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숙 작가의 신간 <아이들이 돌아온 학교>를 읽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라는 시리즈 중 한 권이다. 박현숙 작가의 책 중 나는 <구미호식당> 시리즈를 좋아했다. 그래서 이번에 서평단 책으로 같은 작가의 책을 받을 수 있어서 기대감이 컸다.늘 그렇듯 아이들이 겪는 문제와 갈등을 아주 잘 그려내 가독성이 좋아 잘 읽힌다.이번 책은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를 다루었다.얼마 전 전학을 온 성우라는 아이는 학교에서 잠만 잔다. 아이들은 성우가 왜 그러는지 궁금해하고, 어느 날 등굣길에 성우 엄마로 보이는 아주머니에게서 떨어진 금으로 만든 책갈피를 서림이는 어쩌다가 성우 책상에 다시 밀어 넣으려 한다. 그냥 책갈피만 달랑 넣어두기가 애매해서 다른 종이에 써서 테이프를 붙여 봉투를 만들어 넣어 놓는 걸 다른 친구가 보게 된다. 순식간에 금색 책갈피가 고백 편지라는 소문이 나게 된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서림이가 성우에게 고백을 했다가 차였다는 소문까지 난다. 초반 이야기의 설정이 흥미로와서 아이들이 읽으며 다음 내용을 많이 궁금해할 것 같다. 신간의 서평단 책이기에 내용을 밝힐 순 없지만 계속 오해가 생기고 소문이 나는 상황이 답답하기도 하고 안쓰러워서 당장이라도 책 속 친구들에게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다.박현숙 작가는 명성대로 어린이 책을 정말 잘 쓴다고 다시 느꼈다. 어린이들이 받은 상처와 이유, 속상한 마음을 생생히 보여준다. 요즘 아이들이 겪는 고민을 보여주는 구절을 조금 옮겨 본다.79쪽“성우 엄마는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요? 아들이 모든 것에 다 흥미를 잃었으니, 밥 먹기도 귀찮아하고 학교 가는 것도 귀찮아하고 친구도 귀찮고 뭐든 다 귀찮아하니, 아무것도 안 하고 잠만 자고 싶다고 말한대요. 이제 성적으로 아이들을 평가하는 학교는 없잖아요. 그런데도 성적 때문에 받았던 상처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으니 학교를 바꿔보려고 전학까지 온 거예요. 계속 12등급만 받으면서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고 정말 상처를 많이 받았었나 봐요. 별명이 ‘12등급’이었대요. 성우가 다니던 학교가 성적을 유난히 강조하던 학교였다고 해요. 이곳으로 와서 미술 학원에 갔을 때 꽤 좋아했다는데 하루 갔다 오더니 또 안 간다고 한 대요.”이 내용을 읽으며 떠오른 몇 명의 학생들이 있다. 내가 정말 좋아하던 한 친구는 공부를 따라가기 힘들어 학원을 두 달 전에 그만두었다. 가르치는 입장에서 어떻게든 같이 공부하자고 해보고 싶었지만 스스로 다른 친구들보다 잘하지 못하고 학습 내용은 점점 어려워져 부담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 아이가 책 속 성우처럼 뭐든지 다 귀찮아하고 잠만 자는 아이로 지내지는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려고 다른 방법을 찾아 자기 수준에 맞는 학습 방법을 찾으려 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어린이를 좋아하기에 어린이책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라 이번에도 느낀 점은 비슷했다. 저마다 다른 문제로 힘들어하는 어린이들이 스스로 표현을 해줬으면 좋겠고 친구들과 가족들과 대화를 더 많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느끼며 너무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책 선물을 하고 싶은 5학년 학생이 떠오른다. 그 친구도 나처럼 이 책을 잘 읽어줬으면 좋겠다.출판사에서 책을 증정 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