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생활자 안전가옥 앤솔로지 10
최현수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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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중생활자>는 각각 다섯 명의 작가인 최현수, 나혜림, 김해일, 전효원, 이산복의 작품이 실린 소설집이다.

이 책은 안전가옥과 왓챠 공모전의 수상작인 앤솔로지이다.

안전가옥에서 나온 글이라 나는 전부터 꼭 읽고 싶었다. 미스터리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안전가옥'에서 나온 책은 믿어도 된다고. 그래서 나도 그들의 말을 믿어 보기로 결심했다.

약간 생소할 수도 있는 장르소설로, 독특한 주인공들을 통해 우리 자신은 어떠한 존재인지,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게 도와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당연히 독자의 느낌에 따라 해석이 굉장히 많이 달라질 수 있는 책이다.


첫 번째 소설은 최현수 작가의 '열일곱, 여름, 전쟁'이다.

명국의 군인인 영은 비밀리에 암국의 특수 용병 훈련소로 파견되어 임무를 수행한다.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암국의 열일곱 살 동갑내기들과 함께 훈련을 받는다. 스파이를 소재로 한 글답게 여러 드라마와 영화가 연상되었다. 읽으면서 몰입이 되지만 솔직히 슬픈 현실에 주르륵 읽어 내려가긴 힘들었다.

12쪽

너는 그 우유 배달부 같은 거야. 조금 다른 점이라면, 네가 우유를 배달하는 배달부이자 우유 그 자체라는 거지. 그 우유가 적어도 도시 하나를 날려 버릴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파괴력을 지녔지만 어떤 검역 시설도 잡아낼 수 없는 생체 폭탄이라는 점도, 그리고 그게 네 몸속을 흐르고 있다는 것도."

이 구절에서 너무 슬펐다.

네 번째 글은 전효원 작가의 '부처핸접'이다. 제목부터 특이해서 눈길을 끌었다.

작은 절에 기거하는 여승 지거는 랩을 연습하고 있다. 주지 스님이 치매에 걸려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 자그마치 5억 원을 강원랜드에서 탕진해서 지거는 랩 경연 프로그램에서 우승 상금을 타야만 한다.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좌충우돌 랩 경연을 벌이는 모습이 재미있다.


211쪽

일단 환복을 하시면 안 돼요. 환속하신 거나 마찬가지라 환율 문제도 있고요. 요즘 같은 환절기에 우리나라 환경을 위해……"

"….스님도 랩 경연 프로 한 번 나가 보세요. 우승하시겠네, 아주. 제가 심사 위원이니까 잘 봐 드릴게요. 우승 상금이 5억 원이나 된대요. 아, 스님은 속세의 돈에 큰 관심은 없으시려나."

여기에 소개하지 않은 세 가지 이야기도 독특하고 재미있다.

다음에도 안전가옥 이야기를 읽고 싶다. 뭔가 자극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독특한 책을 읽고 나니 영감이 팍팍 솟는 느낌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견해를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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