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분식
김재희 지음 / 북오션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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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도 유행이 있다. 요즘엔 장소를 내세운 작품이 많다.

얼마 전에 읽었던 <라라제빵소>와 <유미분식>이 출판사의 요청으로 집필되었다니 더 이해가 된다. <라라제빵소>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고 참신해서 좋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김재희 작가는 추리소설로 유명하다. 다른 책에 비해 이번 <유미분식>은 어쩌면 약간 밋밋한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콘셉트가 다를 뿐이다. 힐링 소설을 염두에 두고 집필했으니 방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 

2년 전쯤 내가 속한 ‘미스터리 북클럽’에서 김재희 작가님을 초청해서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도서관이나 다른 행사 주체라기보다 우리 회원들이 모든 회비로 몇 명의 작가와 편집자 등을 초청해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열 명도 되지 않던 우리들은 진지하게 김재희 작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고 질문도 많이 했었다. 진솔하게 자신의 집필 스타일을 이야기해주고 앞으로 구상 중인 작품 정보도 들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김재희 작가님의 발랄한 말투가 떠오른다.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분식집이라는 공간을 바탕으로 각각 다른 이들이 지닌 사연을 엿볼 수 있어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분식집을 운영하던 엄마가 돌아가시고 그 딸이 손님들을 수소문해 그들이 즐겨 먹었던 음식을 대접하는 컨셉으로 시작해 조금씩 다른 이야기가 담겼다. 솔직히 어떤 내용은 약간은 작위적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소설 특성상 필요한 것 같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두 번째 이야기인 <실종아동이 좋아하던 돈가스>에서 딸을 잃어버려 유미분식 주인을 탓하던 엄마의 행동이나 말을 안 듣던 딸이 갑자기 조금 착하게 행동해 급하게 해결이 되는 듯한 상황이 아쉽다. 하지만 네 번째 이야기인 <은둔 청년의 최대 떡튀순 세트>에서 김대호라는 은둔 청년이 유미의 도움을 고마워하고 스스로 운동도 열심히 하며 변화하고 고등학교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일진에게 성인이 되어 맞서는 장면은 마음에 들었다. 불가능해 보이지만 희망을 전달하는 메시지를 기억하고 싶어졌다. 여담이지만 내가 떡튀순을 좋아했기에 이 이야기가 더 끌렸는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각 장마다 손님이 즐겨 먹었던 레시피를 마지막에 자세히 소개한 것도 재미있었다. 사연에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분식을 떠올리며 읽으니 더 맛있는 글처럼 느껴진다.

정이 있는 유미분식과 같은 옛날 분식집 같은 곳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듯해서 아쉽다. 가끔 어릴 적 자주 들락거리던 떡볶이집이 그립다. 당연히 떡볶이집 아주머니도 떠오른다. 그분들을 잊고 있었는데 <유미분식>을 읽다 보니 궁금해진다. 친구에게 전화해 떡볶이집 이야기를 꺼내봐야겠다. 이미 많이 했는데도 또 수다 떨고 싶다.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는 떡볶이처럼 함께 했던 추억에 관한 이야기는 자꾸 나누고 싶다. 잠깐이라도 타임머신을 타고 어릴 적으로 돌아간 것만 같아 자꾸 똑같은 이야기를 같은 친구와 나누나 보다. 


*출판사에서 책을 증정 받아 읽고 주관적인 생각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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