지음 / 토마토출판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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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라이카는 지구를 구하겠답시고 어떤 외압도 없이 아내와 어린 아이를 두고 우주로 떠난다. 남겨진 벨카는 어머니일랑 아랑곳 않고 자아 정체성의 확립과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 해소를 위해 우주로 떠난다. 또 다시 남겨진 어머니는 어떻게 됐을까? 모른다. 중요한 건 벨카가 아버지를 위해 메시지를 남겼고 아버지는 그 메세지를 이정표 삼아 남은 삶을 살아간다. 성장물에서 아들은 꼭 아버지보다 나아야 한다는 법칙이라도 있는 건가?

 

 약간의 반전적 요소가 있기는 한데 대단히 신선한 건 아니고, 아무튼 그렇게 해피엔딩. 책장이 덮힌다. 표지 너머의 나만 몹시 황당해진다. 이 가족 구성원은 셋이 아니고 둘인 모양이지? 모든 창작물에서 조연이 매력적이거나 일정량의 분량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 이렇게까지 20년 전의 촌스러운 할리우드 클리셰의 총집합일 수가 있는 걸까? 이렇게까지? 1973년작 소설이라고 해도 믿겠다. 그렇다. 다 어디서 본 내용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이 소설에서 어머니의 분량에 화가 난 이유는 아버지와 아들의 서사가 너무나 진부한 나머지 그걸 타파할 수 있는 유일한 역할을 어머니가 맡았어야만 했는데, 그녀에게는 이름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조명한 인물은 평면적이고 서사는 보잘것없다. 현실적일지는 모른다. 하지만 독자를 설득하거나 유혹하기 위해서는 대단히 이기적이거나 조금쯤 비인간적일 필요가 있는 법이다.

 

자, 이렇게 앞뒤 가릴 것 없이 떠난 둘만의 우주. 둘만의 그리움에는 과분한 우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떠날 바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머물겠다고 생각할 수는 없는 걸까? 떠난 곳을 향해 가는 여행은 비합리적이다. 그 비합리를 상쇄할 매력을 찾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박사는 생각보다 의연했다. 바꿀 수 없는 사실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기로 한 것 같았다. 그러나 라이카는 그런 그의 태도가 오히려 더 혼란스러웠다. 두 사람은 많은 것을 걸고 스스로를 희생해 가며 여기까지 왔기 때문이다.

“그럼 우린 이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라이카는 놀랍도록 차분한 박사에게 되물었다. 박사는 절망적인 얼굴로 묻는 라이카를 향해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실패 역시 유의미한 결과입니다. 여러 선택지 중 오답 하나를 지울 수 있으니까요.”

p.159

 

 



닉만이 어스름한 새벽이 밝아 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우두커니 앉아 있을 뿐이었다.

“인간은 참 불편해. 나는 이 행성도 내 집같은데 말이야.”

p.161

 

 

 

 

출판사에게 무상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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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부아 에두아르 -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이혼했다 프랑스 책벌레
이주영 지음 / 나비클럽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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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사랑하는 당신이 당신일 수 있도록

K 우리가 나눈 것이 사랑일 수 있도록



유광에 반짝거리는 검은색 표지에 종이를 찢고 나온 것처럼 처리된 제목. 디자인 업무에 종사하는 직군의 에세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표지가 세련됐다고 생각했다. 어라,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찢어진 느낌은 무광 표지가 더 잘 맞았을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반짝이는 재질이 글의 내용과 어울리는 것 같다. 반짝반짝, 이 단어가 저자의 삶과 함께하므로.






이주영 씨의 문체에는 유머와 위트가 풍부하다. 스무 살 이후 일본에서 공부하고 이탈리아, 그리고 프랑스를 넘나들며 다채로운 일상을 겪은 덕분일까. 흘러가고 떠돌아다니는 삶, 그리고 어느 날 내리게 된 결혼이라는 닻. 그 땅은 양지바르고 올바르게 느껴졌다. 저자의 애정이 책을 읽는 동안 전염되어서, 나는 가본 적도 없는 프랑스와 만나본 적 없는 에두아르를 조금쯤 좋아하게 되었다. 참, 근데 이거 에두아르와 이혼한 얘기다.



<오르부아 에두아르>는 섬세하지만 골때리는 남편과의 결혼 생활을 정리하며 겪은 일과 스스로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이주영의 프랑스 책벌레 시리즈 세 권 중 마지막 권이다. 결혼, 연애, 그리고 이혼. 하지만 완결은 아니다. 결정판이다. 이 정정(訂正)은 이혼이 삶의 종말은 아니라는 생각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혼은 삶의 종말이 아닐 뿐더러 사랑의 종말 역시 아닌 것 같다. (사실 이주영 씨에게는 어떤 것도 사랑의 종말은 될 수 없어 보인다) 그보다는 잘 묶은 신발 매듭에 가깝다. 그 신발을 신고 다시 걸어간다. 그리하여 이주영 씨의 이혼은 끝이라기보다 새로운 시작이 된다. 진부하지만 그렇다.



p.96

인내심은 비교적 긍정적인 이미지를 지닌 단어지만 지나친 인내심으로 인해 삶이 공허해지고 무료해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것 같다. 공허와 무료가 누적되면 사람이 피폐해진다는 것 또한 모르거나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용기를 내는 일은 상당히 어렵다. 어려운 일은 반드시 해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쉬운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p.39

“한쪽엔 눈알이 있는데 한쪽은 그냥 하얀색이라 균형이 안 맞아. 내가 거즈 위에 눈알을 그려 넣어도 될까?” ”안 돼.” ”난 이제 부모도 없는 고아인데…. 불쌍한 친구 소원 하나 못 들어주냐?”



이 책은 발랄하다. 통통 튄다. (사실 조금 골때린다.) 아무튼 슬프고 비참한 이혼 얘기가 전혀 아니다. 저자는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를 이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는데, 그 문장을 읽고 이 책의 주제가 하나로 정리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삶은 계속되고,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것. 같은 장소로 돌아온 기분이 들더라도 고도가 달라졌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사랑했던 타인과 그 세계를 지반으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것. 이혼을 말하는 도서지만 결혼 장려글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사랑과 가족에 대한 예찬이 있었다.



p. 30

“오늘은 해물 파스타를 배울 거에요.“ (…) ”스파게티를 쓰면 안 되나요?” “안 될 건 없지만, 덜 맛있어요. 다만 펜네나 푸질리 같은 짧은 파스타는 해물 파스타에는 절대 사용하지 않으니 주의하세요.” “왜죠?” ”나도 몰라요. 이탈리아인들이 그렇게 하니까 나도 그냥 따라하는 거예요. 왜 웃어요? 내 대답이 거지 같나요? (…)”



이처럼 몹시 로맨틱하고 섬세한 이들의 연애담 (결혼 후에도 연애할 수 있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결혼 생활’이라고 읽어도 좋다.) 을 읽다 보면 대체 왜 이혼하게 된 것인지 의문이 든다. 사유는 50페이지 즈음에 슥 밝혀진다. 통통 튀는 발랄함, 그 독특한 탄성은 사실 밑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에너지였을까.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1년간 서서히 삶을 잠식한 무기력. 공허. 헐거워지는 닻. 하지만 작가는 어느 날 찾아온 ‘살아 있다는 감각’을 부여잡고, 다시는 잊지 않기 위해 더 열렬히 자기 자신이 되려고 한다. 경직된 결혼 ‘생활’이 영 맞지 않았다고나 할까. 그래서 읽다 보면 작가가 남편이나 결혼에 부정적이지 않다.



p.182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나의 이런 행동을 용기라고 말하지만 그건 용기가 아니라 지친 사람에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인 자신의 삶에 대한 ’방관‘이었다. 자신을 놓아버리고 싶은 지친 마음이었다.



세계 각국을 돌아 다니며 혼자 살아온 삶이 작가의 가치관에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었을까? 나는 이 에세이가 대단히 독립적인 여성이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어서 새로운 모험을 떠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이주영 씨는 상대가 에두아르라 이혼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이주영이기 때문에 이혼한 것 같다. 작가는 ‘복귀’라고 표현했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되돌아가는, 되짚어 돌아가는 것과 같지 않다. 발자국을 이정표 삼아 낯설게 갈 것이다. 같은 장소에 가더라도 다른 걸 볼 것이다. 그래서 인생은 혼자 사는 곳이지만 가족은 아름답다고, 더 이상 함께 있지 않아도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나는 이런 작가의 약력과 생각이 대단히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프랑스에서 12년을 살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오히려 프랑스로 이 끌리게 된 것일까. 자유의 나라에서 온 자유로운 여자. 그가 연인에게 남긴 마지막 인사.

사랑의 온도, 이별의 품위, 다시 살아갈 용기.

그리고 이륙을 위한 이별에 관하여.

<오르부아 에두아르>다.



p.106

에두아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신의 명예를 위해 지난 11년 동안 그랬듯 전시회에 다니고 연극과 오페라를 보며 책을 읽어달라고. 반드시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만 커피를 마시고,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내가 잘하는 디저트를 만들어주라고. 한국에 가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멈추지 말아달라고, 좋은 작가가 되어달라고 했다. 당부에 가까운 말을 하던 그가 내게 물었다. ”나는 너의 명예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금처럼 미친 책벌레로 살아주면 돼. 나는 내가 프랑스 책벌레 에두아르의 아내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명예로워.” 에두아르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p. 231

Edouard, Here, I am, I am still Here and I will be Here. I will always be Here.



p.s. 구두끈에 관한 이야기는 작가 브런치에 있는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체험판에서 읽을 수 있다. 다음 링크.

https://brunch.co.kr/@juju0430/1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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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과 레코드 - 70장의 명반과 140가지 칵테일로 즐기는 궁극의 리스닝 파티 가이드
안드레 달링턴.테나야 달링턴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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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목차를 훑어본 순간부터 이 책에 몹시 지대한 관심을 가지기로 결심했다. 롤링 스톤즈와 레드 제플린, 핑크 플로이드를 들으면서 마시는 칵테일이라니. 내가 대단한 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사기급’의 라인업이 아닌가. <칵테일과 레코드>, 이 책의 제목이다. 뭘 좀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의 제목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이해할 것이다. 덧붙이자면 이 서평은 4챕터, 유혹의 186쪽에서 소개된 조니 미첼의 「Blue」 앨범을 들으며 작성되었다. 너무 바쁘셔서 글을 다 읽을 시간이 없는 분들은 그 앨범 이름 하나만은 기억하고 가시길 바란다. 가장 좋아하게 된 곡은 첫 트랙인 ‘All I want.’



p.186

“이름이 「Blue」인 만큼 이 앨범은 온통 비 오는 날 같은 느낌이겠거니 생각할 수 있지만 우울한 느낌이 조금 있기는 해도 수록곡들은 햇빛에 흠뻑 젖어 있다. (⋯) 우리가 이 앨범에 노래를 깊이 새겨 듣는 것을 즐기는 이유는 이렇다.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은 이 앨범에 수록된 곡은 하나하나가 미첼의 개인 소지품으로 가득한 서로 다른 색깔의 방처럼 느껴진다. 옛 편지, 꽃, 시, 손으로 뜬 스웨터, 프랑스 산 오드콜로뉴… 이런 것들이 노래 전체 골치 흩어져 있으면서 회원에 잠긴 내밀한 인물화를 만든다. 한없이 로맨틱한 기분이 들 때는 「Blue」를 듣는다.”



<칵테일과 레코드>, 안드레 달링턴 · 테니아 달링턴 지음, 그리고 아주 아름다운 표지.




186쪽, 조니 미첼의 「Blue」.



이 책의 구성

록, 댄스, 칠(Chill), 유혹의 네 개 장으로 나누어 소개되어 있다. ”앨범마다 아티스트와 앨범에 관한 해설이 있고, 파티를 위한 아이디어도 함께 소개(p.10, ‘이 책의 구성’)“했다고는 하지만… 이 책을 수정 없이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저자들의 ‘마니아적’ 특성을 응원하는 바이나 실제 파티에 적용하려면 사전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리스닝 파티에 초대된 사람들에게 고지 없이 하드 록을 틀면 구성원들 간 의견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펑크 록은 쿨하다. 이기 팝은 더더욱. (다들 알다시피, 이런 식으로 주정뱅이들 간에 싸움이 시작될 것이다. 주의하라!)



술이 있는 리스닝 파티를 여는 법

페이지 11쪽. 읽어 보니 책만의 영업 비밀인 것 같으므로 자세히 적지는 않겠다. 중요한 것은 철저한 사전 준비, 그리고 맛이는 칵테일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1컵’은 240ml라는 것도 잊지 말길!



2가지, 3가지 재료로 만드는 맛있는 칵테일

페이지 12쪽. 보아하니 이것도 또 다른 영업 비밀인 듯하다. 재미있어 보이는 이름은 그레이하운드, 보일러메이커, 플레임 오브 러브. 하지만 개인적으로 반드시 먹어 보기로 다짐한 것은 레드 와인 핫 초콜릿이다. 혈관 따위 신경 쓰지 않고 마시멜로를 잔뜩 곁들일 것을 약속드린다. 그리고 노래가 Iggy Pop의 The Passenger로 넘어갔는데 이것도 완전 쿨하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All I Want가 끝났을 법하니 다음 노래로 이걸 틀면 된다.



노래 목록들 (1~4챕터)

완전 쿨하다. 하지만 어떤 노래들은 어떤 사람들에게 다른 노래보다 조금 더 쿨하다. 그렇다. 난 록 팬이다. 편파적인 심판이므로 판정은 이쯤 하겠다.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Iggy Pops의 The Passenger다. 그 다음은 Lust for Life다. 몹시 신난다. 그리고 롤링 스톤스⋯ 레드 제플린⋯ 건즈 앤 로지스⋯ 넘어가자.

Green Day의 Bulevard of Broken Dreams!



바의 비전

총 224쪽의 페이지 가운데 약 200쪽을 음악에 할애한 시점에서(물론 칵테일 재료도 작성되어 있기는 하다) 이 책은 음악에 대한 사랑 고백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지만, 그래도 ‘칵테일‘을 빼먹지는 않는다. 집에서 칵테일을 만들 때의 팁들이 첨부되어 있다.



찾아보기

어머나. 친절하셔라.



그리고 마음들

 CD 이후 세대에 태어났다. MP3에 종말을 고하고 스트리밍(심지어 블루투스로도!) 무손실 음원을 지원하는 시대. 그러나 놀랍게도(미안합니다) 여전히 살아있는 비틀즈. 아직도 LP판을 판매하는 테일러 스위프트. 살아본 적 없는 시대에 향수를 느낄 수도 있는 걸까. 상황에 맞는 수만 개의 플레이리스트가 유튜브에 흘러가는 가운데, ‘레코드’가 주는 감각에 대한 그리움은 어쩌면 온전히 선택하고 조성한 자신만의 시공에 대한 갈망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주 분명하게도, 어떤 사람들은 술과 음악을 자기만의 방에서 빼놓지 않을 터다. 사랑스러운 인류의 가장 오래된 유희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


 저자들의 깊숙한 애호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칵테일과 레코드는 어쩌면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논알콜 맥주여도 괜찮을 것이다. 오래된 고전 무성 영화여도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것을 가까이 두려는 마음만은 결코 잃지 말아야 한다. 왜냐면 사랑과 용기가 전부니까. 거짓말 같지만 정말로.


 이제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지킬 용기를 줄 마법의 액체와 노래에 관심이 생겼다면, 이 책을 책장에 꽂아 보는 것은 어떨까?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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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안전가옥 오리지널 27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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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꿰매는 법 1. 환자를 데리고 2. 병원에 간다 3. 꼼꼼히 꿰맨다 0. 환부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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