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코 부우 - 껌딱지 내 동생 견생역전 그림책
이유미 지음 / 지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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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추운 날, 목에 노끈이 감긴 채 검은 강아지가 구청 숙직실로 들어온다. 추위를 피해 들어온 이 강아지는 곧 보호소로 옮겨지고, 유기동물 입양 플랫폼에 소개된다. 저자인 이유미 작가가 망설이다 고민끝에 이 강아지를 입양하는 이야기이다.

낯선 곳에서 적응하기 힘들어 잔뜩 웅크렸던 부우는 그저 혀를 내밀고 깊은 잠에 빠지는 것 외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 누군가의 따스한 관심에 부우의 몸과 마음이 녹는다. 그동안 부우가 얼마나 외로웠을지 안쓰럽다. 사람 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낯선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기에 무섭고 두려운 마음이 드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귀여운 부우는 서서히 용기를 내어 적응한다.

동물이야기지만 많은 이들에게 소중한 깨달음을 느끼게 할 듯하다. 우리는 친구가 되기 위해 이름이 필요하고, 관심을 보여주면 마음이 열린다. 너무나도 단순하지만 어느새 잊고 지내던 타인과 동물을 위한 배려와 더불어 살아가는 일상의 모습을 귀엽고 앙증맞게 전달한다.

부유할 부, 복 우, 부우는 자신의 이름이 마음에 들었나보다. 꼬리를 흔들며 보답하고 싶지만 꼬리가 말려서 움직이지 않지만 부유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마움을 표현한다.

이 책에는 실제 부우의 사진이 담겨 있다. 표지를 아티바이브(ARTIVIVE) 앱으로 찍으면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는 부우의 모습이 등장한다.



나는 왜 이 책을 읽으려 했을까?

아마 어떤 이들은 내가 개를 좋아해서라고 생각할 듯하다.

답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내 주위 사람들은 나에게 개를 키우냐고 많이 물어본다. 귀여운 강아지와 고양이 사진을 메시지로 툭 보내기도 한다.

“네가 좋아할 거 같아서!”

그러면 나는 친한 친구에겐 솔직하게 말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고맙다고 말한다. 그러곤 바로 눈을 질끈 감는다. 다시 정신을 차리기 위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내가 강아지를 키우게 생겼단다. 좋은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겠다.



나는 개가 무섭다. 고양이는 더 무섭다. 동물이 무섭다.



그런데 동물이 사랑스럽다는 걸 안다.

그래서 또 가끔은 좋아한다.

하지만 여전히 동물이 무섭다.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질투심이 느껴진다.

나는 개를 키울 수 있을까?

무서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사람들과 가끔 버킷 리스트를 이야기할 때 개를 키우고 싶다고 말한다. 이번 생에선 이루지 못할 것 같아 말이라도 하고 만다. 물론 이렇게 밝힐 수 있는 모임의 구성원들이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지 꽤나 오래 눈치를 살핀 후 용기 내어 밝힌다.

휴, 참 못났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실제 사진으로 도배된 교재에 덕지덕지 종이를 붙여 가며 동물 사진을 가리기에 바빴다. 심호흡을 한 후에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학생들이 이유를 물어보면 조심스레 밝혔다.

“동물이 무서워…….“

짓궂은 아이들이 갑자기 동물 사진을 들이밀진 않을까 초조하기도 했다.



그런데 나도 개를 좋아한다.

개를 만지고 싶다.

이렇게 <하트코 부우>를 쓰다듬는 것부터 시작하려 한다.

이 책은 무섭지 않으니까 천천히 보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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