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한강을 읽는 한 해 (주제 4 : 한강의 시원) - 전3권 한강을 읽는 한 해 4
한강 지음 / 알라딘 이벤트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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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차가운 손


잔뜩 고개를 움추리고 얼굴에 어둠의 기색이 완연한 작가, 한강을 두고선 그런 생각을 했다. 

여성 작가 치고는 상당히 어두운 자기 색체를 가지고 있는. 그래서 그의 책이 다소 어렵기도 하였고 그 어려움만큼 좀 더 가까이 느껴지고 싶은 욕심을 가지기도 하였다. 

그대의 차가운 손의 내용 소개를 보고, 그래도 전작들에 비해서 조금은 덜 어둡고 조금은 편하게 읽을 수 있을것이다는 생각이 있었고 책을 읽어 내려갔다. 

한 미술가. 사람의 몸에 석고를 뜨며 그 석고의 형체를 예술적 가치로 표현하는 미술가의 작품을 우연히 보면서 이 소설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 미술가의 실종과 함께 그 미술가의 삶을 적은 일기가 공개되고 그 일기속에 정반대의 모습을 가진 2명의 여자가 등장한다.

재미있게 읽고 설정 자체가 어렵지 않고 억지스럽지 않으니 편하게 읽을 수 있기는 하지만 조금 번잡스럽다는 느낌이 든다. 구성 자체를 이리저리 펼쳐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책을 다 읽었을 때는 결말 부분의 의심적임이 좀 미완성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스토리 설정과 그 스토리에 맞게끔 편하게 읽혀지고 재미는 있었으나 아무래도 결말 역시 그 책을 마무리 짓는 가장 큰 요소가 아닌듯 싶은데 약간 미심적인 결말에 조금 아쉬움을 느낀다.




검은 사슴


검은 사슴소설은 의선의 꿈을 꾸는 인영의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알몸으로 나타난 의선은 인영의 몸을 해체하기 시작합니다.

이건 내몸이다라고 소리치다가 그녀는 일어났다.

인영이 의선의 꿈을 갑자기 꾼 이유는 후배인 명윤과 함께 의선을 찾으려 그녀의 고향인 황곡으로 가기로 했기 때문이지요.

원래 의선은 인영의 회사와 같은 건물에 일하는 사원이였습니다.

그러나 어느날 고속도로에서 알몸으로 달리다가 파출소로 잡혀가고, 그후 실종되었는데요

어느날 인영의 집앞에서 알몸에 잠바하나만 입고 나타난 그녀가 나타났다.

그 이후 두 사람은 동거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어느날 인영이 찍어온 수천장의 사진을 모두 불태우고 목욕탕에 간다면서 사라진 의선이다.

의선은 거리를 헤매다가 명윤과 만나게 되고, 두사람은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그렇지만, 어느날 모든 짐을 들고 사라진 의선 명윤은 그녀를 잊지못하고, 의선을 찾아다니게 된다.

그러나 의선이 회사에 입사할때 주민등록증은 모두 가짜였고 그녀에 대한 기록은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는 상황이다.

명윤은 의선에게도 자신의 막내여동생 명아를 투영시키며사라진 그녀에게 집착하기 시작하게 되고 명윤은 그녀가 무심코 황곡에서 태어났다는 말을 기억해 낸다.

인영에게 같이 그녀를 찾으려 가자고 말합니다.

기자인 인영은 탄광촌에서 사진을 찍는 장종욱이라는 작가를 취재한다는 빌미로 두사람은 이제는 유령마을로 변해가는 쇠락한 탄광촌인 황곡으로 향합니다.

취재를 위해 만난 장종욱 그러나 그에겐 문제가 있었는데요

아내가 떠난후, 화재로 그동안 찍은 사진을 모두 잃고 폐인과 마찬가지로 보내는 가운데 인영의 취재에 응답해놓고도 까칠하게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제목의 검은사슴은 상상속의 동물이라고 합니다.

깊은 땅속 어둠속에서 고독하게 살아가며, 그들은 빛을 보는게 소원이였지만ㅡ실제로 이들이 태양을 보게되면 녹아 사라져버린다고 하네요.

그래서 검은사슴을 사라진 의선을 표현하기도 하는 것이고 어린시절 '탄광'속 어두움에서 살아온 그녀가 빛을 향해 서지만, 결국 무너지고 마는 모습이 묘사가 됩니다.

2013년에 출간이 된 작품이고 이 작품 역시 사람의 마음을 많이 움직이는 작품이였습니다

읽는 내내로 왜 이리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 기분이 들었고 그럼에도 가독성은 좋아서, 읽어 보았고 그러나 결코 쉽지 않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여수의 사랑


국제적으로 저명한 상을 받아 이제는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자리 잡은 한강의 첫 소설집이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소외받는 이들이 주로 등장한다는 것이 한강의 소설에 주요 소재가 될 터인데,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 역시 그러한 면이 두드러진다고 생각된다. 

표제작인 여수의 사랑을 비롯하여 모두 7편의 단편들로 엮어진, 이 책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어둡고 우울함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고 여겨진다.

책의 뒷부분에 쓴 해설에서,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을 희망 없는 세상을, 고아처럼이라는 제목으로 표현하고 있다.

가족 혹은 누군가로부터 상처를 받은 인물들이 거의 모든 작품들에서 주요 인물로 등장하고, 그들의 삶에 있어 좀처럼 희망을 찾기 힘든 상황이 그려지곤 한다. 때로는 비극적인 결말을 보여주는 경우도 적지 않으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서를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이라고 이해되기도 한다. 작가의 대표적인 장편들, 예컨대 채식주의자나 소년이 온다를 통해서 보았던 인간 내면의 미세한 감정의 결들을 형상화하는 역량이,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에서도 충분히 발휘되고 있다고 평가되었다.

표제작인 여수의 사랑은 월세를 감당하기 위해 어쩔 수없이 동거하게 된 정선과 자흔이라는 두 인물이 등장한다. 깔끔한 성격의 정선과는 달리 조심성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성격의 자흔이 함께 살면서, 오로지 여수라는 지명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문득 사라진 자흔을 찾아서, 기차를 타고 여수로 향하는 정선의 모습이 그려지는 것으로 작품은 종결된다. 물론 여수에 도착한 정선이 자흔을 만날 수 있는가 하는 것과는 별개로, 자신이 떠나왔던 곳을 다시 찾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 작품에서는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여겨진다. 누군가에게 귀향이라는 단어는 아련하게 다가오고, 때로는 오래 전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여수라는 지명은 가고 싶지만 쉽게 도달할 수 없는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그래서 사라진 자흔을 찾는다는 핑계로 정선은 기차를 타고 그곳으로 향하는 것이리라. 작품의 두 주인공에게는 그곳이 여수라는 지명으로 부각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또 다른 곳이어도 상관이 없을 것이다. 

해설에서 여수의 사랑에 등장하는 정선과 자흔이 전혀 상반된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일란성 쌍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상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상반된 감정 혹은 성격들을 고려한다면, 두 인물이 함께 살아가면서 느끼는 ‘애증의 감정’이 그에 비견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이 작품집에 수록된 여타의 작품들에서도 이러한 상반된 존재 혹은 상황들은 지속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26년 전에 출간되었던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들을 읽으면서, 이후 한국 문단의 중심에 우뚝 설 수 있었던 한강이라는 소설가의 역량과 자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코 가볍게 읽히지 않고 무거운 주제를 통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도록 만들지만, 인간의 본질을 진지하게 탐구해가는 작가의 역량이 이 작품들에서 충분히 마련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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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한강을 읽는 한 해 (주제 4 : 한강의 시원) - 전3권 한강을 읽는 한 해 4
한강 지음 / 알라딘 이벤트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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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부분과 다양하게 생각하면서 읽어볼 수 있는 것들이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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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한강을 읽는 한 해 (주제 2 : 인간 삶의 연약함) - 전3권 - 바람이 분다, 가라 + 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 내 여자의 열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을 읽는 한 해 2
한강 지음 / 알라딘 이벤트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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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내용적인 부분과 좋은 책을 읽어볼수 있는 것들이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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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한강을 읽는 한 해 (주제 2 : 인간 삶의 연약함) - 전3권 - 바람이 분다, 가라 + 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 내 여자의 열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을 읽는 한 해 2
한강 지음 / 알라딘 이벤트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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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가라


한 사람이, 자살한 동시에 자살하지 않은 것일 수는 없다.

모든 것을 버리는 동시에 버리지 않았을 수는 없다. 갓길 없는 미시령의 눈 쌓인 길에서, 벼랑의 안쪽과 바깥쪽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단 한순간, 둘 다를 택할 수는 없다. 주저할 수도, 얼버무릴 수도 없다.

이야기의 중심축은 이렇다. 나 이정희는 어느 날 친구 서인주의 죽음을 겪는다. 하지만 그 죽음도 받아들이기 힘든 마당에 어느 날 나타난 미술평론가 강석원이라는 작자가 서인주의 죽음을 자살로 몰아가는 데에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그렇게 나는 서인주의 죽음을 자살로 만들고 박제화 하려는 강석원에 대항해야 한다는 사명을 갖게 된다. 그렇게 나는 서인주의 죽음의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것이다.

과속으로 달리는 택시 차창 밖으로 모든 것이 뒤섞여 있다. 먹처럼 엎질러진 어둠. 그 사이로 희미하게 빛나는 가등들. 텅 빈 거리. 셔터를 내린 상점들. 얼어붙은 분수대. 거대한 납골당 같은 아파트 건물들. 소리 지르는 것 같은 날카로운 나뭇가지들이 있다.

하지만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외양을 택하고는 있되 한강 특유의 그 서늘하고 침침하면서도 바늘로 찌른 듯 명징한 통증을 간직한 문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기에 마치 눈에 보이는 듯 풀어 놓는 묘사와 그 묘사 사이사이에 뿌려 놓은 날카로운 그 어떤 것들의 흔적 또한 여전하다. 그러니 독자들은 한강의 소설을 읽는 동안 발밑을 찔리지 않기 위하여 조심조심 할 수밖에 없다.

바람이 분다는 마른 나뭇가지들이 허공을 할퀸다. 긴 코트 차림의 여자들이 길고 곧은 머리칼을 나부끼며 종종걸음 친다. 어디선가 날아온 흰 전단지가  택시 앞유리의 와이퍼에 걸려 세차게 퍼덕거리다 찢기며 다시 날아간다.

게다가 한강의 소설은 어딘지 묵직하다. 그러니까 같은 페이지 같은 분량의 소설을 읽었다고 해도 한강의 소설을 읽고 나면 훨씬 더 무거워진다. 한강의 소설은 훨씬 높은 밀도로 응축되어 있어서 같은 두께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그런 느낌은 도드라진 문체에서 뿜어지는 것이기도 하고, 을씨년스러운 캐릭터들의 말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기도 하다.

이 맘때의 어둠엔 혈관이 있는 것 같아. 파랗게 피가 번지는 것 같아.

하지만 실상 한강의 다른 작품과 비교하였을 때는 그 응집의 느낌이 조금 덜하다. 소설의 전반부에서 지나치다 싶게 숨겨지고 있고, 그래서 그만큼 드러나 있기도 한 비의의 무엇인가는 소설의 중반을 넘어간 어느 시점에 갑자기 폭발하기 시작한다. 마지막 한 순간에 폭발되어야 할 것이 너무 일찍 폭발해버리니 그 순간 이후 소설은 주체할 수 없는 팽창으로 치닫는다.

고래는, 상처가 나면 피가 멈추지 않는대. 작살을 맞으면, 워낙 커서 바로 죽지 않는다 해도, 계속 계속 피를 흘리면서 다니다가 나중에 죽는대. 이 세상 고래들은 전부 다, 태어나면서부터 그런 병에 걸렸대.

  너무 일찍 작살에 맞은 고래가 남은 동안 피를 흘리며 대양을 떠돌듯이 한강의 소설 또한 그 묘사의 생명력을 잃고 설명의 단계로 접어든다. 미시령 고갯길의 미스터리는 후련하게 풀렸으되 그 후련함이 오히려 미진함이 되어버리는 아이러니라고 해야 할까. 물론 여전히 동년배 작가들 중 가장 좋은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기는 하지만 한강은 미스터리를 어느정도 미스터리하게 남길 때 더욱 한강스럽게 보인다.




채식주의자


읽기엔 난해하고 어려웠던 책인 것 같다.

도대체 어떠한 의미를 포함하고 말하고 싶은 걸까, 끝없이 되뇌었지만 불쾌하고 이해하기 어려웠다.


-1부-

영혜와 주변 사람들. 영혜는 피해자이고 그 환경에서 순응하며 참아왔던 사람이다.

채식주의자 1부작에서 나온 남편의 행동은 눈살 찌푸리는 묘사들로 가득했다.

앞서 나온 영혜의 정상적인 반응이 아닌 모습을 보고도 폄하하는 대답이 어쩌면 우리 사회, 드라마에서조차 볼 수 있는 모습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누가 봐도 노골적이고 불쾌한 표현을 동조한다면, 남편과 동일한 인물이 될 수 있다고 독자들에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평범의 기준은 도대체 무엇일까, ‘원더’ 책에서도 고뇌였던 질문을 책의 남편은 분명하게 단정지었다. 자신과 함께할 사람에게 급을 매기고 기준에 맞춰 만만하고 낮잡아보았다. 그게 과연 평범일까.

이 책을 한 번만 본 독자인 나도 알 정도의 스트레스가 느껴졌다. 영혜의 시점이 아닌 남편의 시점으로 이뤄진 글이었지만 ‘꿈’이란 결혼생활에 대한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꿈으로 발현되고 현실에서도 양상을 나타내었다고 느껴졌다.

남편은 참 이기적다. 영혜의 언니를 보며 상상을 했지만 초반 설명처럼 평범한 자신으로 급을 나눠 가치를 매기는 사람이기 때문에 바람을 피지 않은 것 같다. 이 점에서 2부작의 형부와 다른 점이 보였다. 두 남자는 각각의 아내를 원했지만 정반대의 값으로 영혜를 대했다.


-2부-

굉장히 아이러니했다. 진짜 가족인 사람들은 영혜의 행동의 원인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시하고 방관하고 폭력을 휘두른다는게 이상했다. 가장 모순인 점은 음심하고 역겨운 상상을 하는 형부가 영혜의 돌발 상황을 이해하려고 한다는 점이 아이러니했다.

이미 성욕의 대상으로 보았으면서 예술이며 작품이라고 합리화시키는 점이 가장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사전의 협의 없이 이루어진 관계 지시. 결국에는 j에게 요구를 했지만 끝까지 영혜에게 말하지 않은 것도 사람을 자신의 휘하에 두고 쉽게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점에서 1부 영혜 전남편과 비슷한 점이 많았다.

2부의 느낌은 그저 가해자의 관점으로 써내려간 소설같았다. 실제 사건이 있다면 그걸 피해자의 이야기로 쓴 것이 아닌 ‘피해자도 받아들였다. 피해자도 느꼈다. 해달라고 했다’며 가해자가 말하는 내용같았다.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여자에게 행하는 행동만 봐도 그러지 않은가.

책은 해석과 관점으로 달라진다고, 2부작까지 읽은 내내 합리화 시키며 어떤 의도를 가지는지 찾아내었지만 내 상식과 이해도가 낮은 건지 이쯤되니 문장 자체가 불쾌하기만 하고 읽어야하나 주저했다. 노골적인 표현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고 기이하고 그로테스크한 장면들이 상상되니 역하게 느껴졌다.  


-3부-

영혜는 아직 환자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영혜는 원래부터 조용한 성격에 가부장 가족에서 폭력을 당하고 살았다. 이후 정신이 온전하지 않았고 조용한 사람이니까 거부해도 강압적으로 막무가내로 저지른 것이 아닐까, 그 근거는 아내의 입을 막고 혼자 풀어낸 것만 봐도 성격이 보였다.

나무, 산속 이상한 평화를 인혜 또한 느낀다는 건, 결국 인혜 영혜 둘에게 조용함과 안락함 속으로 들어간 것으로 마무리 됐다고 생각 했다.

결국에는 그 고통속에서 벗어나고자 자연의 흙, 이파리, 풀 내음이 느껴지는 계속 살아있는 숨 안으로 간다는 의미이다.

고통에 몸부림 치는 채식주의자, 몽고반점에서 잔인한 마지막은 몇년의 시간이 흘러도 더 고통속에 산다는 건 식물처럼 고통에 벗어나 살아있을 수 있게 욕망을 풀어 도망친다는 의미로 느껴졌다.

두 챕터의 음습한 이야기들 속에서 피해를 받았던 두 여성이 얼마나 트라우마를 심하게 받았는지 보여줬던 챕터다. 그들은 고통속에서 계속 헤맸고, 사과 없이 자식을 찾던 남편과 이혼 후 나오지 않았던 사람에게 이기적이고 잔인하다고 느껴졌다.


남편의 이상적 이미지를 갖춰 아침이며, 밤이며 행동하고, 과거에는 가부장 가정에 자라 참고 온순하고 폭력 당하는 삶을 살아온 그가 꿈을 꾸고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지의 원인이 이 모든 불합리함 속에 있다는 것을 누구도 알지 못한다.

누군가 그랬다. 정신병원에 오는 것은 피해자들만 온다고 한다.

다 보고 해석도 본 이후, 이해하지 못했던 내 자신이 바보같다고 느껴지긴했다. 나는 어떤 문학을 읽든 투정을 부릴 건지 편식을 할 건지 자격이 없어지는게 아닐까 싶었다.




내 여자의 열매


한강 작가님의 단편모음 집인 책이다. 

단편들의 내용이 어렵고 난해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나는 이 책중 흰 꽃이 가장 고통스러웠다. 4.3사건을 말하는 부분에서 생빈눌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죽고나서 매장의 좋은 택일을 받지 못한 이를 택일이 될때까지 매장하지 못하고, 땅 위에 두는 것을 말한다. 죽고서도 묻히지 못하는 기간은 어쩌면 살아있는 이의 욕심인 걸까. 왜 이 단어가 이 소설에서는 제주 4.3과 엮인 것일까. 한강작가님은 제주 4.3을 사삼이라는 단어로 말한다. 마치 책을 꼼꼼히 읽지 않는다면 그저 아들을 묻지 못한 어머니의 어떤 일이 되어버린 것 같이. 나에게 사삼이라는 단어가 왜 이리 생소할까라는 생각을 한다.

생빈눌 아들을 묻지 못한 어머니의 한. 아들의 죽음의 냄새를 맡고도 아들을 애도하지 못한 그 어머니의 감정을 어찌 감히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또다른 단편인 어느날 그는는 이 단편들 중 가장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기가 어려웠다고 생각한다.

감정의 고조의 차이가 너무 크고 이 책의 단편들 중 감정의 흐름 폭이 가장 컸던 작품인거 같다. 다른 작품들은 어느 정도의 절제된 감정안에서 슬픔, 고통, 안도, 위로 등이 느껴졌다면, 어느날 그는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흐름에 너무나도 솔직한 여자와 사랑이라는 감정에 너무나 심취해버린 남자가 그 끝을 향했을 때, 그리고 그 끝의 이휴까지를 한번에 후루루루룩 지나갔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단편이 한강작가님 소설 중 가장 낯선 느낌이였다.

표제작인 내여자의 열매와 아기 부처는 다소 수동적이였던 아내들이 자신을 자각하면서 변모해가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어떤 선반 위의 장식물 같은 느낌과 같은 주인공이 어느날 식물이 되었다. 그리고 나서야 남편은 강렬하게 아내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아내에게 최선을 다한다. 식물이란 가장 정적인 생물임에도 인간이였던 아내가 마치 장식품 같고, 가장 강렬한 사랑을 가장 정적인 생물이 되어버린 아내에게 쏟는 남편의 모습은 너무나 생경하다. 아내는 가장 능동적인 사랑을 하게된 것일까? 아니면 정 반대의 모습으로 드디어 자신을 찾게된 것일까. 정말 묘하다.

아기부처는 타인이 보기에 완벽한 남편의 내밀함을 알고 있는 여자는 그 내밀함으로 남편과 결혼했지만, 그 것으로 더 싫어졌다. 

그렇기에 그녀는 타인의 매끈한 몸에 대한 갈망을 통해 그녀의 변한 감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어쩌면 진짜 사랑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연민으로 결혼한 여성에게 남편의 화상 자국은 자신 안에 아로새겨진 상처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남편과 헤어지고서야 아기부처의 꿈을 꾸지 않는 여자. 왜 아기부처 였을까. 가장 순수한 모습의 꿈이 그녀에겐 왜 악몽같았던 것일까. 늦은 후회여서였을까. 아니면 빠른 후회여서 였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진짜 이 책의 단편들은 묘하다. 딱 나에겐 그랬다. 생각할수록 오묘했고, 생각할 수록 다양한 의문을 낳았다. 누군가의 감정을 읽고 있음에도 어떤 빈 공간이 느껴지고 그러면서도 어떤 문장은 뼈때리는 듯 훅을 날리는 느낌이였고, 또 다른 글은 아픈 현실이지만 그럼에도 어쩌겠니 라는 체념을 말하는듯 하면서도, 또다시 그렇기에 뚫고 나아가야 함을 나지막히 말하고 있는 듯도 했다.

흥미로운 책이고 각 단편이 결고 가볍지 않은 책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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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해
호우 지음 / 리니테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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