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뭐해] 알베르카뮈 이방이 오리지널 초판본

이방인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 ㅣ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12
알베르 카뮈 지음, 이주영 옮김, 변광배 해설 / 코너스톤 / 2025년 7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처음 읽었을 때 신선한 충격에 빠졌다. 첫 구절부터 그랬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어쩌면 어제일지도. 모르겠다.

엄마의 죽음을 담담한 문장으로 담아쓴 것부터가 충격이었다. 읽으면서도 그랬다. 문장 자체는 간결한데 그 안에 공허와 허무를 담고 있었다. 열정적이고 삶의 냄새가 짙은 작품을 좋아하는 나에게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찝찝하면서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뭔가를 가지고 있는 책이었다.

이번에 오리지널 초판본이 발매되면서 이 책을 다시 접했다. 예전만큼의 충격은 없었다. 인생의 허무를 좀 알게된 나이에 읽어서인지 오히려 주인공 뫼르소의 감정과 행동이 어느정도 이해가 됐다. (아직도 모두 이해되진 않는다.) 슬픔에도 기쁨에도 그 어떤 희노애락에도 담담해질 수 밖에 없는 어른이 된 것이다. 그렇게 감정이 배제된 채 살고있던 뫼르소의 삶은 해변에서의 살인사건을 계기로 달라진다.

순간의 행동, 불로 지지는 것 같은 뜨거운 그 날, 그는 아랍인을 향해 총을 쏘게 된다. 크게 기쁨도 슬픔도 분노도 슬픔도 느끼지 않던 카뮈가 순간적인 판단, 환경의 압박감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된 것이다. 내가 느낄 때 이 장면에서의 묘사가 이방인의 백미인거 같다.

살인죄로 재판을 받게 된 뫼르소, 당장의 살인만 놓고 판결을 하는게 아니었다.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도 울지 않고, 장례식 다음날 여자를 만났던 일까지 거론되며 인간성을 상실한 괴물로 만들어진다. 결국 그는 감옥에 갇히고 사형을 받게 된다. 목사가 찾아와 회개를 권유하지만 그는 거절한다.

"그 때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내 속에서 뭔가가 폭발해 버렸다.

...

그가 죽은 사람처럼 살고있으니,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조차 없는 셈이지.

그러나 내겐 내 자신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한 확신이 있어."

이 책을 읽고 찝찝한 마음과 함께 삶이란 무엇이며, 나의 생각? 철학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세상은 우리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지만,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나의 결정과 책임에 대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