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구 1
윤재호 지음 / 마인드마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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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구>는 더 이상 지구에 살 수 없었던 지구인이 지구를 떠나 화성을 거쳐 '제3지구'에 자리를 잡고 수백 년이 흐른 시점에서 시작된다. 

가족들과 편안한 삶을 살고 싶어 파이터가 되는 '해성'과
어머니의 뒤를 이어 황제를 무너뜨릴려는 '아리아',
정당한 세상을 꿈꾸는 '카이로'와 '헤나',
자신이 살고 있는 행성에 비밀을 알고자 하는 '크루거'와 '타케시',
그리고 영생을 갖고 더 넓은 행성의 황제를 꿈꾸는 '프랑수아(케이)',
케이를 무너뜨려 일인자가 되고 싶은 카림. 
그들의 이야기가 지구보다 두배 큰 행성을 거느리며 펼쳐져 있다.

기득권층과 거기에 맞서는 이들의 이야기가 SF요소와 충격적인 여러 비밀을 가미해 재미있게 펼쳐져 있다.
특권층이 누리는 충격적인 영생의 비밀은 상상도 못해본 요소여서 신선했다.
부패한 도시, 하층민의 생존, 타락한 기득권 등 여기 저기 사회적인 요소도 많이 등장한다.

<제3지구>는 2022년도에 단권으로 한번 출간된 소설이다.
이번에 새롭게 3권까지 발간되었는데
1권은 수정을 살짝하여 더 깔끔해진 느낌이었다.
2권에서는 케이와 카림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전투 후 일 년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더 넓어진 스케일과 방대해진 이야기가 재미있을 것 같다.
3권까지 어떻게 이어져 있을지 궁금하다.

- "우린 지금 사는 게 아냐. 살아남았을 뿐이지."
"살아남는 게 살아가는 거 아닐까?"
"아니. 나는 생존이 곧 삶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
- "이미 후회로 가득 찬 인생을 살아가는 중이거든. 하나쯤 더해도 별 문제는 없을 거야."
- "나는 쾌락을 위해 살아. 이게 내겐 삶의 의미라네."
- "바닥으로 떨어지기 싫어서 그렇게 막 살면 바닥보다 더한 곳으로 가게 되니까."
- 그렇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시간은 점점 더 흘러가고 있었다.
- "너는 싸우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지? 하지만 때론 살아남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될 수 있어."
- "그냥 네 눈앞에 있는 뭔가를 붙잡아. 그러면 그게 네 삶의 이유도 되고, 싸워야 하는 이유도 될 거야."
- "사람은 그냥 사람이 되는 게 아니란다. 끊임없이 내면의 악, 또 욕심과 싸우면서 완성되어가는 거지."
- 아무리 치밀한 자라도, 아무리 사악한 자라도 사랑할 땐 누구나 뇌가 마비된 듯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하게 된다.
- "누가 이겼는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건.. 우린 살아남았다는 사실이지."
- "누구에게나 선택권은 있네. 지난 잘못을 뉘우치고 올바른 삶을 살기로 결심만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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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위의 집
TJ 클룬 지음, 송섬별 옮김 / 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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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위의 집>은 널따란 엉덩이를 가진 40대 '라이너스 베이커'의 시점으로 쓰여져 있다.
마법아동관리부(DICOMY)의 최고위 경영진에 의해 마르시아스 섬에 있는 고아원에 한 달 동안 감사를 가게 된다.
처음엔 편견으로 아이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지만 같이 살면서 서서히 아이들과 친해지고 아이들의 상처와 마주한 현실을 같이 헤쳐 나가려고 노력한다.
이를 통해 라이너스 본인도 비눗방울을 터트리고 나온다. 
현실을 마주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해 나간다.

나와 다름이, 편견이 무섭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끼게 된 소설이다.
누군가는 상처를 받을 테니까. 특히 어린아이들은 더욱 클 것이다. 
아이들의 이야기라서 더 크게 심각성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이것을 조장하는 무언가도 이 현실 세계에 있겠지 하는 생각도 같이 하게 된다.

벼랑위의 집에 살고 있는 특별한 여섯 아이들과 알록달록한 양말을 신는 원장 아서, 섬의 보호자인 조이, 지금보다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라이너스, 헬렌덕에 읽는 동안 사랑스러웠고 따뜻했다.
올해 읽은 책 중에 최고의 힐링 소설이다. 

- "때론 예상치 못한 때 우리의 편견이 사고를 왜곡시키기도 해요. 그 사실을 깨닫고 교훈을 얻는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지요."
- "세상은 기묘하고 근사한 곳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전부 설명하려 들죠? 개인적인 만족감을 위해서?"
-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진 아무도 모르니까요. 때로 아주 작은 속삭임으로부터 변화가 시작되기도 합니다."
- "변화를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무슨 수로 편견과 싸우겠습니까? 편견을 그대로 둔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 "때로 벗겨지고 부서지더라도 여전히 좋은 것들이 있잖아요."
"오히려 개성이  더해지지. 또 기억이 담기기도 하고 말이야."
- 저는 지식이 인식을 왜곡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누가 어떤 행동을 한다고 해서 똑같이 반응해서는 안 돼. 그래서 우리가 그 사람이랑 다른 거야. 그래서 우리는 선한 거고."
- "변화는 사람들이 간절히 바랄 때 일어나는 거야, 베이커 씨. 나는 변화가 일어나기를 바라. 시간은 걸리겠지만 알게 될 거야. 오늘이 나한테는 안전한 비눗방울을 박차고 나온 그날이었어."
- "우리가 사는 그 집이 꼭 진짜 집인 건 아니야. 집이란 내가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고."
- "우리가 우리인 건, 어떻게 태어났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이 삶을 어떻게 살기로 결정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 "변화란 소수의 목소리에서 시작되는 것이고, 저는 그 소수가 될 것입니다. ... 그리고 저는 혼자가 아닙니다."
- 때로 우리는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다고.
그리고 운이 좋다면, 삶 역시 그 답으로 우리를 선택해 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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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실종자
질리언 매캘리스터 지음, 이경 옮김 / 반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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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또 다른 실종자>는 '비탄에 잠긴 부모'들의 이야기이다. 
자식들을 위한 그들의 절박한 심정이 소설 속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직업이 경찰인 줄리아의 시점과 딸을 잃은 아버지의 시점과 자식이 범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엄마의 시점이 교차해서 쓰여져 있다.
그들은 자식을 위해서 그들 나름의 선택을 하고 행동을 한다. 
읽다 보면 그들의 생각이, 행동들이 이해가 되었다. 나도 자식이 있는 부모니까 이해할 수 있었다.

과거에 딸이 한 행동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부패한 경찰'이 되는 엄마와, 딸을 찾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아버지와, 아들을 의심하고 사건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 그들은 서로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중간부터 시간차 공격(?)과 실종된 여성 올리비아가 갑자기 등장하면서 소설은 예상치 못하게 흘러간다. 
생각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 생각지 못한 사연이 등장한다.
범인은 진짜 범인이 아니며 악당은 숨겨져 있었다.

추리 소설의 세계는 독자가 무슨 생각을 하든 무엇을 느끼든 언제나 뒤통수를 맞는 것 같다.
<또 다른 실종자>도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니까 정신없이 읽은 것 같다. 빨리 결말을 알고 싶어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 어떤 일이 생기면 그 이유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 하지만 때로는 의도치 않은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 역사는 그대로 반복되지 않는다.
-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든 것이, 정말 모든게 변해버렸어.
- 나는 선한 사람이다. 그렇지 않은가? 용서할 수 없는 짓을 저지르고 있음에도.
- 지금까지 나는 너에게서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아온 걸지도 몰라.
- 만약 당신이 기꺼이 목숨을 내줄수도 있을 만큼 사랑하는 존재, 즉 자녀가 있다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훨씬 힘들어진다.
- 내 몸은 겉으로는 멀쩡했어. 폐는 숨을 쉬고 팔다리는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었지만 내 심장은 무너지고 있었어.
- 너를 돕기 위해 못할 일은 하나도 없다. 난 뭐든지 할 수 있다.
- 드디어, 마침내, 우리에게도 이런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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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쳐진 도서관
최세은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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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 민형, 운성, 유리는 같은 고등학교 도서 위원들이다.
어느날 우현이 집에서 발견한 도서관 책에서 어색하게 삐져나온 종이로 인해 그 넷은 겹쳐진 도서관의 세계로 들어간다.
누군가에겐 보이고 누군가에겐 보이지 않는 책을 통해 그들은 신비한 경험을 하고 한꺼번에 암전되고 각자만의 연관이 있는 사람들에게 빙의된 동시에 시간여행을 한다. 
'대여자'는 '책주인'의 14일을 대신 살아가며 의미있는 행동으로 쌍방구원을 한다. 
우현과 민형은 과거로가고, 쌍둥이 남매인 운성과 유리는 미래로 간다.
과거, 현재, 미래가 동시에 존재하는 그곳에서 '책주인'의 중요한 일부의 삶을 살며 '대여자' 본인에게도 의미있는 시간을 가진다.
- '사실 이 말을 들으러 이곳에 온 건지도 몰라.'

<겹쳐진 도서관>은 가족이야기, 알 수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 의식의 범주에 들어오지 않는 인간은 설사 같은 공간내에 있어도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기 마련이다.
주변의 누군가를 통해 공감하고 이해하고 행동하게 되는 이런 상황들이 네 사람을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도 말하는 것 같다. 주변의 누군가를 둘러 보라고.

- 그때 이후로 나아진 게 아니라 그저 묵혀 왔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만다. 어찌할 수 없이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 "그렇다고 스스로를 잃어버리지는 말아요."
- "삶의 변화는 언제나 아주 사소한 곳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인간은 아주 늦게 깨닫고는 합니다."
- 아, 솔직한 마음을 말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구나.
- "미래라고 할지언정 그 또한 당신의 시간입니다."
- "혹시 모르죠. 그런 당신을 도와주는 사람이 있을지도."
- 어떤 말보다도 힘이 되는, 강한 마음이었다.






WITH. 텍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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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길은 여름으로
채기성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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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현재 시점 배경은 겨울이다. 하지만 그들의 추억 속 배경은 여름이다. 
차가운 겨울을 지나 뜨거운 여름을 향해가는 그들의 삶 이야기가 이 가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소설 속 상황과 이야기는 현재의 나와 전혀 맞지 않지만
내 책인가 싶을 정도로 한 문장 한 문장 계속 드려다 보게 만든다. 
가슴을 아리게 만든다. 나한테 하는 말인가 싶을 정도로.

<우리의 길은 여름으로>는 엄마를 잃은 자매의 이야기, 갈등을 겪고 있는 부부의 이야기, 몸에 지닌 상처와 추억을 함께 공유한 남녀의 이야기, 이주민 이야기 등 여러 인물들이 나온다.
소설은 잔잔하게 쓰여져 있지만 그들이 겪고 있는 고통, 갈등, 상처 등 겨울이라는 배경과 어울려 차갑고 시리게 다가온다. 글이 흠칫 흠칫 나를 찌른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그들의 갈등이 해결은 아니더라도 그들 나름의 선택으로 나아간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겨울을 지나 여름으로 가듯이. "우리의 여름으로."

기도하기 위해 사제가 된 경모와 가정사의 트라우마가 있는 해원은 7년 만에 만나 그들이 함께 공유한 여름을 회상하면서 그때의 상황과 현재의 상황을 엮어가며 미처 알지 못 했던 일들과 오해의 일들을 차차 풀어간다. 
가정사로 인해 데면 데면한 해원과 해령의 자매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만 그 이면에는 가족이라는 이해의 마음으로 서로를 다독인다.
동갑친구에서 결혼까지 한 세정과 정욱 부부는 서로의 입장만 고집하다 이혼얘기까지 나오지만 상황을 받아들이고 서로를 이해하면서 함께하는 삶을 찾아간다.

읽는 동안 시린데 따뜻했던 시간들이었다.

- 세상의 절벽으로 내몰린 사람으로부터 낯선 위로를 받는 듯한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힌 해원은 담뱃불을 켜다말고 타오를 안았다.
- 그렇게 살아왔다.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서로를 멀리하며.
- "질려. 사는 게."
- 우리는 불완전함을 극복할 수 없고 그저 경험하는 것에 지나지 않지 않을까.
- '깊디깊은 바다에서 헤엄치는 심해어가 된 것처럼 낮은 자세로 눈치를 보며 두려운 눈을 하고 주위를 살피는 내 모습.'
- 네가 먼저 행복하지 않고서는 누군가와 삶을 함께한다 해도 절대 행복해질 수 없는 거야.
- "네가 다치지 않길 바라는 건... 오래전부터 그래왔던 거야. 그러니 조심해."
- 손조차 내밀지 않는 사람을 신이 어떻게 구해주겠습니까. 신에게도 손을 흔들고 내밀어야 해요. 도움을 요청하는 손을 내밀기 전까지 신은 형제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무것도 알 수 없어요.




WITH. 나무옆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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