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에서 아이가 울부짖고 있었다.
과자를 사달라고 조르는 것 같았다. 먹고 싶어, 먹고 싶어, 하고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아이는 온몸으로 울었다. 장바구니를 든 채 멈춰 선 나는 그남자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 슈퍼에 아니, 이 세계에 울부짖으면서까지 손에 넣고 싶은것이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내게는 이 아이가 반짝반짝 빛이나 보였다. - P29

어떤 사람이든 언젠가는 서로 이해하게 되리라 생각하는 것은 환상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가 싫어지는 것은 내 속에서 소중히 여기는 그 무언가가거절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아하 그건 어쩔 수 없겠구나 하고 어깨의 힘도 빠진다. - P30

그런 것이다. 나도 그렇다. 어딘가의 누군가가 힘을 다해 만들어 놓은 것 위에서 당연한 듯이 살고 있다. - P54

오늘 밤, 내가 집에 갈 때까지 살아서 기다려주길 바랐다.
엄마와의 전화를 끊은 직후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신칸센에 흔들릴 무렵에는 그건 아니란 걸 깨달았다. 이것은 아버지의 죽음이다. 아버지의 인생이었다. 누구를 기다리고 기다리지않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 아버지 개인의 아주 고귀한 시간이다. 날 기다려주길 바라는 것은 주제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프다. 눈물이 끊임없이 쏟아졌다. - P73

소중한 사람을 이 세상에서 잃었다고 해도 ‘있었던‘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알고 있으니 괜찮다. 그것이 흰나비를 대신하는나의 이야기였다. 이야기의 힌트는 바깥에, 사람 수만큼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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