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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
알렉상드르 졸리앙 지음, 성귀수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 >
세상에 잠언집이 많기도 하지만, 겉핥기로 읽게 되는 책들이 많아 한동안 회피했는데,
이 책의 강렬한 느낌은 뭐랄까, 심연에 닿는 그 무언가가 있는 것만 같았다.
장애를 가진 스위스의 철학자 알렉상드르 졸리앙.
태어날 때 탯줄에 목이 감겨 뇌성마비를 가진 그.
일반인들보다 세상에 원망도 많고, 좌절도 많았을텐데
어떻게 극복을 했을까 물어보고 싶은 마음. 그렇다고 호기심은 아니고.
또 어떤 철학적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읽은 책이다.
그의 첫마디는 '내려놓음'이다. 철학과 고대 그리스를 전공했다는데
말은 붓다의 말씀이다. 채워놓기보다 '비워냄'에 대한 성찰을 이야기 한다.
우선은 자신을 내려놓음으로 고통에서 벗어나라는 그의 말이, 오랜만에 심금을 울린다.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장애를 가진 몸에 대한 분노를,
자신을 내려놓음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한다.
자신의 아들에게 장애가 있다면 그 아이를 더 잘 돌보겠다는 마음이,
자신의 몸을 한 아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가르침을 배웠다 한다
(이스라엘의 베네딕토 수사님 에피소드).
아낌없는 사랑과 참된 벗, 과거로부터 벗어나는 일련의 모든 일들이
자신을 내려놓음으로 자신을 해방시키는 것이라는 말을 한다.
탐욕이나 슬픔, 고통, 욕망에 이르는 인간의 모든 감정을 굳이 숨겨
'연극'에 이르는 것 자체가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타인을 만나는 것은 자기 자신으로 부터의 휴식"을 뜻한다는
그의 말에, 가슴에 무거운 뭔가가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
타인을 만났을 때, 그가 나와 같을 이유도, 나의 적이 될 이유,
나와 같은 경험을 해야할 이유가 없다.
타인을 만난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과 교류가 일어나는 것, 그것일 뿐이다.
"더도 덜도 아닌 '나', 그러면서 남에게 활짝 열린 존재"인 것이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떠한 식이든 고통을 받는다면,
우연히 읽게된 알렉상드르 졸리앙의 이 책, 꼭 권해주고 싶다.
이 책은 진짜이다. '나'를 찾아내는 진짜 책이다. 그렇기에 지금부터
"인생은 누구를 위한 연극인가"하는 그의 질문에 답을 찾을 때까지 고민하게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