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식당 개성밥상 - 고려의 맛과 멋이 담긴
정혜경 지음 / 들녘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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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혜경은 식품영양학자다. 음식을 영양소로 보고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학문을 연구한다. 그러나 ‘한식 전도사’를 자처하는 저자에게 밥은 그저 열량과 영양소를 제공하는 식재료에 그칠 수 없다. 사람들은 한식의 특징으로 발효음식을 들기도 하고, 매운 음식을 들기도 한다.

밥상에 둘러앉아 함께 먹는 문화를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식의 가장 큰 특징은 밥을 먹기 위해 국과 반찬 같은 부식을 먹는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식사에서 왕 중 왕은 밥일 수밖에 없다.

요즘 ‘혼밥’ ‘혼술’은 젊은이들에게 일상적인 일이 되어가고 있다. 고려 시대 사람들도 혼술을 하고는 했는지, 그 역시 혼자서도 술을 즐겼고 이를 시로 남겼다.

짙은 술 익자 친구 기다려지는데
濃醅始熟待交親
어떤 사람이 이런 산인 찾아줄까
肯有何人訪散人
홀로 술잔 기울인다 웃지 마오
莫笑孤斟猶得醉
손이 주인 노릇하고 입이 손님 노릇하는 것을
手能爲主口爲賓

음식에는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힘이 있다. 음식은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념, 체제 문화의 간격을 뛰어넘는 유일하고도 매력적인 매개체다. 또한 음식은 어떤 약으로도 치료할 수 없는 우리의 마음을 달래주는 영혼의 치료제이기도 하다.

흔히들 ‘이 시국’이라 부르는 요즈음, 정치·경제·사회·문화 대부분이 얼어붙어 있고 남북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경색되어 있다. 이토록 모두가 어려운 와중에도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것은 음식이다.

이 책은 저자가 수년간 자료를 모으고 연구한 끝에 세상에 선을 보이는 역작이다. 이 따뜻한 밥상에는 다양하고 건강한 재료로 만든 담백한 음식 이야기는 물론, 그 음식들을 제 나름대로 즐겼던 고려의 문인 이규보, 목은 이색, 마해송 선생의 글과 함께 황진이와 개성 실향민이었던 박완서 선생을 위한 밥상을 정겹고 진솔하게 차려내었다.

저자 #정혜경 은 1990년대부터 서울의 식문화를 연구하기 시작하여 이후 30여 년간 한식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학자이자 교수다.

그녀는 한식의 역사와 문화, 조리법은 물론 음식에 얽힌 사소한 이야기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으며 세심하게 연구하였다.

저자는 그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 민족이 사랑해온 음식에 관해 기술하며 <밥의 인문학> <고기의 인문학> <채소의 인문학>을 펴냈다. 그리고 이제 우리들 앞에 민족의 소울푸드인 ‘개성음식’을 소개하며 우리에게 의미 있는 밥상은 무엇이며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그 길을 찾아가는 나침반을 제공해 준다.

이 책을 통해 고려와 개성 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접해본 적이 없는데 많은 것을 알게된 소중한 책이였다.

📚 책속으로:

식해는 생선을 발효시킨 발효식품이고,식혜는 다당류인 쌀을 엿기름을 이용하여 효소 분해해서 단당류로 만들어 단맛을 낸 당화 식품으로 보아야 한다.

조청 역시 쌀을 엿기름으로 당화시킨 음식이다. 일부에서는 식혜와 조청을 발효음식으로 소개하기도 하는데, 당화음식을 발효음식이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P.S: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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