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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 염라가 산다 - 제1회 사회평론 어린이·청소년 스토리대상 수상작 ㅣ 사회평론 청소년문학 1
이담 지음 / 사회평론주니어 / 2025년 8월
평점 :
이번에 읽어보게 된 천국에 염라가 산다는 저승이라는 배경 위에 인간의 삶과 죽음을, 그리고 그 경계를 따뜻하고도 경쾌하게 그려낸 청소년 판타지 소설이다.
소설은 죽은 자의 이름이 누락된 영혼들이 사는 구천소생촌 출신, 열여섯 살 영혼 라희가 염라대왕이 되기 위한 실습 임무를 부여받으며 이야기들이 시작된다.
염라대왕 공채 시험 1차에 합격한 꼴찌 실습생 라희. 전생도, 윤회도, 환생도 경험해보지 못한 그는 다행이 운이 좋게 이승에서의 미션을 수행한다.
임무는 중학생 율민의 몸에 붙은 영혼 이진을 무사히 저승으로 인도하는 것이 그에게 내려진 임무이다.
실패하면 라희의 존재도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이승에서 만난 아이들은 그저 임무의 대상이 아니다.
각각의 인물의 특징을 파악하게되며 차갑게만 보였던 율민, 이기적으로 보였던 이진, 따뜻한 시선을 가진 가영과의 만남을 통해 라희는 염라대왕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묻게 된다.
책속의 소설은 염라라는 권위적이고 고정된 이미지 대신, 소외된 존재이자 성장하는 존재로서의 라희를 내세운다. 사회적 편견, 환경 오염, 삶과 죽음의 경계, 관계의 갈등 등 묵직한 주제를 담되, 라희의 당찬 시선과 유쾌한 서술로 독자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간다.
라희는 죽음보다 삶을, 절망보다 희망을. 누구도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 그리고 자신을 믿고 타인을 존중하려는 노력은 청소년뿐 아니라 모든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라희의 여정은 결국 자신을 믿는 힘에서 시작해, 타인을 이해하는 용기로 나아간다.
이 작품은 성장이라는 불확실한 길 위에서 스스로 질문하고, 흔들리고, 그러나 끝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모든 존재에게 다양한 형식의 응원의 글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