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주의보 - 제8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이금이 고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양양 그림 / 밤티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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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이금이 작가의 동화집이다. 이번에 다시 개정판으로 나온 책인데, 지금 시대에 맞게 이금이 작가가 단어와 설정을 바꿨다고 한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원작을 읽어보고 싶다.

<건조주의보>는 가족 중 자기만 건조하지 않은 것 같아 소외감을 느끼는 아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누나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안구 건조증, 아빠는 피부 건조증, 엄마는 구강 건조증으로 힘들어 한다. 주인공은 가족들이 자기한테는 관심도 없고 누나만 좋아하는 것 같아 질투를 낸다. 이런 감정은 보편적인 감정을 불러일으켜서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많이 공감할 것 같다. 마지막에 주인공을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주인공에게 건넨 “넌 마음이 건조해!”라는 한 마디에 갑자기 기뻐한다. 여자아이가 주인공에게 좋아한다는 마음을 표현하는데도 계속 눈치가 없자 마음이 메말랐다고 해도 계속 못 알아듣는다. 주인공은 자기를 좋아하는 아이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고 그저 건조하다는 말에 뛸듯이 기뻐한다. 이런 맛에 동화를 읽는 게 아닌가 싶다. 예상치 못한 전개와 엉뚱한 마음이 표현되어 읽다보면 미소가 절로 나온다.

<닮은꼴 모녀>에서는 코미디언이 되고 싶은 여자아이가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자 엄마는 관심도 없는 것 같아 서운해하는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공부보다 친구들을 재미있게 해줄 때 큰 기쁨을 느끼는 주인공이 개성있는 얼굴이 싫어진다. 좋아하는 아이가 생겼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그 아이의 학습지 선생님이 주인공의 엄마다. 학습지 선생님을 존경한다고 수업 시간에 발표한 장면을 보고 주인공은 의아해한다. 자신이 알던 공부만 강조하는 엄마와는 아예 다른 사람이 자신의 엄마였다는 사실에 놀란다. 이 글을 읽으며 우리는 가족끼리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만 또 그렇지 않다는 지점도 알게 된다. 제 3자로부터 들은 이야기 하나에 놀라고 다시 보이는 면이 많을 것이다.

이 외에도 재미있는 글이 세 편 더 수록되어 읽는 재미가 있었다. 짧은 글을 하나씩 읽으며 긴 여운이 남아 바로 쭉 읽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한 작품씩 읽고 천천히 감동받을 수 있어서 계속 읽고 싶은 책이다. 역시 명성대로 어린이의 마음을 잘 헤아리면서도 감동이 밀려오는 글을 쓰는 이금이 작가다. 일상을 살아가며 이런 작품을 읽으면 자연스레 나의 어린 시절도 생각나고 지금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도 떠오른다. 그래서 내가 동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 좋은 작품을 읽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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