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사슴뿔버섯 - 서순희 장편소설
서순희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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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때 소아마비로 인해 장애를 갖고 있는 아홉 살 어린 소녀의 시점을 시작으로 성인 때까지 쓰여 있는 <붉은 사슴 뿔 버섯>은 부정적인 면이 많았다.

주위의 눈총,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진 말들로 인해 '윤희'는 자격지심과 질투 등 부정적으로 얼룩져 있다.

끝내 장애를 극복하고 자기의 삶을 살아가지만 읽어 나가면서 윤희가 부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지나가는 사람이 툭툭 던지는 모진 말들과 교내에서의 따돌림, 특히 아버지가 주는 압박은 윤희를 부정적인 사람으로 만들었지만 그래도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있어 윤희는 숨통을 틔우고 살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60~70년대 대구에서 윤희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성냥 공장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이어나간다. 

공장의 상황, 학교의 상황, 윤희 주변의 상황 등 소설은 그 시대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이어나간다.

그 시대에 장애인이 겪게 되는 이야기는 지금 현대와는 시선 자체가 다르다. (아직 많은 곳에서 차별을 받지만)

장애인이란 이유만으로 감춰져야 하고 핍박을 받고 멸시를 받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윤희는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또 엄마가 안주인 노릇을 하며 아버지와 공장 사람들을 살뜰히 챙기지만 끝내 그들은 부정을 저지른다. 그 시대에는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 했었다지만 한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외면 받았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럼에도 윤희는 아픔을 딛고 일어나 자기의 재능을 살려 동생과 함께 삶을 꾸려나간다. 


윤희가 점차 부정적인 마음에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뀌고 삶을 살아내기 위해 억척스러운 모습으로 바뀌면서 자기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 소설이 주는 반전일 것 같다.

붉은 사슴 뿔 버섯이 독한 독을 가진 것처럼 독한 마음으로 삶을 살아야지 싶다.


- '울면 안돼. 울면 내가 삶에 지는 거야.'

- 돈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인지,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었는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WITH. 마이디어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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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각본집
곽재용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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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용 감독님께서 '대를 잇는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1990년대 중후반쯤에 각본을 쓰셨다고 한다. 

<엽기적인 그녀>가 대박이나 <클래식>도 찍을 수 있었다고 하니 세상에 안나왔으면 어쩔 뻔했나 싶다. 


<클래식>은 23년 전에 개봉한 영화로 그 당시에 울면서 봤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도 몇 번씩 봤었는데 그 덕인지 각본집을 읽으면 읽을수록  영화가 오롯이 생각나면서 예전의 나도 같이 생각이 났다. 그땐 그랬지 하면서..

영화에서 삭제된 장면도 각본집에는 나와있었는데 처음엔 갸우뚱 하면서 읽었다. 이런게 있었나 싶었는데 감독과의 인터뷰를 통해 편집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스틸컷도 많이 나와 있어 영화를 보는듯이 읽은 것 같아 몰입도에 한몫한 것 같다. 


<클래식>은 엄마인 '주희'와 딸인 '지혜'의 사랑 이야기이지만 다르게 보면 아빠인 '준하'와 아들인'상민'의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다. 

일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면서 닮은 듯한 그들의 사랑 이야기가 아름다우면서도 슬펐다. 그 시절만이 줄 수 있는 정서가 있어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주희의 목걸이가 준하를 통해 아들인 상민에게로 다시 지혜에게로 돌아 돌아 가는 그 여정이 애틋하다.

끝 부분에 지혜의 내레이션에서 "엄마가 오셔서 상민 오빠를 만날 때엔 더 많이 울어야 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를 읽으면서 많이 통감됐다. 주희가 더 많이 아파 할 것 같아서.


그 시절만이 줄 수 있는 느낌?이 있는데 <클래식>을 읽는 동안 행복했고 그때를 많이 회상하게 됐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지만 책 하나로 이렇게 그때를 오롯이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 창밖을 봐.. 바람에 나뭇가지가 살며시 흔들리면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널 사랑하고 있는 거야.

귀를 기울여봐.. 가슴이 뛰는 소리가 들리면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널 사랑하고 있는 거야. 눈을 감아봐..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면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널 사랑하고 있는 거야.





WITH. 오팬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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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 - 고궁에서 장인까지, 아주 오래된 것들의 아름다움
서헌강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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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한국인조차 알지 못한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라는 문구에 많이  공감됐다. 

내가 여지껏 알지 못했던 유물과 문화유산들이 수두룩 했고 또 거기에 얽힌 이야기와 사진들에 푹 빠져들었다.

몇 컷의 사진에서는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인물 사진과 손 사진이었는데.. 작가님께서 전해주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사진을 보니 정확히 무슨 감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울컥했다.

다양한 사진을 보면서 감탄한 것도 있고 감동한 것도 있다.

유물 사진을 보면서 이런 감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새로웠다. 

아마 작가님께서 우리 문화유산을 찍기 위해 해오신 노력들과 마음이 사진에 녹여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책을 통해 작가님께서 한 장의 유물 사진을 남기기 위해 계획하고 행동하고 2,000장이 넘는 사진을 찍으시는 모든 노력들을 알 수 있었다. 또 사진을 찍기 위해 작가님만의 원칙과 철학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사진에 감동하고 감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에서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 성곽과 궁궐도 볼 수 있었고 릉, 한옥, 서원, 고인돌부터 마을의 풍경, 그리고 관복, 사리장엄구, 그림, 도자기, 비석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볼 수 있었고 거기에 얽힌 이야기도 읽을 수 있었다.

또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선생님들도 볼 수 있었는데 이 분들이 없었더라면 우리나라만의 특징이 있는 문화? 물건? 용품?은 일부 보존되지 못했으리라.

 옹기를 굽고 종이를 만들고 기와를 만들고 이 책을 통해 '윤도'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 분들의 뒤를 이를 분들이 꾸준히 계셨으면 좋겠다.

우리의 국가무형유산이 사라지지 않기를 정말 바래본다.


<나는 오늘도 유물과 대화하러 간다>를 통해 나는 또 새로운 세계로 나아간 것 같다. 이 책을 알기 전으로는 돌아가지 못 할 것 같다.

그리고 작가님께서 '한국의 궁궐'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계신다고 하니 그 책이 무척 기다려진다.

또 작가님께서 소망하시는 북한에 있는 문화유산도 찍을 수 있기를 빌어본다.

작가님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다양한 감정을 느끼면서 우리 문화유산을 더 많이 더 다양하게 보고싶다. 

그럴 수 있도록 작가님의 건강과 안녕을 빌어본다.


- 내 사진에서 빛은 '휴머니즘'을 표현하는 매개체다. 부드럽게 퍼지는 빛은 평온함과 안정감을 전해주고,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비추는 가느다란 한 줄기의 빛은 어둠을 압도하며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처럼 빛은 상상과 감정을 흔드는 시적 이미지가 될 수 있다. 천년 전 그 곳의 온기를 찾기 위해 내가 계속 빛과 시간을 따라다니며 기다리는 이유다.

- 문화유산이 가진 이야기를 나만의 시각으로 풀어내되 보편성을 잃지 않아야 어제와 오늘, 내일을 이을 수 있다. ... 그래서 나는 단순히 '설명하는 사진'이 아니라 문화유산들이 지닌 매력적인 서사를 담은 '스토리텔링 사진'을 찍고 싶다.

- 한국인들을 대신해 나만 보는 문화유산들도 많고, 이곳에 두 번 다시 올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도 알기에 나는 단 한 점도 빠짐없이 '이미지 환수'를 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이 일을 하고 있다.

- 똑같은 소재라도 사진작가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에 따라 사진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확연히 달라진다.

- '우선 너를 세우라. 네 껍질을 네가 깨야지. 한 생각 돌리면 사비가 바로 극락이요, 정토이니라.'

- 내일의 햇빛은 내게 또 어떤 아름다움을 펼쳐 보일지, 나는 오늘도 그 설렘으로 새벽을 맞이한다.






WITH.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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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무늬
백희성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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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과 공간이 사랑과 비밀을 품을 수 있다면, 우리 곁의 손때 묻은 사물들은 어떤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을까?'의 물음에서 시작된 <기억의 무늬>는 파리에서 패션 학교를 다니고 있는 22살의 청년 '카미 루'의 이야기이다.

카미는 3살 때 죽은 부모님의 사건에 범인을 찾기위해 애쓰지만 사건의 후유증으로 인해 안면인식장애를 앓고 있어 얼굴로 사람을 구별하지 못한다.

대신에 사람들의 옷차림,  습관과 버릇, 목소리를 통해 찰나의 순간에 주변 사람들을 파악한다.

그런 카미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어 범인을 찾으려고 하는 카미를 도와주어 사건의 실마리를 조금씩 풀어나간다.

<기억의 무늬>는 과거의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소설 같지만 알고 보면 가족의 이야기이다.


카미를 안타깝게 여기는 경찰관 '프레드릭'이 사건의 수사를 재개하고,  유일하게 카미의 안면인식장애를 알고 있는 소꿉친구 '뤼미에르'와 함께 실마리를 잡기 위해 사건이 일어난 과거의 집으로 향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거실 중앙에 놓여 있는 아기 침대를 통해 단서를 발견하게 되고, 가구와 직물을 통해 옛 사건의 진실을 서서히 알아간다. 

중반부를 지나면서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 사건의 중심으로 들어 오는데.. 그 인물의 진짜 정체가 가히 충격적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인물의 사연은 카미를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나 또한 혼란스러웠다. 그런 사연이 사건 속에 담겨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후반부 결말을 통해 아마 카미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을 살아갈 것 같다.


<기억의 무늬>는 안면인식장애를 앓고 있는 카미의 눈으로 사람들의 옷차림을 세세히 묘사하고 있고, 직물들의 느낌과 아기침대등 카미가 느끼는 촉감도 세세히 묘사되어 있어 읽는 이로써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시각과 촉각이 눈으로 생생하게 들어오는 책인 것 같다.


백희성 작가님은 이전에는 집을 통해 이야기를 하고, 이번엔 가구와 직물을 통해 이야기를 하니, 다음엔 무엇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실지 기대가 된다. 


- 내가 저지른 행동의 결과는 타인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기에, 누가 뭐라고 하든 나 스스로는 정당하다고 믿고 싶었다. 적어도 내 인생만큼은 스스로 꺾고 싶지 않은 것이다.

- 부모의 실체를 모르는 자식은 뿌리가 잘려 나간 나무와 같다. 서 있는 것이 기적이고, 언제 쓰러져도 이상할 게 없는 위태로운 삶..

- "어떻게 보면.. 그게 결국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 아니겠어? 역시 사랑은 독한 약보다도 효험이 좋다니까."

- 고통은 인간의 모든 이성을 부정하게 만든다 했던가.

- 옷도 가구도 시간이 지나면 낡고 오래되어 버려질지 모른다. 땀과 체취, 손때가 묻어 그저 더럽고 낡은 것으로 여겨질 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내게는 그 낡음이 고개를 들고 미소를 짓는다. 마치 나를 기다려왔다는 듯이 말이다.






WITH. 북로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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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행복은 나의 기쁨이야
정한경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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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싱그러우니 여름여름한 책일 줄 알았는데.. 읽으면서 많이 울컥울컥했다.

아이들을 돌보며 나름 평범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어나가면서 나도 모르게 내가 많이 힘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는 그냥 나를 감추면서, 나를 다독이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 살고 있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자꾸만 눈을 멈추게 하고 마음을 다듬어야 하는 구간이 자주 나타나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것이 더뎌졌다.

그렇지만 책을 놓을 수도 없어서 꾸준히 읽어 나갔다. 읽는 동안 많이 울컥했지만 위로도 받고 응원도 받고 안정도 받았다.

오랜만에 진짜 좋은 에세이집을 만났다. 


또 책을 읽어나가면서 '떠오르는 얼굴'이 자꾸만 생각나 울컥한 것에 한몫한 것 같다.

행복했던 과거를 간직한 채 현재와 또 다른 행복으로 피어날 미래로 나아가라고 하는데.. 할 수 있겠지.


작가님의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던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좋은 날이 오더라'.처럼 그날을 온전히 기다리며 천천히 앞날을 향해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 나에게도 좋은 날이 올 것 같은 희망이 무럭무럭 생겨났다.

<너의 행복은 나의 기쁨이야>덕에  마음력이 많이 강해진 것 같다.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눈을 돌리고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바꿔 먹어가다 보면 세상이 조금은 달리 보이겠지.

작가님에게 좋은 책을 내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진정으로 인사를 전하고 싶다. 


- 작은 기쁨들을 소홀히 여기지 않겠다고. 함부로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다고. 오늘도 웃을 수 있는 이유를 찾으며 살아가겠다고. 그렇게 스스로에게 약속한다. ... 당신의 행복은 당신의 것이다.

- 꾸준함은 그저 특별한 것 없는 반복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나는 안다. 특별한 것 없어 보이는 반복이야말로, 사실은 가장 빛나는 태도에 가깝다는 것을.

- 자신의 삶을 함부로 버려두지 않는, 세상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 우리의 삶은 대부분이 평범한 일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므로 나의 평범한 일상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내 삶의 대부분을 사랑하지 않는 것과 같다.

- 그래,

바람이 이토록 강하게 몰아치는데

흔들리지 않을 수 없겠지.

- 사실 내가 궁금한 것은

이런 것들이 아니야.

내가 우리의 결말을 바꿀 수 있었을까, 하는 것이지.

- 누구와 함께하고 마음을 나누느냐에 따라

우리는 전혀 다른 모습의 나를 꺼내게 된다.

- 삶의 겨울을 겪으며

생각에 잠겨 본다.

나는 지금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 아픔을 지나온 사람에게는

아픔을 벼텨낸 순간 또한 함께 남겨진다는 것.

아픔의 순간이 마음에 남겨졌다는 것은

아픔을 이겨낸 순간 또한 함께 새겨졌다는 뜻이라는 것.

- '스텝이 엉키면 그것이 탱고.'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순간만이 가득했으면 바라지만, 진정 중요한 것은 그렇지 못한 순간들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느냐 하는 것이 아닐까요.

- 지금 당신이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당신의 빛나는 가치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 그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면 지금 앞에 놓인 고난들을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는 것.





WITH. 북로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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