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율하는 나날들>은 조현병에 맞서 마음의 현을 맞추려 노력하는 어느 소설가의 기록에 관한 책이다.저자가 ‘고기능’이라는 용어를 왜 사용하는지 이유가 잘 나와있다. 자기와 같은 고기능 환자는 거의 없다는데 나같은 문외한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 중에 정말 드문 경우라서 더욱 여러 사람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앞서 말한대로 술술 이해할 수도 없고, 조현병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든 면이 있지만, 그래도 읽기 전과 후를 생각해본다면 많은 다른 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솔직히 자신이 가끔 미치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과연 얼마나 될까? 나도 그런 생각을 종종 했었다. 그런데 그런 말도 함부로 하면 안 될 듯하다. 무심코 내뱉었던 말이나 행동들이 진짜로 그 병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배려한다면, 이러면 안 될텐데, 참 공감 능력도 없고, 배려심이 없는 나라서 또 반성한다.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하려 다양한 책을 읽고, 낯설고 어려워도 하나씩 배워나가면서 더 큰 세계를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있는건지 모르겠다.솔직하게 여러 상황을 공개하는 저자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증상으로 말도 못할 정도로 힘들어했지만, 이렇게까지 한 저자는 자존감이 높진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해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히려 반대 방향인 자신의 장점만 보여주려하지 치명적인 단점을 이렇게 낱낱이 보여주기 힘들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힘을 얻을 수많은 사람들에겐 그 어떤 위로보다 강력한 효과를 불러 일으키리라 생각된다.책의 말미에서 또다시 집중하게 되는 구절이 있었다. 여기에 담으며 서평을 마무리한다.pp. 223-224이제 관건은 비율이었다.내 인생의 몇 퍼센트를 정신증을 겪으며 살아가게 될 것인가.나는 몇 퍼센트를 기능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내 인생에서 5퍼센트가 아닌 60퍼센트를 기능하며 살아갈 날이 얼마나 될까? L박사는 나에게 다시 95퍼센트나 100퍼센트까지 도달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성취욕이 강한 사람으로서 듣기가 심히 고통스러운 말이었다.나는 몇 퍼센트의 통찰력을 기대할 수 있을까?누구도 알지 못할 것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견해를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