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평을 쓸 책은 안바다 작가님의 <나와 당신의 작은 공항>이라는 책이다. 출판사는 푸른숲이다.
너무 아름다워 내 눈을 사로잡은 책의 표지이다. 숲 속 안에 집으로 연상되는 곳이 있다. 책의 제목인 ‘나와 당신의 작은 공항’은 어떤 공항을 말하는 것일까? 바로, 집이다. 언제든 갈 수 있지만 아직 제대로 가본 적 없는 그 곳, 집으로 여행을 떠나는 책이다. 현관, 거실, 주방, 창고 등 장소적인 곳 뿐만 아니라 의자, 침대, 전등, 거울 등 사물로도 여행을 떠나보자.
“집이란 세계 안의 우리들의 구석인 것이다.
집이란 - 흔히들 말했지만 -
우리들의 최초의 세계이다.
그것은 정녕 하나의 우주이다.”
-공간의 시학
인상 깊었던 부분은 혼자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것이라고 해도 그 순간에 정말 혼자 있는 것은 아니라는 부분이다. 왜 그렇냐하면 작가, 등장인물, 작곡가, 연주자 등과 대화하거나 감응하지 못하면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을 수 없기때문이다. 작가님은 말한다. 우리는 그것들을 즐기고 감상하는 순간, 수많은 대상과 감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또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 ‘자유로움’은 어떤 제약이 없을 때 느끼거나 가질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실은 아무 제약도 없는 때야말로 가장 자유롭지 않은 때라고 한다. 동시에 이 말은 어떤 제약이나 한계가 있을 때야말로 가장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문장을 되새기며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 또한 자유로움이란 아무 제약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자유로움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P.136
그러니까, 그 사물이 단지 어떤 기억을 떠올려 주기 때문에 소중한 것은 아니다. 과거가 담긴 사물을 보고 만지는 동안 ‘시간’의 사라짐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사물은 소중한 것이다. 그 사물로 인해 주인공은 소거된 시간 속에서 사물이 간직한 시간과 감각과 감정과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이 순간은 사물에게 속한 고유한 시간을 마주하는 특별한 시간이다.
이 책에는 사진뿐만 아니라, 파트에 맞는 여러 미술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래서 여러 작품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발상의 전환으로 여행지의 여행이 아닌, 우리 집 나의 공간에 대한 여행을 하게 해 준 책이었다. 너무나 익숙해져버려서 당연했던 공간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우리의 가주지는 그렇게 특별할 것 없는 생활이 차곡차곡 쌓여서 관계를 만들어낸 소중한 삶의 풍경이라고 작가님은 말한다. 그리고 그 풍경으로 우리는 매일 떠나고 매일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