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무례와 오지랖을 뒤로하고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기
화사 외 42인 지음, 한국여성민우회 엮음 / 궁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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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 간 한국여성민우회의 소식지 《함께가는 여성》과 홈페이지에 실렸던 페미니스트들의 글을 선별하고 보완한 책이란 점에서 관심이 갔다. 쉽겠지, 더욱 실용적이면서도 일상적 이야기들로 가득하겠지 하는 기대와 함께. 물론 그 기대를 저버린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페미니즘을 이야기할 때 늘 궁금해지는 점이 있다. 스스로를 소수라고 생각하고 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정작 자신이 다수인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 


제모, 패션, 건강 등 몸과 관련된 이야기, 함께 혹은 홀로 사는 삶에 관한 이야기, 결혼과 육아에 대한 고민, 그리고 직장, 교회, 장례식 등에서 겪었던 다툼과 갈등 등 페미니스트라면 한 번쯤 직면했을 경험들이 생생하게 펼쳐지지만, 자신이 다수였을 때 자신들이 주체가 되는 차별을 경험해보기는 하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이는 것이 사실이다.


페미니즘을 받아들일 때 그 점이 언제나 궁금하다.

그래서 난 페미니즘의 기본 생각을 적극 동의하고 그에 박수를 보내지만, 간혹 그들의 오류와 오해와 무지를 생각하게 된다.


국내 저자와 해외 저자의 관점이 조금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그런 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싶다. 


그리고 페미니스트를 비난하는 용어가 공공연하게 쓰이는 것에 대한 자기반성과

고민은 늘 충분한지에 대해서도 물어보게 된다.


그러한 자기성찰이 충분히 이루어졌을 때 국내에 페미니즘이 올바른 뿌리를 품고서 뻗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고마우면서도 아쉬운 점은 바로 여기에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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