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이름이 뭔지조차 모르는 로봇 ‘부트’는 어느 날 로봇 분쇄 폐차장에서 눈을 뜬다. 그리고 온 몸이 분쇄기에 으스러지기 직전 가까스로 폐차장에서 탈출한다. 가진 기억이라고는 고작 2.5개. 자기에게 사랑을 베풀어준 베스를 찾아가리라 굳게 다짐한다. 베스를 찾아 떠난 여정은 호락호락하지 않을 뿐더러 결함이 있는 로봇을 추적해 부수는 플린트가 끈질기게 뒤를 좇지만, 부트는 거리에서 만난 친구들을 사귀며 살아남는 법도 익히고 서로 힘을 모아 어려움을 헤쳐 나갈 용기도 얻는다. 로봇 친구들 역시 저마다 각기 다른 이유로 버려졌지만 우정으로 똘똘 뭉친다. 부트는 자기가 다른 로봇과 다르다는 걸 깨닫는다. 입력된 명령을 신속 정확하게 수행하는 다른 로봇과 달리 부트는 감정을 느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질문은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친구들은 결함 때문에 버려졌지만 부트는 결함 덕분에 생각과 감정을 얻었다.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가 없어 자기가 만든 울타리로 기어들어가 몸을 꽁꽁 숨겨온 친구들은 부트의 도움에 힘입어 진짜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정에 동참하기로 마음먹는다.흔히 ‘로봇’을 떠올리면 ‘신속’, ‘정확’이 동시에 떠올랐었고 ‘감정’은 전혀 관련 없어보였다. 너무나 당연하게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표지에서도 보이듯 우리의 사랑스러운 로봇 부트는 인간보다도 섬세한 감정을 지녔다. 자신이 누군가를 이롭게 한다고 느낀 감정에서 힘을 얻고, 베스를 찾을 거라는 희망을 품은 채 사력을 다한다. 어떻게 이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걸까 신기하고 부럽기도 하다. 로봇의 시선으로 인간을 관찰하는 대목에서는 여러 질문이 불쑥불쑥 고개를 내민다. 내 안에 존재하는 진짜 두려움은 무엇일까?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나다움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끊임없이 상처받고 슬퍼하지만, 결함을 지닌 우리는 아름다운 존재일까?홀로가 아니라 함께라면 더 용기를 낼 수 있을까?*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