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행복 - 가장 알맞은 시절에 건네는 스물네 번의 다정한 안부
김신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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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철 행복, 김신지 에세이



💚
추위가 언제 가시나 했다가도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순식간에
봄꽃들이 활짝 피어나고,
여기저기서 인사하듯 연두빛 싱그러움을 만날 수 있지요.


이제 6월,
무더운 날들이 끝도 없이 계속 될 듯 하다가도
때맞춰 서늘한 바람, 가을공기가 찾아올 테지요.


🌿
김신지 작가님의 계절 표현이 참 재밌게 와닿았는데요 ^^

봄 – 여어어어어름 – 갈 – 겨어어어어울

여름과 겨울이 길게 느껴지는 날들이지만,
그럼에도 4계절, 24개의 절기에 따라
세심히 변하는 기운을 보면 늘 신기한 생각이 들었거든요 ☺️


제철 행복 덕분에,
이제는 한 달에 2번씩 바뀌는 절기마다,
책을 찾아읽으며, 미세하게 변하는 계절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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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는 입하와 소만을 만났보았는데요.

🌱
5월 5일 무렵, 싱그러운 여름에 들어서는 출발선 ‘입하’


5월의 하얀 눈이 나뭇가지에 앉은 계절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싶다 하신 작가님 덕분에
이맘 때 피는 하얀 꽃들을 열심히 찾아보았지요!

이팝과 조팝나무를 기억하는 방법도 재미나요,
이따만하면 이팝, 쪼만하면 조팝! ^^

작년 이맘 때에는,
도서관 앞에서 산딸나무를 보고 너무 예뻐서,
이름을 찾아보았던 기억이 나는데요.
하얀 바람개비 같은 꽃 모양을 한 이 나무는,
사실 꽃이 아니라 잎이었더라고요!
연녹색의 꽃이 워낙 작아
벌의 눈에 띄지 않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꽃받침을 화려하게 꽃잎처럼 펼치고 있다고 하네요.


또 아이슬란드에서는
날씨가 화창하다는 이유만으로
예정없이 주어지는 휴가라는 뜻의
‘솔라르프리(solarfri)’라는 단어가 있다고 해요.
하늘이 예쁜 5월에 우리에게도
날씨 휴가가 너무 간절한 날들이 많았죠!


🌱
5월 20일 무렵,
작은 것들이 점점 자라서 세상을 가득 채우는 ‘소만’


누군가가 생각날 때, 안부를 묻기 좋은 계절.
싱거운 안부를 전해보는 미션이 주어집니다 :)
이름으로 된 간판을 발견하면 연락해보기!
알려주신 이 방법으로 연락이 뜸하던 이에게
안부를 전해보면 어떨까요?
여름을 부르는 개구리, 소쩍새 소리 채집 미션까지!
하나둘 제철 숙제를 해나가다보면
이 계절을 오롯이 느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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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의 상콤함이 가득 느껴져 기분이 좋아지는 책입니다 :)
저는 이제, 6월의 절기
‘망종’과 ‘하지’를 책으로 먼저 만나보러 가요 ^^


우리 오늘도 내일도, 날마다 제철의 행복을 느끼며
즐겁게 살아가보아요😊 모두의 행복을 바랍니다!


🔖
알맞은 시절을 산다는 건
계절의 변화를 촘촘히 느끼며 때를 놓치지 않고
지금 챙겨야 할 기쁨에 무엇이 있는지 살피는 일.
이 햇빛에 이 바람 아래 무얼 하면 좋을지,
비 오는 날과 눈 내리는 날
어디에 있고 싶은지 생각하며 사는 것.
그러면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 보였다.
좋아하는 것들 앞에 ‘제철’을 붙이자
사는 일이 조금 더 즐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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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신간 읽는 책방 할머니
임후남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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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꿈은 신간 읽는 책방 할머니, 임후남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쯤 꿈꿔보셨을 듯한 삶이죠.
조용한 마을 어딘가, 아담한 책방을 꾸리고
실컷 책을 읽을 수 있는 그런 삶을요,



🔖
시골에 책방을 차린 이유는 단순했다.
은퇴 후 시골에 살고 싶었고, 이왕이면 책방을 차려놓고
누군가 오면 같이 커피 한잔하면 좋겠다 싶어서였다.
그러나 책방이 있는 곳은 시골 마을 끄트머리.
종일 사람 한 명조차 지나가지 않았다.
그래도 좋았다. 바람과 햇살들이
매일 자연을, 나를 바꾸고 있었다.
보고 싶은 책들은 사방에 널려 있고. (p. 82)



창밖으론 초록 가득한 숲과
새소리가 들리고,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오가고
그 속에서 좋아하는 책을 원없이 읽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
쉼과 위로를 받으며 저마다의 길을 나아가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 귀한 시간, 그 길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가치있고 행복한 일일까요.



🔖
책을 읽는다고 당장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러나 꾸준히 오래오래 읽는 동안 달라진다.
어떻게, 무엇이 변했는가는 스스로 알 수 있다.
어느 날 몸속에 축적된 글들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p. 170)


책, 자연, 사람
자연 속에서 나를 일으켜주는 책 한 권을 만나고,
책으로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기도 합니다.



🔖
지금은 어떤 이가
문을 열고 들어올지 모르는 책방에서 사람을 만난다.
누군가 고른 책 한 권을 보며 눈이 빛나는 순간이 있고,
한두 마디로 마음이 열리는 찰나가 있다.
때로는 마음에 물결이 일기도 한다.
그러면서 한 발짝 나는 다른 세상으로 나아간다. (p. 162)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 한들,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생기기 마련이지요.
좋은 사람들 속에 무례한 사람들, 눈물 날 만큼 행복하다가도
이따금 마음 상하는 일들이 찾아오기도 해요.
그러한 날들을, 자연과 책을 벗삼아 단단해지는 삶을 보며
오랜만에 저도 따스한 용기와 희망을 한켠에 품어봅니다.



🔖
이곳까지 찾아와 음악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이는,
창가에 혼자 앉아 책을 읽다 가는 이는
어제와 다른 내일을 살아간다.
매주 독서모임을 하는 이들과 글쓰기를 하는 이들은
마음의 풍경을 넓히고 깊이를 더한다.
물론 겉모습이 달라질 리도 만무하고,
유명 관광지처럼 다녀왔다고 자랑할 것도 없다.
그러나 스스로는 안다.
살아갈수록 흔들리는 삶의 축을 바로세우고 있는 자신을. (p.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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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글쓰기 모임, 오페라와 연주회를 즐기고,
손수 만든 것들을 함께 나누어 먹고, 모닥불 앞에서
시를 읽고 낭만을 느끼는 그곳,
그곳은 어떤 계절에 가도 아름다울 수 있지요.
동네의 어린아이들조차 찾아오는 곳.
이 모든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누리는 책방
‘생각을 담는 집’이 어찌 궁금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친정가는 길, 꼭 한번 들르고 싶습니다.
책 한 권 읽고 숲과 마을의 정감을 느끼며 거닐어 보고 싶고요.
작가님은 고라니들로부터 고구마 수확을 무사히 하셨을지도
궁금해집니다. ^^



🔖
나는 책방 하는 지금이 제일 좋다. (p. 199)


이 한 문장에, 그 마음과 이야기들이 다 느껴져 뭉클했습니다.
나의 지금을 진정으로 좋다 말할 수 있는
그런 날들을 살아가요, 우리 ☺️



🔖
나이 들면 지금보다 할 수 없는 일이,
하고 싶어지지 않은 일이 많아질 것이다.
그러니 할 수 있는 때, 하고 싶은 때 해야지. (p.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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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요? 작은 곰자리 76
시드니 스미스 지음,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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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나요?> , 시드니 스미스


얼마전, 2024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작가 시드니 스미스가 쓰고 그린 그림책
<기억나요?>를 만나보았어요.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와 <할머니의 뜰에서>도 그랬듯
따스하고 환한 빛을 머금은 장면들을 보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평온해지고,
오래 된 기억들이 잔잔히 떠오르기도 해요.
기억들은 늘 후광을 품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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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이불 밖으로 살며시 나온 엄마와 아이의 발을
비추는 것으로 시작해요.
마치 영화의 장면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어둠 속에서 점차 선명해지는 기억과 함께
두 눈을 뜨고 이야기를 나누는 엄마와 아이.
엄마의 “기억나니?”
이 물음에 떠오른 추억 하나,
파란 담요, 엄마아빠의 이야기 소리, 달콤했던 산딸기,
반짝이는 햇살 아래, 가족과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지요.


그렇게 침대에서 나란히 서로를 마주한 그들은,
현재와 기억 속을 오갑니다.
아이가 다시 엄마에게 묻습니다.
“엄마, 기억나요?”


폭풍우 치던 밤, 지붕에서 물이 새고, 전기가 나갔던 그날의 밤과
할아버지가 쓰던 석유등 냄새를 기억합니다.


집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떠나던 날,
도착할 때까지 가족들에게
도시 구석구석을 안내해 준 곰돌이를 기억하지요.


어느새 어두웠던 침실에 조용히 햇살이 들어와요.
아이는 도시를 붉게 밝혀주는 태양을 보며 말해요.


🔖
“이것도 기억하게 될까요?
새집에서 보낸 아침 기억나요?
엄마랑 나 둘뿐이었잖아요.
도시 위로 해가 떠오르는데, 마치 마법 같았어요.
걱정하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았어요.
우린 잘 지낼 줄 알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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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시작,
지금 이순간도 마음 속 깊이 어딘가의
기억으로 새겨지겠지요.
때때로 찾아오는 상실과 슬픔, 두려움 속에서
곧 지나가버리는 이 순간을
소중한 추억으로 가슴에 안은 채,
희망처럼 찾아내어요.
잘 될 거라며 스스로를, 서로를 다독입니다.


우리는, 결국 켜켜히 쌓아온
반짝이는 나날들을 머금고 살아가겠지요.


고개를 돌려 잠든 엄마를 바라보는 아이의 눈빛에
아득해집니다. 뭐라, 어떤 감정이라 말하기는 힘들지만,
그래서 더더욱 그림책이 주는 묘한 매력에 빠져드는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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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책장을 넘기면
작가가 바치는 헌사를 만날 수 있어요.

for my mom 어머니께

이 한마디는 책을 덮는 마지막까지
진한 여운을 전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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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의 풍경은 우리를 창조한다.
그 풍경이 내어주고 앗아간 모든 것은 이야기가 되어
우리 가슴에 남고, 그렇게 우리라는 존재를 형성한다.

- 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아름다운 그림책을 만나게 해주신 책읽는 곰 출판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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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미안해하지 마세요!
홍나리 지음 / 미디어창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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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미안해하지 마세요!> 홍나리 그림책




🌷
이 책은 홍나리 작가의 어린 시절의 경험을 담은
그림책이라고 해요. 이미 2015년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림책이 9년만에 미디어 창비 출판사에서
예쁘게 단장하고 다시 출간되었어요 :)


5월, 가정의 달에 만나보면 더 좋을 그림책인데요,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지,
그 사랑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는 따스한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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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이 책을 보며, 책 속의 주인공 아이처럼
저를 이해해주고 감싸주는 저희 아이들이 생각나기도 했어요.


며칠 전 학교 준비물을 챙겨주지 못해
미안해하던 저에게,
“괜찮아 엄마, 엄마가 못 챙겨준 적 거의 없잖아” 라고
해맑게 말하던 아이가 참 고마웠거든요.


아이가 저를 대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과연 아이에게 좋은 엄마일까?
또 나는 우리 엄마아빠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딸이었던가?
저 스스로에 대해 돌아보고 반성해보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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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의 아이가 참 고맙고 대견해요.
걷지 못하는 아빠,
아빠는 아이에게 늘 미안하다고 하지만,
그 때마다 아이는 “괜찮아요 아빠” 라고 말합니다.
아빠와 자전거는 같이 못 타도,
공원에서 아빠와 예쁜 꽃을 보는 게 더 좋다고 말하는 아이.
스케이트를 같이 못 타도
아빠와 함께 하는 얼음낚시가 더 재미있고요
같이 바닷가에서 헤엄치진 못해도
더 멋진 모래성을 만들 수도 있지요.
축구보다도 아빠와 우쿨렐레 치며 노래 부르는 시간이 더 즐겁고 비 오는 날에는 아빠가 만들어주는 코코아를 마시며
빗소리를 듣는 추억이 더 아름답지요.


💜⠀
무엇을 하느냐보다도 더 중요한 건
사랑하는 사람과 늘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매일 매일이 행복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아요.


우리 주변의 사랑하는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5월이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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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창비 서포터즈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따뜻한 그림책을 볼 수 있게 해주신
미디어 창비 출판사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mediachangbi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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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에 말이라면 사각사각 그림책 62
소피 블랙올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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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에 말이라면>, 소피블랙올 글•그림



🌅
소피 블랙올 작가의 새 그림책을 만나보았어요.
이번 그림책은 멋진 말이 등장하는데요,

가족여행을 가던 어느 날, 아이가 넓은 들판을 바라보며
‘내가 만약 말이라면, 매일매일 여기저기 뛰어다닐 텐데.’
라고 말한 것에서 이 책의 영감을 얻었다고 해요.

내가 만약,
자유롭게 들판을 달리는 말이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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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에선, 아이들이 마음 속 가지고 있던
그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내어 보여줍니다.
상상 속에서 우리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요.


특히 면지의 그림이 재밌는데요,
아주 단순하게 그린 말에서부터 점차
멋드러진 말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어요.
뒷 면지에서는 다시 되돌아가는 것도 인상적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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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 블랙올 작가의 그림들은
늘 섬세하고 정교하며 다채롭게 꽉 채워진 느낌이라
구석구석 살펴보는 재미가 있지요.
말이 된 아이의 방에는, 면지에서 보았던
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을 찾아볼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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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은 매일매일 마음껏 들판을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고요,
가고싶은 곳은 어디든지 갈 수 있어요.
비가 쏟아지는 날에도 온몸을 진흙속에서 뒹굴면서도
웃을 수 있고요. 씻지 않아도 되지요.
옷을 입지 않아도 되고요, 동생을 등에 태워 학교에
데려다 줄 수도 있어요. 밤에는 늦게까지 잠들지 않아도 되고,
서서 잠을 잘 수도 있지요 ^^


🧡
말이라는 동물에 빗대어,
‘나’라는 고유한 한 사람이, 정해진 규칙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의지대로 세상을 신나게 즐기며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우리도 마음껏 상상력을 펼치고 자유로워집니다.



🎨
여러분은
되어 보고 싶은 어떤 존재가 있나요?
아무런 장애물 없이,
마음껏 해보고 싶은 무언가가 있나요?


이 그림책을 보며 한 번쯤 꿈꿔보았던
신나는 상상의 세계로 다녀오시길 바라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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