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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동안의 과부 2
존 어빙 지음, 임재서 옮김 / 사피엔스21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분량이 만만치 않았던 장편소설이었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물 흐르듯 아주 자연스럽게, 그리고 그 다음 장이 궁금해져 빨리 넘겨보고 싶을 정도로 아주 감칠맛 있게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 존 어빙에 대해선 잘 몰랐었지만, 책을 읽고 난 뒤 그의 명성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고, 왜 여태껏 그의 소설들을 한 번도 읽어보지 못했는지에 대해 내 자신에게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일년 동안의 과부]를 읽으면서 그가 당대의 최고 이야기꾼이란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은 아마 수일 내 변치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책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책 속에서 보여주는 등장인물들의 개성은 아주 독특했다. 두 아들을 잃어버리면서 세상과 문을 닫아버리고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해 네 살배기 딸과 남편을 두고 떠나버린 매리언, 두 아들을 잃고 슬픔에 잠겨있는 아내를 두고 하루가 멀다 하고 외도를 하는 남편 테드 콜, 이 책의 주인공인 그의 딸 루스 콜은 어릴 적 어머니가 자신을 버리고 떠나버렸다는 마음의 상처를 간직하고 살아간다. 그리고 자신보다 스물세 살이나 많은 매리언과 사랑에 빠지지만 그 짧았던 사랑의 기억으로 수십 년을 혼자서 보내는 에디지만, 이후 루스와 연인이 된다.
하나의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지만 그 속에서 빚어지는 아픔과 갈등, 사랑 등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 절절히 전해 오는 듯했다. 특히, 주인공 루스의 어머니 매리언이 두 아들을 예기치 못한 사고로 잃어버리면서 그녀의 삶은 멈추어버리게 되었을 때, 왜 그녀가 딸인 루스에게 애정을 쏟지 않았는지, 아이를 둔 어머니의 심정이 되어 그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대화에서 빚어지는 직감이라든지, 언뜻 앞날을 예고하는 문장들이 간간이 나와 앞으로 벌어질 내용들이 대략은 뼈대가 잡혀져 갔지만, 왜 그러한 일들이 벌어지는지에 관해선 책을 읽지 않고는 안 되게끔 책 속으로 빠지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었던 작품이었다.
특히, 책의 첫머리에 두 아들을 어떤 사고로 인하여 잃어버렸는지, 왜 매리언이 그 아들들의 죽음에 관해 입을 열지 않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이야기를 더 흥미 있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 외에도 이야기의 흐름을 암시하는 부분들이 읽는 이로 하여금 교묘하게 책 속으로 빠져들게끔 만들었다.
이야기의 소재도 생각지 못했던 파격적인 부분들이 더러 있어서 새롭단 느낌이 들었고, 장면들의 묘사가 뛰어났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 존 어빙은 독자가 어떤 이야기를 읽고자 하는지를 알고 가려운 부분을 싹싹 긁어주는 이시대의 멋진 이야기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멋진 책과의 만남이었고, 그 책을 쓴 저자 존 어빙을 만나서 더더욱 반가웠던 책으로 기억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