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어가 된 조선 유학자, 윤휴 - 왕과 사대부, 그리고 사관마저 지우려 했던 조선 최초의 자유로운 사상가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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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벌대의를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 사대부들의 이중 처신이었다. 말로는 북벌을 외치면서도 내심으로는 북벌은 꿈도 못 꾸는 겉 다르고 속 다른 이중 처신이었다. 이런 사대부 대신에 윤휴가 주목한 세력이 백성들이었다.

“신이 일찍이 생각하기를 지금 사대부들은 그 마음속에 이해가 엇갈리고 보고 들은 것이 지식을 가리기 때문에 의논이나 행동이 본심을 잃는 경우가 있습니다.

서민들은 비록 무식해도 하늘이 부여한 성품이 어둡지 않아 지극히 어리석은 듯하면서도 신령하고 정성을 다하면서 신의가 있습니다.” 겉 다르고 속 다른 사대부 대신에 윤휴는 백성들에게 희망을 걸었다. 바로 그 백성들이 북벌의 주체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신분제를 해체해야 조선이 살아난다> 중에서

윤휴의 죄는 세 가지였다.

첫째, 신성불가침의 영역인 주자의 학설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독보적인 학문 세계를 구축하고자 한 죄, 둘째 서인 당파의 당론이었던 북벌 불가에 저항하며 조선을 동아시아의 맹주로 만드는 부국강병을 도모한 죄, 셋째 사대부 계급의 특권을 타파하고 반상과 남녀의 차별을 넘어선 세상을 실현하려 한 죄.

이 때문에 윤휴는 죽어야 했고 그 이름은 조선 최대의 금기어가 되었다.

윤휴 그는 누구인가? 본관은 남원(南原). 초명은 윤갱(尹鍞). 자는 희중(希仲), 호는 백호(白湖)·하헌(夏軒).

이조참판 윤호(尹虎)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윤희손(尹喜孫)이다. 아버지는 대사헌 윤효전(尹孝全)이며, 어머니는 첨지중추부사 김덕민(金德民)의 딸이다.

윤휴의 집안은 선비 가문으로서, 고조부인 윤자관(尹子寬)은 조광조(趙光祖)의 문인으로 기묘사화에 연루되었다. 증조부는 성균관 생원으로 벼슬에 나가 이조참판에 이르고, 할아버지는 이중호(李仲虎)를 사사하였다.

아버지는 서경덕(徐敬德)의 문하인 민순(閔純)에게 수학하고, 1617년(광해군 9) 대사헌으로서 대비의 유폐를 반대하다가 경주부윤으로 밀려났다. 1623년 인조반정이 일어나 아버지의 계열인 소북이 자멸하자 당색에 구애받지 않는 입장이 되었다.

어린 시절의 학업은 외할아버지의 훈도가 있었을 뿐 거의 독학하다시피 하였다. 그러나 윤휴의 학문은 1635년(인조 13) 19세 때에 이미 10년 연장자로 당대의 석학이던 송시열(宋時烈)과 속리산 복천사(福泉寺)에서 만나, 3일간의 토론 끝에 송시열이 “30년 간의 나의 독서가 참으로 가소롭다.”고 자탄할 정도로 높은 경지에 이르고 있었다.

권시(權諰)와 처남인 권준(權儁) 그리고 이유(李유)·장충함(張沖涵)·이해(李澥) 등 남인계 인사들과 교분이 특별했으며, 서인측 인사들과도 1659년(효종 10) 43세 무렵의 기해예송 이전까지는 친교가 잦았다.

이 책의 저자 #이덕일 에 따르면, 윤휴를 말하는 것은 단지 오래 전에 잊힌 한 흥미로운 인물을 재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조선 후기부터 일제 강점기를 거져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 왜곡된 정치 현실과 역사를 바로잡는 일인 것이다. 그렇기에 역사가 이덕일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윤휴를 주목해왔다.

이덕일은 “윤휴가 사형당한 후 조선은 침묵의 제국이 되었다. 더 이상 그와 같은 생각은 허용되지 않았다. 윤휴와 같은 생각은, 특히 그런 생각을 표출하는 것은 사문난적으로 가는 초청장이고, 저승으로 가는 초청장이었다."라고 주장한다.

그만큼 조선 후기 사회는 다른 생각을 전혀 허용하지 않는, 아주 경직된 사회였던 것이다.

이 책에서“과거에서 현재를 보고, 미래를 조망한다.”는 그의 역사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일독 하기를 권하고 싶다.

📚 책속으로:

윤휴는 소주를 많이 마신 후 사약을 들고 운명을 마쳤다. 학문과 북벌대의와 백성들의 민폐 제거에 바친 인생이 이렇게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것이다.

야사에는 윤휴가 사약을 마시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전한다. “나라에서 유학자를 쓰기 싫으면 안 쓰면 그만이지, 죽일 것은 무엇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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