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에서 본 般若心經 - 大顚和尙注心經
현봉 옮김 / 불광출판사 / 200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교시절엔 궁금증도 많았었고, 나름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었던 나였다. 그때는 공부를 하다가도 거리를 걸어가다가도 ‘이렇게 공부를 하고 있는 나는 어디서 온 걸까?’, ‘나는 누구일까?’,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 나와 또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 걸까?’ 하는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런 와중에 친구와 함께 근처 사찰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가장 먼저 접한 경이 바로 반야심경이었다. 반야심경 속에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 불생불멸(不生不滅) 불구부정(不垢淨)을 접하며, 이것이 ‘색이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이 색과 다르지 않다.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는다.’란 뜻이란 걸 알았을 때, 머릿속에선 이해가 잘 되진 않았지만, 그 속의 깊은 의미가 무엇인가는 가슴에서 말을 해주는 듯 했다.



공도 또한 없거니와 색도 또한 없으니
포대화상 얼씨구나 습득을 만났도다.


                     대 그림자 비질 해도 섬돌 먼지 안 쓸리고 
                     둥근 달빛 꿰뚫어도 물에는 자국 없네.

본래에는 법이 있다 전하여 주더니
전하고 나서는 법이 없다 말하네.
제각기 힘써서 스스로 깨달아라.
깨달아 알고 보면 법 없음도 없으리라. 

 

이러한 구절들을 읽노라면 알게 모르게 가슴 절절히 무엇인가가 와 닿는 듯하다.

 

[반야심경]은 불교인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너무나 잘 알려진 경이다. 그 문장이 간결하고도 오묘하여 팔만장경(八蠻藏經)의 뜻을 함축하고 있는 만큼 그 해석도 사가(師家)의 견해에 따라 제각기 다른 맛을 내고 있다.

이 책 [선에서 본 반야심경]에서는 경의 제목 10자와 본문 260자를 모두 63절로 나누어 주해하였다. 그러나 술어를 풀이하여 전문과 연결시키면서 구조적으로 이해시키려는 사전적이고 교학적인 주해가 아니라 선사 스스로 체험한 반야를 반야심경의 구절마다 그대로 전부 드러내 보이는 직설적이고 선적인 주해라는 점이 특이하다.

이 주해를 읽으면서 [반야심경]이 난해 한 듯하지만, 결코 어렵지 않게 풀어놓았기 때문에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느낌을 공감할 수 있는 선시와 함께 했기에 더 편안히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인 현봉스님이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오늘날 밖을 향해 분주히 헤매는 우리들의 눈을 자신의 내면을 향해 주시하도록 하여 우리들의 삶이 본래 아무것도 없는 그 가운데서 모든 것이 넉넉하게 된다는 것을  일깨워주고자 한다.

오묘하고도 신비한 경인 [반야심경]을 선[禪]을 통해서 다시금 접할 수 있어 좋았고, 이 경을 되새겨보면서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 온건지, 또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한 물음은 나를 다시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이제, 나란 아상을 버리고, 넉넉한 마음으로 편안히 선정에 들어 가볼만하지 않은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