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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가 - 현대 물리학의 존재론적 질문들에 대한 도발적인 답변
자비네 호젠펠더 지음, 배지은 옮김 / 해나무 / 2024년 7월
평점 :

일반상대성이론, 양자역학, 우주 참으로 알듯모를듯 하는 분야로 나에게는 1만시간의 법칙이 필요한 분야이다. 그래도 제목에서 물리학이라는 타이틀이라서 이 분야에서는 문맹과 다름없는 나에게 좀더 쉬운 접근을 하게 해주었다. 간혹 두 눈의 초점이 흐려지는 순간들이 있었지만 5일간의 한줄한줄 되뇌이고 되뇌이는 시간을 통해 에필로그까지 잘 마무리한 듯 하다.

‘현대 물리학의 존재론적 질문들에 대한 도발적인 답변’이라는 부제처럼 각 챕터 끝에 작가의 ‘간단한 답변’이 통쾌함을 주는 부분이라 은근 기대하게 되었다는.
물리학의 초심자를 위해 책 후반부에 ‘용어 해설’까지 있어서, 관심은 많지만 문맹이나 다름없는 나를 위한 책이었다. 어려운 분야임에도 수학적 표현 1도 없는 이 책으로 물리학의 전분야를 통찰한 듯한 책이라 더욱 감사하다.

‘내가 만일 당신이 들고 있는 커피의 분자 하나를 차분자 하나로 교체하면, 당신이 음미하는 그 음료의 맛은 여전히 같을 것이다. 이 정도는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차이다. 그러나 내가 계속 분자를 바꾸면 결국 언젠가는 당신도 알아채게 된다. 눈에 뜨지 않는 작은 차이가 쌓이면 결국에는 눈에 띄는 큰 차이가 된다. 뉴런 교체 작업에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걸 어떻게 알겠는가?’ - ‘우리는 그저 원자가 든 자루일뿐인가’ 중에서.

인간의 수많은 분자들이 조금씩 교체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라는 부분으로 작가의 답변은 기본 물질의 교체가 되어도 특징적인 관계와 상호작용이 유지될 수 있다면, 여러 가지 기능과 함께 의식과 정체성도 유지 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몸의 기관들을 로봇으로 교체한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들 하지 않던가? 그에 대한 작가의 답변이다. 우리도 원래의 의식과 정체성이 유지되기를 바라지 않는가?

책 한권을 이리 오랜 시간동안 붙잡고 있어본 적이 언제였는지, 알듯하다가도 다시금 모르겠고, 모를듯 하다가도 이해하게 되는 문장들로 끝까지 손을 못놓게 하는 밀당의 흐름이었다.
그래도 아직은 양자역학, 파동함수, 블랙홀의 증발, 봄 역학…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이지만 내치지 않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물리학 문해력‘을 높일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